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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 검사만으로 ‘루프스 신염’ 여부를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가 개발됐다.
서울아산병원 류마티스내과 김용길 교수와 융합연구지원센터 김경곤 교수는 간편한 소변 검사만으로도 전신홍반 루푸스 환자의 루푸스 신염 발병 가능성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바이오 마커를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루푸스 신염(신장염)은 만성 자가면역질환인 전신홍반 루푸스 환자에게 발생하는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전신홍반 루프스 환자 3명 중 1명에게 나타날 정도로 발병률이 높다. 면역 복합체 침착 부위 및 병리 소견에 따라 중증인 증식성 루푸스 신염과 비증식성 루푸스 신염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중증도에 따라 치료 전략을 다르게 수립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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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건강한 대조군과 신염이 없는 전신홍반 루푸스 환자군, 루푸스 신염 환자군을 대상으로 소변에 존재하는 단백질의 종류와 양을 분석한 결과, 루푸스 신염 환자군에서는 소변 내 ORM1(Alpha-1 Acid Glycoprotein)이라는 급성 염증 단백질이 최대 6.47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변 내 HBD(Haemoglobin suBunit Delta) 단백질의 양이 루푸스 신염의 활성도(Activity Index)와 비례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HBD 단백질량이 증가할수록 루푸스 신염의 활성도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ORM1과 HBD 단백질에 SERPINC1과 CP 단백질을 추가해 로지스틱 회귀 분석을 시행한 결과에서도 4개 단백질 조합이 루푸스 신염 만성도(Chronocity index)와의 상관지수가 0.727(p=0.001)로 높게 나타나 임상적으로 매우 유용한 지표임을 확인했다.
고분해능 질량 분석기와 정량적 재현성이 우수한 최신 단백질체 분석 기법(SWATH LC-MS)을 활용한 이번 연구는 소변 검사만으로 증식성과 비증식성 루푸스 신염을 빠르고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게 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 루푸스 신염을 진단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작은 바늘로 신장 조직 일부를 떼어 검사하는 침습적인 방법을 사용해왔는데, 이를 비침습적인 소변 검사로 대신하면 신장 조직을 떼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조직 손상 및 출혈 등의 합병증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임상 및 중개의학(Clinical and Translational Medicine, 피인용지수 11.492)’에 최근 게재됐다.
김경곤 서울아산병원 융합연구지원센터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초과학자와 임상 연구자가 한 팀을 이루어 바이오 마커를 도출한 중개 연구의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대규모 검증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상용화의 가능성을 확인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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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