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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문화 공유의 터전 '터키'…터키를 대표하는 수공예품의 역사와 문화

기사입력 2021.09.22 10:00
  • 터키는 오랜 시간 유럽과 아시아의 교차로 역할을 하며 동서양 문화 공유의 터전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터키에는 다양한 수공예 장인들이 지금까지도 전통 기술을 이어오고 있어 수공예품 이상의 예술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터키문화관광부가 터키를 대표하는 수공예품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한다.

    고집스러운 장인 정신이 꽃피운 ‘터키 카펫’


    터키의 수공예품 중 가장 먼저 떠오르는 터키 카펫의 명성은 높은 내구성과 견고함에서 출발한다. 전통식 터키 카펫은 염색부터 직조까지 모두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는데 지오르데스(Ghiordes) 매듭이라고도 불리는 독특한 이중 매듭을 사용한다. 두 개의 날실에 씨실을 교차시켜 대칭구조의 매듭을 만들어 고정해 매듭을 한 번만 짓는 페르시아 카펫보다 튼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터키 카펫(사진제공=터키문화관광부)
    ▲ 터키 카펫(사진제공=터키문화관광부)

    단순한 과정처럼 보이지만 완벽한 품질의 카펫을 탄생시키기 위해 수천수만 번의 매듭을 일정한 힘으로 짧게는 수개월에서 수년의 시간 동안 반복하는 일은 장인 정신없이는 불가능한 영역이다. 터키의 평직 양탄자, 킬림(Kilim)의 가장 오래된 기록은 기원전 7,000년경 신석기 시대부터 출발하며 13세기 유럽 무역의 중심지였던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무역상들을 통해 유럽으로 전해지기 시작했다.

    화려한 터키 카펫의 심미적 잠재력은 구대륙의 예술가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터키의 카펫 문화는 16세기 오스만 제국 시절 꽃을 피웠다. 오늘날의 터키 카펫 역시 오스만 제국 시절 만들어진 카펫의 디자인을 재해석하는 방식으로 터키의 장인 정신과 문화를 카펫에 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터키 카펫은 단순한 수공예품 이상으로 터키인의 커다란 자부심이다.

    섬세한 터치가 만들어내는 마법 '에브루'


    신비로운 패턴이 눈을 사로잡는 터키 전통 마블링 공예, 에브루(Ebru)는 기본기를 습득하는 데에만 최소 2년 이상이 소요되는 터키 장인 정신의 정수이다. 에브루의 마블링은 미술 표현의 한 기법으로 금속제로 된 큰 그릇 안에 물을 담고, 물 위에 유성 물감을 떨어트리거나 흩뿌려 여러 도구를 활용해 무늬를 만들고 종이나 천을 그 위에 덮어 그림을 옮긴다. 에브루는 물과 기름이 섞이지 않는 성질을 이용해 작은 움직임에도 전혀 다른 패턴을 그릴 수 있어 완성 전까지는 패턴을 알 수 없는 섬세한 작업이다.

  • 터키 전통 마블링 공예 '에브루'(사진제공=터키문화관광부)
    ▲ 터키 전통 마블링 공예 '에브루'(사진제공=터키문화관광부)

    또한, 어떻게 물감을 뿌리고 떨어트리고 휘젓는 기술에 따라 그 모양이 달라지기 때문에 어떤 작업보다도 장인 정신이 요구된다. 터키 전통 방식으로는 자연친화적인 방식으로 채취한 천연 안료와 황소 담즙이 들어간 물감을 사용하는데 담즙에 천연 산 성분이 있어 물감이 흩뿌려지는 데 도움을 준다.

    에브루는 13세기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중국, 인도, 페르시아 및 아나톨리아로 퍼졌다. 기술 연마 외에도 에브루의 철학까지 익혀야 장인으로 인정되며, 최근에는 종이 외에도 스카프, 넥타이 등 실생활에서 만날 수 있는 잡화에도 다양한 브루 작업이 들어가는 등 터키는 수 세기를 걸쳐 마블링의 중심으로 남아 있다.

    아름답게 새겨진 세대 간의 연결고리 '치니(Çini)'


    터키 전통 도자기 기법 치니는 2016년 유네스코 무형 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는 예술 공예로 다채로운 색상과 화려한 문양이 특징인데, 치니로 만든 타일로 장식된 벽도 통틀어 ‘치니’로 부른다.

  • 터키 전통 도자기 기법 '치니'(사진제공=터키문화관광부)
    ▲ 터키 전통 도자기 기법 '치니'(사진제공=터키문화관광부)

    치니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진흙을 반죽해 형태를 만든 후 치니 전용 가마에서 구워내 무늬를 새길 도자기를 만든다. 다음은 터키 전통 기법으로 종이 위에 구멍을 뚫어 만든 도안에 석탄가루로 도자기 표면에 그림을 옮기고, 그 윤곽선을 검은색 페인트를 바른 붓으로 그려준다. 마지막으로 완성된 문양에 특수한 방식으로 제조한 염료를 칠해 유약을 바르고 900~940도 사이의 치니 전용 가마에서 구워내면 터키 전통 도자기 치니가 완성된다.

    치니는 다양한 무늬로 장식되는데 이 중에서도 우주적 사상과 믿음을 상징하는 붉은색, 코발트블루, 청록색, 녹색 등 다채로운 색의 기하학적 패턴과 동식물 형상이 가장 많이 새겨진다. 또한, 치니 공예는 단순한 공예를 넘어 다음 세대에 그 지식과 기술, 사회적 적용과 전통, 자연과 우주에 대한 철학, 공간에 대한 풍습 등을 전해주는 중요한 문화적 연결고리 기능을 수행하고 있어 이즈닉(İznik), 차낙칼레(Çanakkale) 등 치니 공예로 유명한 도시들과 터키 전역의 치니 공예가 적용된 건물들에 그 지역과 장소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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