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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은지 "연기 갈증 있을 때 만난 '술도녀'…나만의 도전이었죠"

기사입력 2021.12.14.18:00
  • 정은지 인터뷰 / 사진: IST엔터테인먼트 제공
    ▲ 정은지 인터뷰 / 사진: IST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은지는 실망을 시키지 않는 배우다. '술꾼도시여자들'로 3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그는 기대보다 더 호평을 끌어내며 시청자를 만족시켰다. 작품을 마친 정은지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IST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정은지는 연기에 대한 그간의 갈증을 이야기하며 '술꾼도시여자들'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 "드라마가 너무 오랜만이기도 하고, 그동안 연기를 정말 하고 싶었어요. 갈증이 나 있던 찰나에 대본이 들어왔는데 너무 색달랐어요. '내가 이 대사를 하면 어떻게 나올까'하는 게 되게 궁금해지더라고요. 나만의 도전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아무래도 제가 웃으면서 노래하는 모습을 기억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은지야 너는 웃어야 예뻐'라고 해주시는 분들이 많으시데, 제가 평소 같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리면 어떻게 비춰질까 되게 궁금했죠"
  • 정은지가 연기한 '강지구'는 친구들이 유일한 소통창구인 종이접기 유튜버다. 강지구는 교직 생활을 하다 제자의 죽음을 겪고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게 된 인물이다. 극 초반엔 지나치게 시니컬하고 때로는 공격적이기까지 한 지구를 설득시키는 일이 중요했다. 세 친구 중에 가장 어두운 면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정은지도 지구를 처음 만났을 때는 그런 고민에 빠졌다. 용기가 나지 않았지만, 해보고 싶은 마음은 커졌다.

    "처음에는 '내가 잘 할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감독님과 미팅을 하고 얘기해 봤을 때 제 생각보다 더 아픔이 많은 캐릭터였거든요. 다듬어지기 전 대본을 봤을 때 뒷부분을 보지 못한 상황이라 지구가 어떤 식으로 시청자분들께 이해될지 확신이 없었어요. 대본을 읽을수록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커졌고, '일단 해볼까. 해보고 싶다'하는 생각이 들어서 결정했어요. 다른 배우 분들이 워낙 잘하시고 하니까 나도 그냥 재밌게 해보자 생각하니 편하더라고요"
  • 이번 캐릭터로 또다시 '인생캐'를 경신했다는 평을 받고 있는 그다. 특히, 그의 배우 데뷔작 '응답하라 1997'의 신원호 감독의 칭찬이 가장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밤늦게 전화를 하셨더라고요. '은지야 너무 재밌어'하시면서요.(웃음) 약간 약주를 하신 것 같았어요. 제가 '거짓말하시는 거 아니죠' 했는데 '너무 재밌어서 편집실에서 편집하다가 봤는데 배 잡고 웃였다. 아껴보고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 말을 들었을 때 기분이 좀 이상했어요. 많은 분들이 인정해 주시는 것도 좋지만, 저를 아는 분께 이렇게 인정받는 기분에 벅차올랐죠"
  • 주변의 응원이 있었지만, 여태껏 보여준 캐릭터 중 가장 깊은 서사와 감정을 가진 인물을 연기해야 했기에 부담도 있었다. 정은지는 스스로를 다잡으며 온 힘을 다해 '지구'에 임했다.

    "찍으면서 힘들기도 했어요. 주로 한 장소에서 찍는 신이 많아서 하루에 몰아서 신을 찍고 집에 돌아오면 이유 없이 눈물이 많이 나더라고요. 감정 기복을 이렇게 깊게 느껴본 게 처음이라서 그런 부분이 낯설기도 했어요. 그러면서도 '내가 집중해서 잘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번 작품 하면서 재밌는 경험을 많이 한 것 같아요. 제가 또라이 같은 모멘트를 좋아한다는 것도 알았고요"
  • 또래 친구들과의 연기도 즐거웠다고 했다. 정은지, 이선빈, 한선화의 '찐친케미'는 그 자체로 관전 포인트였다.

    "비슷한 또래라서 현장에서도 노력할 것 없이 많이 자연스러웠던 것 같아요. 이미지 컷 찍을 때도 감독님이 '너희들끼리 놀아!'라고 하셨는데, 정말로 '뭐 하고 놀지' 고민하는 순간이 있었어요. 1초 전주 듣고 노래 이름 맞추기 같은 거를 하면서 재밌게 촬영했죠. 또래 친구들이랑 연기하는 분위기 자체가 좋은 시너지를 만들어낸 것 같았어요"
  • 세 친구 중에 유독 로맨스가 없는 캐릭터였다. 아쉽지는 않았는지 묻자, 정은지는 "오히려 편했다"면서도 시즌2에서는 지구의 사랑스러운 로맨스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저는 편하던데요.(웃음) 오히려 마지막에 가서 좋았어요. 상대를 상상만 하다가, 그날 하루 촬영하면서 윤시윤 배우를 뵀었는데, 저도 상상만 하고 연기하다가 실제로 뵈니 기분이 흐뭇하더라고요. 또 윤시윤 선배가 그 역할에 잘 어울리시기도 했고요"

    "시즌2에서는 지질한 사랑을 해보고 싶어요. 지구가 누구한테 안달복달하는 모습으로요.(웃음) 되게 이상할 것 같은데, 되려 그런 것도 지구라면 어떨까 궁금하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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