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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코로나 막는 ‘공생 미생물’ 발견…코점막에 많을수록 감염 저항성 높아

기사입력 2022.01.20 11:07
  • 콧속 ‘표피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epidermidis)’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김현직 교수팀(지정연 임상강사)은 코 공생 미생물인 표피포도상구균이 코 상피세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입 인자 발현 감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다룬 연구 결과를 20일 공개했다.

    사람 세포의 수용체와 단백질분해효소를 진입 인자로 이용해 호흡기 세포 내로 침투하는 코로나바이러스는 주로 코점막을 통해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 억제 및 전파 제어를 위해 코점막에 항상 존재하는 약 3,000마리 이상의 비간 공생 미생물의 기능에 주목했다. 공생 미생물은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지 않고 상생하는 미생물로, 그 중 ‘표피포도상구균’은 정상인의 코점막에 가장 많이 분포한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표피포도상구균이 평상시엔 활동하지 않다가 외부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방어 기전에 가장 필수적인 선천성 면역 물질인 ‘인터페론’을 만들어내 바이러스 감염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 점에 착안해 건강한 성인의 코점막에서 분리한 표피포도상구균을 배양한 정상인의 코 상피세포에 처치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도 억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 코 공생미생물 표피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epidermidis)의 SARS-CoV-2 진입 인자 억제 과정 모식도 /이미지 제공=서울대병원
    ▲ 코 공생미생물 표피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epidermidis)의 SARS-CoV-2 진입 인자 억제 과정 모식도 /이미지 제공=서울대병원

    그 결과 정상인에서 분리 배양한 표피포도상구균을 감염시킨 코 상피세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입 인자인 ACE2와 TMPRSS2의 발현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건강한 성인의 코점막에 표피포도상구균이 많이 존재할수록 이들 진입 인자의 발현이 감소하는 상관관계를 밝혀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표피포도상구균이 코점막에 많은 사람은 상대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입 인자 발현이 낮아 감염에 저항성을 가질 수 있고, 반면에 표피포도상구균이 코점막에 적은 사람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더 심각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공생 미생물인 표피포도상구균을 이용하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제어할 좋은 타깃 물질 연구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셀(Cell) 출판사가 펴내는 융합과학 국제학술지 ‘아이사이언스(iScience)’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 제어 후보 물질 발굴을 위해 비강 공생 미생물의 대사체를 분석하는 연구와 호흡기 점막의 선천성 면역기전 증가를 유도하는 새로운 개념의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현직 교수는 “코 공생 미생물에 의한 바이러스 수용체 조절을 이용하면 향후 콧속 내로의 공생 미생물 이식을 통한 새로운 방식의 흡입형 코로나바이러스 점막 백신의 개발 혹은 감염 확산 억제를 위한 범용 호흡기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도 가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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