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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우리 고유의 것X기술…박찬욱 감독이 빚어낸 '일장춘몽' (영상)

기사입력 2022.02.18.14:32
  • 사진 : 애플 제공
    ▲ 사진 : 애플 제공

    약 20분 길이의 단편영화 '일장춘몽'은 세계적인 거장 박찬욱 감독이 동생 박찬경 감독과 함께 작업한 결과물이다. 영화는 아이폰 13으로만 촬영했다. 박찬욱 감독은 우리 고유의 문화를 혁신적 기술의 그릇에 담아 가장 아름다운 색으로 물들였다.

    18일 Apple과 박찬욱 감독이 함께한 새로운 콜라보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온라인 기자간담회가 진행돼 박찬욱 감독과 김우형 촬영 감독, 배우 유해진, 김옥빈, 박정민이 참석했다. 단편 영화 '일장춘몽'은 저승으로 가기 전 장의사(유해진)로부터 자신의 관을 되찾기 위해 만나게 된 검객(박정민)과 흰담비(김옥빈)의 이야기를 20분 분량으로 담아냈다.

    박찬욱 감독과 애플의 만남은 두 번째다. 그는 "2011년쯤 아이폰4를 가지고 '파란만장'이라는 단편 영화를 만든 적이 있다. 동생 박찬경 감독과 함께 '파킹찬스'라는 팀 이름으로 단편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가 된 작품이다. 그 기억이 너무 좋아서 단편영화 만들 기회가 있으면 꼭 작업을 해왔다. 이번에도 더 진보된 기술이 탑재된 기계로 새로운 단편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어서 참여했다"라고 참여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 이번 영화는 배우 유해진, 김옥빈, 박정민이 함께했다. 유해진은 장의사 역을 맡아 흰담비(김옥빈)에게 은혜를 입은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 누구보다 '말맛'을 살려 전한다. 그는 "감독님의 디렉션에 많이 의지했다"라며 "저도 마당극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 우리의 전통 말맛을 살리려고 했다. 감독님이 말맛에 애착이 있다. 흘려버릴 만한 장·단음에도 애착을 가지고 계신다. 말의 맛을 살리려고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김옥빈은 흰담비 역을 맡아 영화 '박쥐'를 함께한 박찬욱 감독과 재회하게 됐다. 김옥빈은 "'박쥐' 때는 촬영 현장에 매일 아침 나가는 게 즐겁고 설렜다. 오랜만에 다시 그런 느낌을 받겠다는 생각에 들떴었다. 감독님과 20대 한번 하고 30대에 했으니 40대에 한 번 더 하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박정민은 검객 역을 맡아 첫 사극에 도전했다. 그는 "처음에 역할을 받았을 때, 대본에 '굉장히 멋지고 잘생긴 검객이 나타난다'는 지문이 있었다. 리딩하는 날, 조감독님이 그 지문을 읽으시는데 순간 정적이 있었다. 의상팀, 분장팀에서 여러 테스트를 해주셨다. 저에게 잘 어울릴 수 있는 비주얼을 만들어주신 것 같다"라며 에피소드를 전했다.

  • ▲ iPhone 13 Pro로 찍다 | 박찬욱 감독 작품 - 일장춘몽 | Apple

    김옥빈과 박정민은 판타지, 로맨스, 액션 등의 호흡을 펼쳤다. 김옥빈은 "박정민의 팬"이라며 호흡에 만족감을 전했다. 그는 "박정민이 낯을 많이 가린다. 말을 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지금은 너무 편한 친구처럼 대하고 있다. 박정민과 호흡이 100점 만점에 99점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만족스럽다"라고 전했다. 이어 박정민은 "액션 스쿨에서 처음 만났는데, 저는 옆에서 너무 못하는데 옆에서 너무 잘하니까 자격지심 같은 것도 들었다. 어떻게 다가가야 하지라고 고민하던 차에 김옥빈이 선뜻 손을 내밀어줘서 고마웠다. 이후로는 연습도 편하고 재미있게 한 것 같다"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장영규 음악감독, 류성희 미술감독을 비롯해 '스트릿 우먼 파이터'를 통해 대중의 사랑을 받은 댄서 모니카가 안무가로 참여했다. 박찬욱 감독은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팬임을 밝히며 "그중에서도 모니카의 팬"이라고 했다. 앞서 '헤이마마'의 안무를 춰서 화제를 모으기도 한 박정민은 "제가 춤도 못추고 그래서 걱정이 많았다"라며 "뒤로 갈수록 감독님께서 '빙의가 됐는데?'라고 하실 정도로 신이 났다. 모니카와 단원들에게 기운이나 표정 같은 것들도 큰 도움을 받아서 했다"라며 모니카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일장춘몽'은 20분 분량의 단편영화지만, 그 속에는 호러, 판타지, 액션, 그리고 마당극까지 다양한 장르가 혼합돼 있다. 박찬욱 감독은 "새로운 시도를 장편에서 하기는 좀처럼 쉽지 않다. 부담도 클 거다. 단편을 하는 이유도 장편 상업 영화를 할 때 시도할 수 없는 걸 마음껏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작은 전화기로 찍는다고 할 때 먼저 떠오른 것은 '자유롭다'였다. 자연스럽게 장르 영화가 아닌, 마음대로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할 수 있는 이미지가 떠올랐다. 소리를 풀다 보니 마당극 같은 이야기가 완성됐다. 소리꾼이 나와서 판소리도 하고, 마음껏 노는 잔치판 같은 영화를 구상하게 됐다"라고 구상하게 된 계기의 중심에 아이폰 13이 있었음을 전했다.

    한편,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단편 영화 '일장춘몽'은 오늘(18일) 공개돼 유튜브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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