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라쓰'로 라이징 스타 반열에 오른 안보현이 '마이네임'으로 흥행력 굳히기에 나섰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캐스팅 단계부터 드라마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마이네임'. 작품은 오픈과 동시에 한국 넷플릭스 오늘의 톱10 차트에서 상위에 오르는가 하면, 점점 입소문을 타며 글로벌 넷플릭스 시리즈 차트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극 중 마약수사대 에이스 형사 '전필도'로 분해 '장르 찰떡' 연기를 선보인 안보현과 드라마 공개 후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마이네임'을 통해 글로벌 팬들을 얻고, '부산국제영화제'까지 다녀온 안보현은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굉장히 오랜만에 관객분들을 봤어요. 제가 부산사람이다 보니까 '부국제'에 대한 로망이 늘 있었거든요. '언젠가는 내가 저기를 제대로 걸어보고 싶다'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서 그 기회가 이뤄져 좋았어요. 신기했던 건, 코로나이긴 하지만 많은 분들이 와주시고 사진도 찍어주시고 호응도 해주시니까 되게 오랜만에 느끼는 축제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나한테, 우리에게 해주시는 이 호응과 반응이 맞는 건가 싶기도 하면서 기분이 좋았고, 배우로서 '또 와야지'하는 자극제가 된 것 같아요"

"DM이나 댓글로 많은 분들이 '이태원 클라쓰에 그분인지 몰랐다'는 반응을 보이시더라고요. 제가 머리빨도 심하고, 전에는 수트 입다가 이번에는 편안한 복장을 입다 보니까 같은 인물이라고 생각을 못 하셨나 봐요.(웃음) 다른 인물로 봐주시니 더 이입을 하고 보셨을 것 같아서 너무 좋았고, '마이네임'을 통해서 전작까지 조명을 받을 수 있다는 게 뿌듯했어요"

큰 키에 우람한 몸, 그리고 거친 눈빛까지. '전필도' 그 자체로 변신한 안보현은 '마이네임'이 자신을 선택해 줬기에 가능한 연기였다고 말했다. 김진민 감독의 추천으로 '필도' 역을 만나게 된 안보현은 필도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고, 맞춤 옷을 입은 듯한 연기를 펼칠 수 있었다.

"작품이 저를 선택해 준 거죠. 물론 저도 하고 싶었지만, 감독님께서 제안을 해주셨기에 더 좋았던 것 같아요.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필도가 아니라 강재 역으로 미팅을 했고, 감독님께서 제 전작을 재밌게 보셨다면서 '악역을 해봤으니 이번에는 선한 형사 역할이 좋지 않겠어요?'라고 제안해 주셔서 정말 좋았죠. 매력 있는 캐릭터잖아요. 또 저랑 겹치는 부분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했어요. 오랫동안 혼자 살아온 느낌의 필도라서요. 모든 걸 혼자 해결하고 짊어지는 부분이 저와 교집합 되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자는 생각이었죠"

형사 역에 액션까지 많았던 작품이다. 오랫동안 운동선수로 활약해온 안보현도 촬영 전 액션스쿨에 다니며 준비의 시간이 필요했다. 처음 가졌던 부담감은 배우들과의 단합력으로 상쇄할 수 있었다고 했다. 몸을 부딪힌 덕에 동료 배우들과 더 친해졌고, 그 덕에 더 완벽한 호흡이 카메라에 담길 수 있었다.

"액션 신이 끝나고 나면 뿌듯함도 당연히 있지만, 아쉬운 점이 없지 않은 것 같아요. '몸을 사리지 않고 더 열심히 할걸'하는 생각도 들고요. 고충보다는 액션에 대한 부담감이 컸어요. 촬영 들어가기 전 2~3달 동안 액션스쿨에서 배우들과 손발을 맞추다 보니 그런 부담이 사라졌죠. 액션이다 보니 혼자 잘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호흡이 중요하잖아요. 이번 작품을 통해 단합력의 중요성을 느꼈고, 한 명 한 명의 에너지가 모여서 시너지가 되는 걸 경험하고 성장했던 것 같아요"

"다른 현장들도 물론 좋지만, 액션이라 그런지 서로 피 땀 눈물까지 흘리는 장면도 많고 실제로 찍으면서도 그렇게 해서 돈독해졌어요. '독수리 오형제'라고 할 만큼요. 저희 단톡방이 있는데, 촬영 마친지 1년이 됐지만 아직도 이야기가 끊이지 않아요. 또 다들 실제 이미지와 상반되는 부분이 있어서 정말 재밌고 톡톡 튀어요. 학주 배우는 개구쟁이고, 장률 배우는 점잖고, 저는 필도와는 반대로 말주변이 좋지 않고, 희순 형님은 귀여우시고, 소희 배우는 밝고 하니까 그런 부분이 현장 분위기를 좌지우지했던 것 같아요"

전작 '이태원 클라쓰', '카이로스'에 이어 '마이네임'까지. 그간 안보현은 참 쌍방 로맨스와 거리가 멀었다. 다행히 최근 '유미의 세포들'로 멜로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지만, 장르물 속 러브라인은 아직 성사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아쉬움은 없을까.

"동의합니다. 자꾸 죽여요 저를.(웃음) 항상 결말이 좋지 않네요. '카이로스'에서도 죽고요, '이태원 클라쓰'에서는 감옥 생활을 하고요. '마이네임'에서도 행복한 결말을 맺지는 못했는데, '유미의 세포들'은 그런 장르는 아니라서 다행이죠.(웃음)"

지난해에는 '이태원 클라쓰', '카이로스'로 라이징 하는 한 해를 보낸 안보현이다. 올해는 그에게 어떤 한 해였을까.

"올해는 성취감이 정말 높은 한 해였던 것 같아요. 작년과 올해 정말 열심히 촬영했던 것들이 빛을 보고 있는 것 같아서 되게 좋고요.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고, 지인들까지 좋아해 주는 걸보면서 '정말 열심히 했구나', '내가 노력하는 게 보이는구나' 하면서 뿌듯하고 자존감도 높아졌어요. 또 큰 무대인 '부국제'에 참석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배우로서 행복했고요"

"올 한 해는 정말 감사했기 때문에 내년에 나오는 차기작을 어떻게 더 좋은 모습으로 보여드릴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어요. 승승장구하고 있다기에는 미흡한 점이 있는데 다양한 색깔과 성향의 캐릭터를 더 보여드리도록 노력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