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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효리와 MBC에서 독립한 김태호 PD가 만난 예능 프로그램 '서울체크인'이 저력을 입증했다. 티빙 유료가입 기여자수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서울체크인'은 지난달 29일 티빙을 통해 공개됐다. '서울에서 스케줄을 마친 이효리는 어디에서 자고, 누구를 만나고, 어디를 갈까'라는 호기심에서 출발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은 그 호기심 그대로 따른다. 첫 화에서 '2021 MAMA'의 호스트를 맡아 서울을 찾은 이효리는 선배 가수 엄정화의 집에서 이틀 밤을 잤다. 그 과정에서 이효리가 즐기는 음식을 비롯해 여가수의 속내까지 시청자들이 만나볼 수 있었다.
솔직한 속내가 전해졌다. 옷 한 벌로 서울에 온 이효리는 엄정화의 집에서 화장품, 집에서 입는 옷 등을 빌렸다. 두 사람은 편한 옷을 입고 자연스레 술잔을 기울였고,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여가수에게 시간의 무게는 절대 가볍지 않았다. 이효리는 엄정화에게 "언니는 위에 이런 선배 없이 어떻게 버텼냐"고 물었고, 엄정화는 "몰라. 술 마셨어"라며 웃었다. 하지만 그 웃음 속에서 이효리는 눈물이 흘렀다. 이효리는 "언니 짠하다. 이런 얘기 할 사람이 없었을 것 아니냐"라며 엄정화의 품에 안겼다. 삶 속에 화려함으로 가득 차 있을 것 같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두 명의 디바에게도 그런 시간이 있었다. -
MAMA를 마친 이효리는 다시 엄정화의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다음 날, 엄정화와 함께 옷을 한 벌 사서 갈아입고, 가수 김완선, 보아, 화사와 식사 자리를 가졌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디바들은 의외로 화사의 어머니가 해준 '김부각'에 환한 미소를 지었고, 소탈한 모습을 보였고, 선배에게 어려워하는 후배의 모습도 있었다. 이효리가 즐기는 쇼핑이 화제가 된 것이 아니었다. 그가 보내는 시간, 그 자체에 의미가 담겼다.
이효리의 시간이 '무한도전', '놀면 뭐하니?' 등을 연출한 김태호 PD의 손으로 담겼다. 김태호 PD는 "제주 생활로 낯설어진 도시인 서울을 여행자의 시선으로 신선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흥미롭다. 그 안에서 마음 통하는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위로받고 이를 극복하는 모습은 보는 이에게 힐링을 주기에 충분하다"라고 ‘서울체크인’의 의미를 전한 바 있다.
또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과 만나는 방식을 택한 것에 대해 김태호 PD는 "이효리 씨는 어떤 형태의 예능보다 리얼리티에 가장 큰 장점을 갖고 있고 그게 사람들이 원하는 이효리 콘텐츠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
김태호 PD의 자신감은 적중했다. '서울체크인'은 공개 당일부터 티빙 전체 콘텐츠 중 유료가입 기여자수 1위를 기록, 공개 직후 부동의 정상을 지키며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공개 전부터 ‘서울체크인’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며 공개 당일 대비 2, 3일 차에는 유료가입 기여자수 합산이 3배 이상 증가했고, 시청 UV 역시 티빙 최고 화제작인 ‘환승연애’, ‘술꾼도시여자들’보다 2배 빠른 속도의 성장세를 보이며 인기를 실감했다. 뿐만 아니라 유튜브에 공개된 예고, 하이라이트 등 관련 클립 영상은 현재 400만 뷰를 앞두고 ‘서울체크인’ 화제성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서울체크인'은 파일럿 형태의 단일 콘텐츠가 아닌 2022년 봄 정규 오리지널을 확정 지었다. 이는 2022년 봄 티빙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 조명현 기자 midol1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