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리연구가 백종원이 가수 박재범과 로꼬, 배우 한지민, 이준기, 나영석 PD, 배구선수 김연경, 배우 김희애 등과 만나 술잔을 기울이며 이야기를 나눈다. 이 한 줄에 '백스피릿'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그리고 이 한 줄로는 절대 요약할 수 없는 이들의 둥둥 떠다니는 스피릿이 공개된다.
27일 넷플릭스 시리즈 '백스피릿'의 제작발표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돼 요리연구가 백종원과 박희연 PD가 참석했다. '백스피릿'은 백종원이 한국을 대표하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 매회 다른 우리나라 술을 테마로 미처 몰랐던 술에 대한 모든 것과 인생을 이야기하는 넷플릭스 시리즈.
박희연 PD는 '백스피릿'이라는 제목에 대해 "이중적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스피릿이 증류주를 의미하기도 하고, 술을 의미한다"고 첫 번째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예전에 백종원과 함께한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는 해외 음식을 백종원이 전문가처럼 홀로 말하는 프로그램이라면, 이번에는 누군가와 함께 술자리를 즐기면서 풀어가는 형식을 취했다. 그 속에서 술자리가 늘 그렇듯, 필연적으로 자신의 삶, 인간됨, 본연의 영혼이 끌어내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사람의 영혼, 정신을 담았다"며 두 번째 이유를 설명했다. -
박희연 PD는 백종원과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함께했다. 그리고 회식 때마다 백종원이 해주는 이야기들에 빠져들었다. 백종원은 "회식하면 알겠지만, 고기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하면, 고기를 많이 먹고, 술 이야기를 많이 하면, 술을 많이 먹는다. 그날 계산을 적게 하고 싶다면 술 이야기만 많이 한다. 그걸 재미있게 들으셨나 보다"며 회식 자리를 떠올리며 웃음 지었다.
이어 백종원은 "프로그램 촬영이 끝날 때가 되면 제 스피릿도 날아간다. 어떻게 찍었는지 모르겠다. 우리의 음주 문화를 좋은 쪽으로 갔으면 하는 바람이지, 이거 보시면서 술을 너무 보셔서 술 소비량이 늘까 봐 걱정이다"고 덧붙였다.
박재범, 로꼬, 한지민, 이준기, 나영석 PD, 김연경, 김희애 등 특급 게스트들이 등장한다. 백종원은 "평소 친분이 있는 분도 있고, 팬인 분들이 대부분이다. 술이 좋은 게 처음에만 어색하지 한 두잔 기울이면 어제 만난 사람 같다. 되게 좋았던 것이 카메라가 안 보이게 장치를 잘해놨다. 게스트들도 저도 까먹을 정도다. 둘이 대화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스피릿이 슬슬 떠다닌다"며 웃음 지었다. -
박희연 PD는 섭외 과정에 대해 덧붙여 설명했다. 그는 "있는 그대로의 술자리를 담고 싶다보니, 선생님과 술자리를 정말 진심으로 즐길 분들을 모시고 싶었다. 술을 좋아하시는 분, 관심이 있으신 분, 무언가를 공유할 수 있는 분들을 모시고 싶었다. 서로 다른 우리나라 술을 다루다 보니 그 의미가 달라서, 그 의미에 게스트의 삶이 맞닿아 있는 분들을 모시고 싶었다. 경험에 따라 가진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각 분야의 분들을 모시고 싶었다"고 섭외의 배경을 전했다.
백종원은 특급 게스트 중 반전 매력을 가진 분을 예고했다. 그는 "힌트는 보신 분들이 반전 매력의 소유자를 다 알아볼 거다. 너무 좋아서 깜짝 놀랄 거다. 너무 웃기다. 뭐가 당황스러웠냐면, 너무 적극적으로 해주셔서 술자리가 재미있었다. 본의 아니게 게스트를 모시고, 대화하듯이 말을 이끌어야 하는데 시작과 동시에 끌려다녔다. 다 재미있었지만, 이분이 이런 매력이 있었구나 싶었다"고 밝혔다.
함께 현장에 있었던 박희연 PD 역시 빠져들었음을 고백했다. 그는 "백종원과 친분이 있으셨던 분들과 한 잔 기울이는 모습을 보면 '나도 빨리 친구 불러서 한잔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처음 뵙는 분과 만날 때는 설렘과 어색함의 감정이 저희도 느껴졌다. 그럴 때 짜릿함이 있다. 그랬다가 술 한잔에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면서 '이거지, 나도 누구를 만나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고스란히 따라가면서 봤다"고 고백했다. -
'백스피릿'은 그 속에 담긴 첫 번째 이유 그대로 우리나라의 전통 술을 담았다. 백종원은 "음식만큼 뛰어난 게 전통술이다. 무궁무진하다. 일반적인 방송에서 술이라는 한계로 다루기 힘든데, 그런 부분에서 넷플릭스에 제안한 것이 우리나라 음식을 해외에 알리고 싶은 사람으로서 감사하더라. 이런 생각을 하는 회사는 나도 같이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나도 유료 결제했다"고 했다.
이어 "이 프로그램을 보신 분들이라면, 주량을 묻지 않고 좋아하는 주종을 묻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백종원은 "저는 제일 부러운 게 와인 어디꺼 좋아하니 물어보면, 무슨 밸리 이런 식으로 대답한다. 그거 못지 않게 우리나라 증류주, 발효주가 엄청 많다. 어떤 술을 좋아하냐고 물으면 무슨 계열의 어디 쌀로 빚은 몇 도의 술이라는 식으로 답할 수 있다. 이런 문화가 되어야 한다. 우리의 불행한 역사 이전에는 어마어마한 술 문화가 번성했다. 잊힌 몇십 년을 부활시켜야 한다. 정말 진주 같은 술을 맛보셨으면 좋겠다"고 진한 애정을 전했다.
한편, '백스피릿'은 가수 박재범과 로꼬, 배우 한지민, 이준기, 나영석 PD, 배구선수 김연경, 배우 김희애 등 매회 다양한 분야의 게스트들이 출연해 백종원과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이야기 나누는 모습을 통해 색다른 재미와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오는 10월 1일 넷플릭스 독점 공개.
- 조명현 기자 midol1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