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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영향으로 혼밥과 혼술을 즐기는 트렌드가 확산되며 2017년만 해도 20억 원에 불과했던 밀키트 시장 규모가 3년 만에 100배가량 커지는 등 쌀을 대체할 가공식품에 대한 수요 증가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1인 가구의 비율이 계속 증가하면서 2045년에는 전체 가구 중 36%가 1인 가구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식품외식업계에서는 밀키트나 간편식에 대한 수요가 변함없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산과 장소가 마땅치 않은 1인 가구에게는 ‘밥’을 해 먹는 데 많은 제약이 있다. 아무리 간단한 밥과 반찬을 준비한다고 하더라도 직접 요리를 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준비가 필요한 게 사실이다. 면류 시장은 이러한 1인 가구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했다. 1인분 냉장 컵면이 출시되는가 하면 세계 여러나라의 면 요리 제품을 출시하며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유통 전문가들은 1인 가구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발 빠르게 대처한 면식(麵食)이 쌀의 자리를 대체하는 것은 예견된 수순이라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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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조사기관 스타티스타의 국가별 면 소비량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국민 1인당 면 소비량이 76.5그릇으로 세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한국인들의 면 사랑은 가히 세계적이다. 이 유별난 면 사랑에 면 요리는 식탁에서도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식재료인 면 자체의 맛과 간편함까지 동시에 챙기려는 소비자들 또한 늘고 있다. 특히 간단 조리를 통해 셰프 수준의 면 요리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초간편식이 소개되면서 최근 면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면 시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면 간편식 또한 프리미엄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질 좋은 원재료를 사용해 기존 제품보다 가격은 다소 높아도 품질과 신선함, 건강함을 앞세운 제품들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공략한 것이다. 특히 간단 조리를 통해 셰프 수준의 면 요리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초간편식이 소개되면서 최근 면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신세계조선호텔의 면 밀키트 ‘조선호텔 유니짜장’과 ‘조선호텔 삼선짬뽕’은 출시 100여 일만에 판매량 10만 개를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27년 경력의 호텔 셰프가 직접 개발에 나서 신세계조선호텔이 운영하는 중식당 ‘호경전’의 대표메뉴를 재현한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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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사랑은 ‘새우 튀김우동’, ‘차슈 돈코츠 라멘’, ‘베트남 양지 쌀국수’ 등 세계의 면요리를 가정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게 만든 HMR 냉동면 초간편식 제품이다. 1인분 형태의 냉동팩면으로 라면을 넘어서는 프리미엄 간편식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반 라면 가격의 두배인 하림의 더 미식 장인라면은 20시간 이상 끓여 만든 국물로 감칠맛과 식감을 극대화하며 초당 1개씩 팔릴 정도 로 출시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신제품 효과’일 수 있지만 ‘비싸도 맛있으면 사먹는다’는 소비자가 많음을 방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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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의 밀키트 브랜드 피코크 또한 2013년부터 유명 맛집과의 협업을 통해 밀키트 ‘고수의 맛집’ 시리즈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으며, 미슐랭 선정 맛집 메뉴를 그대로 재현한 밀키트 제품도 판매 중이다. 1961년 개업해 3대째 이어오고 있는 서울 3대 메밀면 전문점 ‘유림면 냄비우동’을 비롯해 이준 셰프의 생면 파스타 레스토랑의 이름을 딴 ‘도우룸 까르보나라 파스타’ 등을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동시에 판매 중이다.
서울대학교 푸드비즈니스랩 문정훈 교수는 “코로나19의 여파로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밥을 먹게 되면서 ‘집밥 2.0시대’가 열렸고, 그로 인해 기존의 HMR보다 신선하고 간편하면서도 제대로 된 한 끼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었기 때문에 HMR 시장에서도 차별화된 특장점을 보유한 제품과 브랜드가 우위를 선점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김경희 기자 lululal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