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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데이팅 리얼리티 프로그램 '솔로 지옥'은 공개된 이후, 월드차트 10위에 오르며 저력을 입증했다. 한국 예능 프로그램 최초의 기록이다. 무엇이 '솔로 지옥'을 열광하게 했을까.
11일 넷플릭스 예능 '솔로 지옥'을 연출한 김재원, 김나현 PD는 글로벌적인 인기에 대해 "몰래카메라가 아니냐고 이야기할 정도로 신기하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솔로 지옥'은 지옥도에서 커플 매칭에 성공하면 천국도로 간다는 심플하고도 강력한 컨셉의 프로그램이다. 12명의 출연자 김현중, 신지연, 문세훈, 강소연, 김준식, 안예원, 최시훈, 송지아, 오진택, 그리고 5~6화에서 뉴페이스로 등장한 차현승, 김수민, 성민지가 이를 완성해냈다. 김재원, 김나현 PD는 '솔로 지옥'의 매력이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당당한 출연자들의 결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
Q. '솔로 지옥'이 한국 예능 프로그램 중 최초로 월드 차트에 진입했는데, 소감이 어떤가.
A. 전혀 기대 안 하고 있었는데, 글로벌 쪽에서 반응이 있는 것 같아서 굉장히 기쁘다. 어떤 면에서는 굉장히 비현실적인 느낌도 든다. 예능 중에서 외국에서 반응 있었던 바가 없어서 믿어지지 않고, 꿈같기도 하고, 몰카를 의심했다. 기쁜 마음이다.(김재원 PD)
Q. '솔로지옥'의 출연진들은 이미 이름이 알려져 있거나 스펙이 화려한 출연진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이들을 섭외한 과정이 궁금하다.
A. 기존 데이팅 프로그램이 많았는데, 다른 결을 찾고 싶었다. 특정 키워드를 말씀드리면, #운동하는OO 이라는 해시태그로 검색했다. 출연자들을 찾아서 인스타그램 DM을 통해 섭외하기도 했고, 모집공고를 본 지원자도 있었고, 지인 소개도 있었다. 벽에 가로막혀서 길거리에서 전단을 돌리기도 했다.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서 결이 맞는 출연자를 찾으려 했다.(김재원 PD) -
Q. ‘솔로 지옥’이 시청자를 사로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특히 해외 시청자들이 즐긴 포인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출연진 모집과 관련해 운동하는 친구들을 모집했다고 말씀드렸지 않나. 모아놓고 보니 이분들이 감정에 솔직하고, 자기관리에 철저한 분들이셔서 자존감도 높다. 어떤 면에서는 다른 나라 분들이 봤을 때도 출연자들의 다양한 결이 매력적으로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김재원 PD)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면 자막을 안 넣었다. 한국 예능에 자막이 많은데, 오디오가 잘 안 들리는 경우나, 룰을 설명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면 '솔로 지옥'에는 자막을 넣지 말자고 의견을 모았다. 그래서 출연자들의 감정을 시청자들의 그대로 판단할 수 있게 되길 바랐다. 자막이 없기 때문에 편집에 더 공을 들였다. 그리고 자막이 없어서 해외 시청자들도 진입장벽 없이 편하게 보실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김나현 PD)
그리고 한국 예능 프로그램의 러닝타임은 90분 이상인데, '솔로 지옥'의 러닝타임은 길어도 70분 이하로 두었다. 편집할 때, 캐릭터 구축 등의 과정이 없이 러브라인과 관련되지 않은 것은 과감하게 쳐내려고 했다.(김재현 PD)
Q. '솔로 지옥'에서 최종 4커플이 탄생했다. 현재 4커플이 교제 중인지 전해 들은 바가 있나.
A. 무인도에서 연애만 하니, 매칭률이 높아지지 않았을까 싶다. 실제 교제 여부에 대해 저희가 대답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녹화 기준으로 6개월이 지난 시점이다. 그분들의 사생활을 저희가 언급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분들이 각자 원하는 방식으로 언급을 하실 수도 있고, 혹은 안 하실 수도 있다. 출연자 각자의 선택에 맡기는 거로 말씀드렸다. -
Q. '솔로 지옥'이 공개된 후 출연자 송지아에게 관심이 쏠렸다. 섭외하게 된 배경부터, 편집하면서 느끼셨던 매력에 관해 설명해달라.
A. 송지아는 출연진 섭외 과정에서 지인의 추천을 통해 만나게 됐다. 첫 미팅 때도 핫한 느낌을 받았다. '핫하다'는 것이 정의하기 어려운 단어 아닌가. 그런데 송지아를 봤을 때, '핫함'이라는 단어를 인간으로 만들면 저런 친구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김재원 PD)
송지아가 남성을 대하는 모습을 현장에서나 편집하면서 볼 때, '20대 연애에 국가대표가 있다면, 송지아가 아닐까' 생각했다. 표정, 눈맞춤, 그리고 말들이 누구도 따라 할 수 없을 만큼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했다.(김나현 PD)
하지만 편집에서 더 돋보이게 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말씀드렸듯이 편집을 하면서 러브라인에 집중했다. 그런데 송지아에게 러브라인이 쏠려, 자연스럽게 서사가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김재원 PD)
Q. '솔로 지옥'의 극적 전개에 '대본이 있는 게 아니냐'는 반응까지 이어졌다. 현장에서 제작진은 어느 정도 개입했는지 궁금하다.
A. 저희도 그런 피드백을 많이 들었다. 당연히 대본은 있을 수 없다. 현장에서 가이드를 주거나 개입을 한 부분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현장에서 출연자들에게 부탁한 것은 하나였다. 솔직하게 자기감정을 표현해달라, 그리고 그런 것들을 언어로 표현해달라. 현장에서 제작진은 세팅이나 상대방을 선택하는 룰 적인 면에서만 최선을 다한 것 같다. 출연자들이 감정에 솔직한 분들이셔서 제작진이 개입할 힘도 없었고, 시킨다고 따르지도 않으셨을 거라고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다.(김나현 PD) -
Q. 출연자에 대한 비방이나 근거 없는 루머가 퍼지기도 했다. 사전·사후에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하고자 노력한 바 있나.
A. 넷플릭스는 해외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다수 경험해본 바가 있어서 그런지, 시스템화된 검증 과정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시간이 필요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있었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까다로운 검증 과정이 있었다. 일례로 말씀드리면, 출연자가 녹화 시작 전 정신과 전문의와 상담을 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스트레스 상황을 견딜 수 있는지 체크했다. 그것에 통과된 분들만 모셨다. 그런 과정이 덕분에 루머에 관해 우려를 덜었다. 루머도 사실이 아니었다. 한 사람의 일생 중 9일, 그것도 러브라인만 편집된 시간으로 한 사람을 판단하고 비판하는 건 아니지 않나 싶었다. 물론 건강한 비판은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악의적이고 지속적인 비방을 하는 분들은 대처해야겠다고 생각했다.(김재원 PD)
Q. '솔로 지옥'의 시즌 2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다.
A. 시즌 2는 저희도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아직 확답을 드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김나현 PD)
이 자리를 빌어서 넷플릭스에게 시즌 2를 하고 싶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김재원 PD)
- 조명현 기자 midol1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