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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기사에 이어] '원더우먼' 방영 당시 이상윤은 드라마 홍보를 위해 '문명특급'에 출연했었다. 재재와 이하늬 사이 전혀 다른 성격의 캐릭터로 방황하는 이상윤의 모습도 웃음을 자아냈지만,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은 이상윤이 '스트릿 우먼 파이터'를 즐겨본다는 한 마디였다.
이에 대한 질문에 이상윤은 "저는 대체 어떤 이미지인 거죠?"라며 "안 그래도 저희 담당 작가였던 친구 중에 한 명도 '오빠가 '스우파'를 본다고요?' 이러면서 본인이 배틀을 신청하면, 저는 이길 것 같다고 그러더라고요. 제가 다큐멘터리만 볼 것 같은 그런 이미지인가 했어요. 언젠가는 아침에 카디건을 입고 강아지를 산책시킬 것 같다는 말을 듣기도 했는데, 아침에는 퉁퉁 부은 채로 라면을 끓인다"라고 답했다. -
그래서 생각해 봤다. 이상윤은 나에게, 그리고 대중들에게 어떤 이미지일까. 확실한 것은 '스트릿 우먼 파이터'를 즐길 것 같은 느낌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이상윤은 "마지막 회를 보는데 춤을 잘 추는 친구들 중에 현장에 초대도 됐더라고요. 결승도 재미있게 봤어요"라며 "누가 춤을 잘 추고, 누구를 응원하고, 진짜 멋있고, 대단하고 이런 얘기를 했었다"라고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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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윤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국민사위'라는 수식어다. 엄마들이 좋아하는 '사윗감'이라는 뜻인데, 물론 딸들도 좋아한다. 이에 대해 이상윤은 "완전히 속고 계신 거다. 어머니께서도 그런 말씀을 하신다. 가끔 어머니께서 친구 분들이 이런 아들을 둬서 부럽다고 하면서 '어휴 말을 말아야지' 하시는데, 절대 좋은 아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서울대학교' 출신의 엘리트다. 특히 이번 '원더우먼'은 감독을 비롯해 이하늬, 김창완이 모두 서울대학교 출신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상윤은 "저희끼리 모인다고 해서 뭐 시사 토론을 하지는 않는다. 똑같이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한다"라며 "상황이나 신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하늬씨가 선생님을 좋아하고, 궁금해해서 음악이나, 살아온 인생에 대한 질문도 많이 했다. 마지막에는 식사 인원 제한이 풀리면서 처음 같이 식사를 할 기회가 생겼다. 근처의 맛있는 식당에서 식사하자는 이야기를 했다"라며 함께 막걸리를 마셨다는 에피소드를 전했다.
또다른 이미지는 역시 '농구'를 비롯한 운동을 잘하는 느낌이다. 아마 이건 과거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활약을 펼친 영향일 것이다. 실제로 운동을 좋아하는 것은 맞다. 이상윤은 "저는 만화책을 좋아하고, 트레이닝복을 입고 뛰어다는 것을 즐기는 사람인데 카디건 입고 산책 다니는 사람들을 연기하다 보니까 그런 이미지가 생긴 것 같다"라며 "무슨 얘기를 하다가 의상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는데, 스타일리스타가 운동 드라마를 하게 된다면 '오빠 옷 입고 하죠'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라고 트레이닝복에 대한 남다른 사랑을 드러내기도 했다. -
이상윤은 이러한 이미지를 깨는 변신에 욕심이 난다며 "책 읽고, 산책하고, 카디건을 입는, 그런 모습이 아닌 것들에 욕심이 난다"라며 "예전에 친한 연기자 형이 제가 긴 여행을 다녀와서 만난 적이 있는데, 장발에 수염을 한 모습을 보고 그 모습이 너무 기억에 남는다고, 안 봤으면 말을 안 하겠는데, 꼭 그 모습으로 작품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준 적이 있다. 그런 것도 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다만 예능을 통해 이미지 변신에 나서는 것은 지난 2년 동안 충분히 해봤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당분간은 계획이 없다. 이상윤은 "예능에서의 모습은, 내가 저렇게까지 할 수 있나 재미있게 봤다. 드라마를 보면서 연기를 하듯, 예능에서 보는 것도 웃겼는데, 제가 보여드릴 수 있는 모습은 그 2년 동안 다 한 것 같다"라며 "어느 순간부터 반복하고, 똑같은 것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까 시청자들도 재미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는 생각을 전했다.
개인 방송 등을 통해서도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이에 대해서 이상윤은 "사실 아주 적극적으로 고민하지는 않은데 생각은 하고 있다. 개인적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기 보다도, 그냥 어떤 취미를 하는 그 순간이 좋고 행복해서 이걸 공유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걸 하면 더이상 자유롭지 않을 것 같기도 했다. 촬영을 하면 이게 방해를 받게 될텐데 그 순간 행복함이 유지될까 그런 것도 고민됐고, 이게 사적인 시간이 될까 일하는 시간일까 구분이 안 될 것 같았다"라며 "추세라 언젠가는 할 지 모르겠지만, 혼자서는 자신이 없고, 회사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준다면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답했다. -
끝으로 이상윤에게 올해의 활동 계획을 물았다. 이상윤은 지난 여름부터 바이크에 취미를 가지게 됐다며 "그것도 많이 타고 다니려고 하고, 같이 타는 사람들과 모터 캠핑도 생각하고 있다. 또 라운딩도 올해 시작했는데, 그것도 엉망진창이라 열심히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말부터 연습이 들어가서 내년 초에 올라갈 연극을 계획 중이다"라며 "작년에 했던 '라스트세션'을 다시 하게 됐다. 그 준비를 할 것 같다. 신구 선배님께서 '똑같이 할 거면 안하는게 낫다'는 말을 해주셨다. 그러면서도 결국에는 똑같아진다고는 하셨는데, 끊임없이 새로운 걸 하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한다. 전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 하나영 기자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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