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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설경구, 이선균이 한 작품에서 만났다.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두 배우는 영화 '킹메이커'에서 호흡하고, 질문한다. '킹메이커'는 영화 '불한당'으로 스타일리쉬한 영상미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변성현 감독의 신작이라 기대감을 더한다.
22일 영화 '킹메이커'의 온라인 제작보고회가 진행돼 변성현 감독을 비롯해 배우 설경구, 이선균이 참석했다. '킹메이커'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네 번 낙선한 정치인 ‘김운범’(설경구)과 존재도 이름도 숨겨진 선거 전략가 ‘서창대’(이선균)가 치열한 선거판에 뛰어들며 시작되는 드라마를 그린 작품.
두 사람의 만남부터 운명적이었다. 먼저 설경구는 "'불한당'(2016) 촬영 당시, '킹메이커'까지 1+1로 두 작품을 제안받았다"라고 했다.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한 정치인 김운범 캐릭터에 부담감도 컸던 그는 "이런 이야기를 변성현 감독의 스타일리쉬한 연출로 풀어내면 또 다른 멋과 새로운 장르가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을 가졌다. 부담감도 있었지만 그래서 궁금하기도 했다"라고 '불한당'에 이어 재회하게 된 변성현 감독에 대한 믿음을 전했다. -
이선균은 '기생충' 이후, '킹메이커'로 스크린에 복귀하게 됐다. 그는 '불한당'의 팬이었음을 자처하며 운명적인 만남을 전했다. 이선균은 "제안받았을 때 드라마 '나의 아저씨' 촬영 중이었다. '나의 아저씨'에서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 본 영화가 운명적으로 '박하사탕'이었다. '나 이때로 돌아갈래'라는 운명적 기운을 받아 함께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불한당'에서 배우 설경구, 임시완의 브로맨스 호흡이 화제를 모았던 만큼, '킹메이커'에서도 설경구, 이선균의 브로맨스 호흡이 예고됐다. 두 사람은 정치인과 그 정치인의 당선을 위해 일하는 전략가라는 관계성부터 뗄 수 없는 관계다. 설경구는 이선균과의 호흡에 대해 "딱 그 자리에 흔들림 없이 서 있어주는 배우"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선균은 설경구와의 호흡에 "묘한 감정"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그는 "저야말로 몸 둘 바를 몰랐던 것 같다. 설경구와 촬영 전에 술자리하고, 미팅한다고 만날 때부터 약간 묘했다. 어릴 때부터 너무 좋아하고, 존경하는 선배님과 호흡한다는 게 좀 벅찼다. 그런데 티도 잘 못 내고, 표현도 잘 못 하겠더라. 눈도 잘 못 마주치고 그랬다. 함께하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라고 존경의 마음을 덧붙였다. -
설경구, 이선균의 조합 외에도 배우 유재명, 조우진, 박인환, 배종옥, 김종수, 윤경호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이 합류했다. 특히, 설경구는 유재명의 팬임을 자처하며 "유재명이 한다고 해서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았다. 존재만으로도 좋았다. 촬영하면서도 이래서 '유재명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애정을 전했다.
설경구와 변성현 감독뿐만이 아니라, 영화 '불한당'을 함께 만든 스태프들도 다시 재회했다. 설경구는 "'불한당' 촬영 초반이라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편했다. 캐릭터를 다 알고 있어서, 믿고 알아서 담아줄 거라는 생각이 있었다. 캐릭터에 대한 부담감을 스태프들 덕분에 내려놓은 것 같다"라고 밝혔다.
변성현 감독은 '킹메이커'에서도 스타일리쉬한 자신만의 색을 예고했다. 그는 "빛과 그림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미술감독님이 전체적인 룩을 잡았다. 저는 개념을 던졌다. 메인 텍스트가 수단과 목적의 상관관계라면, 서브 텍스트가 어둠과 밝음이었다. 그걸 화면 안에서 많이 녹여보자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
'킹메이커'에서 변성현 감독은 완벽한 연기, 연출, 스타일 등을 통해 관객에게 화두를 던진다. 그는 "'옳은 목적을 위해 옳지 않은 수단은 과연 정당한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 1960~70년대 선거판을 배경으로 질문을 던지는데, 이는 현재에도 유효한 질문이라고 생각했다. 신념이 다른 두 남자가 같은 목적을 위해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려보고 싶었다"라고 연출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과연 운명적으로 만나, 모두가 뜨겁게 임한 작품의 모습은 어떨까. 영화 '킹메이커'는 오는 12월 개봉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 조명현 기자 midol1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