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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선균, 아내 전혜진 "'닥터브레인' 두 번 봤다고…가족은 나의 힘"

기사입력 2021.11.14.00:01
  • 사진 : 애플TV+ 제공
    ▲ 사진 : 애플TV+ 제공

    "저는 감정표현을 잘하는 편이라, 즉각적으로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고, 티가 많이 성격이거든요. 저와 다른 인물을 캐릭터화하는 것도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애플TV+ 첫 오리지널 시리즈 '닥터 브레인'에서 세원 역을 맡은 이선균이 말했다. 그가 맡은 세원은 뇌의 이상 구조를 가진 인물이다. 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영역이 비대하게 커서 감정이나 두려움을 느끼는 뇌의 영역이 위축되어 있다. 쉽게 말하면 감정이 없는 천재 과학자다. 사람을 안아줄 줄 아는 따스함이 있었고('나의 아저씨'), 쉐프의 뜨거움('파스타')을 보여줬던 이선균은 과연 감정이 없는 캐릭터를 어떻게 그려냈을까.

    이선균은 10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닥터 브레인' 속 고세원에 대해 "리액션의 감정이 없다 보니, 그게 좀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라고 밝혔다. 그는 "큰 호흡의 감정이 오는데, 캐릭터가 감정의 호흡이 없는 성격이니 그 간극을 어떻게 해야 할까, 너무 튀지 않을까 걱정하며 표현한 것 같습니다"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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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 애플TV+ 제공

    세원은 '닥터 브레인'의 메가폰을 잡은 김지운 감독과의 대화를 통해 만들어졌다. 그는 "'감정 없는 부분을 어디까지 표현해야 할까, 말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호흡해야 할까'에 대해 이야기를 했고요. 감정이 없는 것에 너무 포커스를 두면, 서사를 끌고 가는 입장에서 몰입감이 떨어질 수 있어 '어느 정도 학습된 감정이 있다'는 설정을 잡고 갔고요. 장르에 맞게 고세원을 약간 진지하고, 어두운 톤으로 생각하고 임한 것 같아요"라고 밝혔다.

    세원은 다른 동물 혹은 인간의 뇌와 동기화하며 정보를 얻기도 하고, 성격이나 몸의 움직임까지 변화해간다. 이선균은 "대본을 보고 동기화한 후 다른 인물, 동물을 표현할 때 어디까지 디테일하게 표현해야 할지 논의한 것 같아요"라며 "제가 동기화되어서 히어로로 변화하는 건 아니니까요. 기억, 사건을 풀어가기 위해 동기화된 몸이나 효과가 나오는 거라서요. 제 부담을 덜어주시려고 말씀하셨을지 모르지만, 여러 효과나 액션 팀의 동작 등으로 충분히 표현될 수 있다고 감독님께서 말씀해주셨어요"라고 전했다.

    배우 이유영, 서지혜, 이재원 등과 함께 호흡을 맞춘다. 세 배우가 대략 이선균과 10살 정도의 나이 차이가 있다. 이선균은 "저는 큰 차이를 못 느끼고 잘 지낸 것 같고요"라며 "이재원과는 진짜 친한 선후배가 된 것 같아요. 영화 '끝까지 간다' 때 잠깐 호흡을 맞춘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고세원이라는 감정이 없는 인물의 빈 자리를 (이)재원이가 잘 만들어준 것 같아요. 너무 좋은 후배들이에요"라고 현장을 회상한다.

  • '닥터브레인' 스틸컷 / 사진 : 애플TV+ 제공
    ▲ '닥터브레인' 스틸컷 / 사진 : 애플TV+ 제공

    이선균은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대중과 좋은 작품으로 소통해왔다. 그런 그에게 '닥터 브레인'은 첫 OTT 시리즈라는 도전이었다. "영화와 드라마의 장점을 혼합한 게 OTT 드라마 같아요"라며 소감을 전한다. 이어 "연속적인 시리즈물로 간다는 건 드라마의 좋은 장점이고, 영화적인 완성도나 시간을 가지고 후반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건 영화의 장점이고요. 감독님께서는 시간이 넉넉하진 않으셨겠지만, 배우들 입장에서는 영화와 드라마의 장점이 잘 혼합된 작업인 것 같아요."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에서 4개 부문 상을 휩쓸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후에 이선균은 '닥터 브레인'을 통해 전 세계 관객과 만나게 됐다. 그는 "해외 분들이 드라마를 바로 본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요. 우연히 '기생충' 이후 OTT 작품이 해외 관객에게 공개됐는데, 기쁘게 생각하고요. 부담보다는 기쁨이 큰 것 같아요. 궁금하고요"라고 소감을 전한다.

    사실 이선균은 데뷔 후 약 22년간의 시간 동안 연극,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쉼 없이 관객과 만났다. "아직 제가 연기한다는 자체가 신기하기도 하고, 감사하게 생각하고요"라고 겸손한 소감을 전한 그는 두려움을 말하기도 했다.

    "대중에게 식상하거나, 뻔하지 않을까, 이런 두려움도 가지고 있고요. 그런 부담이나 부족함을 느끼며 살고 있기 때문에 더욱 연기가 재미있는 것 같아요. 목표 의식도 생기고요. 다음 작품을 통해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이 연기의 장점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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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 애플TV+ 제공

    이선균은 원동력을 "현장" 그리고 "가족"에게서 찾는다.

    "저는 그냥 현장이 좋아요. 어떤 작품을 들어가고, 롤을 맡고, 주어지는 숙제가 힘들기도 하고, 내가 감당하지 못한 부침을 느낄 때도 있지만, 그런 게 큰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같이 고민하며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는 그런 과정이 여전히 즐거워요. 그리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 아버지로, 가족 구성원으로, 열심히 사는 모습을 가족에게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그것도 큰 동력 중의 하나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선균은 아내이자 동료 배우인 전헤진과 의외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잘 나누지 않는다. 하지만 전혜진은 '닥터 브레인'에게만은 호평을 전했다며 이야기를 꺼냈다.

    "이번에 되게 재미있게 봤다고 하더라고요. (전)혜진 씨가 재미있게 봤다고 해서 기대하고 있었고요. 아직 에피소드 1화밖에 안 봤지만, 두 번 봤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지방에서 촬영 중이라 핸드폰으로 봤는데, 아내는 애플TV를 연결해서 봐서, 사운드도 뛰어나고, 생각보다 공포적인 느낌이 강해서 놀랐고, 다음 화가 무척 궁금하다고 이야기해줬습니다."

    한편, '닥터 브레인'은 지난 11월 4일 애플TV+를 통해 공개됐다. 애플TV는 손바닥만큼 작은 크기의 하드웨어다. 이를 통해 4K의 해상도, 돌비 애트모스 등 최상의 화질과 음질을 경험할 수 있다. 기존 애플 제품과 연동이 되는 것도 장점. 애플TV+는 넷플릭스, 웨이브 등의 OTT 서비스의 형식으로 생각할 수 있다. 애플TV+는 애플TV 외에도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접속해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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