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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C]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이준영 팀장 "의료 AI, 아직은 산업 초기 단계... 정부의 정책적 지원 필요한 시기"

기사입력 2021.08.26 16:03
AWC 2021 in Busan 기획
  •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우리의 삶은 급변했다. 특히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고 의료 패러다임이 변화함에 따라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 미래의 핵심성장동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기존 의료 기술에 AI(인공지능)나 ICT(정보통신기술), 유전체 분석, 3D 프린팅 같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결합한 개념으로,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건강 상태를 측정·진단·모니터링·관리해 맞춤 의료를 지원하는 서비스 산업이다. 작년 7월 정부는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통해 스마트병원과 호흡기전담클리닉 AI 정밀의료 구축에 대한 방침을 세우기도 했다.

    이처럼 빠르게 변화하고 성장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서, 전 세계 기업들은 AI를 이용한 의료 서비스를 개발하고 확산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 이준영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디지털헬스산업팀 팀장 (사진제공=정보통신산업진흥원)
    ▲ 이준영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디지털헬스산업팀 팀장 (사진제공=정보통신산업진흥원)

    이에 9월 1일과 2일 양일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AWC 2021 in BUSAN'에서는 '디지털 헬스케어와 스마트시티의 미래'라는 주제 아래 GE헬스케어, 필립스, 지멘스 헬시니어스 3사가 모인다. 토론의 사회자는 이준영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디지털헬스산업팀 팀장이 맡아 진행할 예정이다.

    AWC 2021 in Busan에 앞서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이준영 팀장에게 정보통신산업진흥원과 디지털헬스산업팀에 대한 소개와 성과,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의 미래 전망 등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들어보았다.

  • Q. 안녕하세요 팀장님. 자기소개 간단하게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디지털헬스산업팀장 이준영입니다. 현재 DNA(Data, Network, AI) 기반으로 'AI+의료' 융합 신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다양한 디지털헬스케어 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Q. NIPA의 디지털헬스산업팀은 NIPA에서 어떤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디지털헬스산업팀에서 추진 중인 사업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먼저, 병원의 주요 업무를 표준 모듈(1차 병원 8개 모듈, 2·3차 병원 38개 모듈) 단위로 설계하여 클라우드 서비스로 제공하는 '클라우드 병원정보시스템(P-HIS)' 개발 사업, 주요 질환 단계별(예측/분석, 진단보조, 치료지원, 예후관리)로 인공지능(AI)을 이용하여 의료진의 진료를 지원‧보조하는 '닥터앤서(Dr. Answer)' 사업, 응급환자 발생 → 구급차 이송 → 병원 응급실 처치 구간별 원활한 정보연계로 응급환자의 골든타임 확보를 지원하는 '5G 기반 AI 응급의료시스템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공지능 융합(AI+X)'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감염병 대응을 위한 AI 예후예측 서비스와 역학조사 지원 시스템을 개발 중이며, 군(軍)과 심평원이 보유한 X-ray, MRI 등 대규모 의료데이터의 학습을 통해 군병원에서 군의관의 의료영상판독을 지원하고, 심평원의 의료비 심사를 지원하는 AI SW 개발 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NIPA의 디지털헬스 사업이라고 하면 닥터앤서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지난 4월 닥터앤서 2.0 개발 착수보고회가 이루어 졌는데요, 현 시점 개발 진행 상황이 궁금합니다.

    닥터앤서 2.0 사업은 올해 초 공모를 통해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을 주관기관으로 30개 병원(개발참여 12개, 임상검증 18개)과 18개 ICT기업이 참여하는 대규모 컨소시엄을 선정하고, 올해 4월부터 연구개발을 착수했습니다. 1차 병원 주요 질환인 폐렴, 간질환, 피부질환을 포함해 우울증, 전립선증식증, 당뇨, 고혈압, 뇌경색, 폐암, 간암, 위암, 갑상선암 등 12대 질환 24개 AI SW개발을 위해 현재 참여병원별로 IRB(임상시험심사위원회)를 진행 중입니다.

    IRB 심사가 완료되면 수집한 비식별화된 의료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측/분석, 진단보조, 치료지원, 예후관리 단계별로 AI SW를 개발하고, 임상검증 및 식약처 인허가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 [AWC]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이준영 팀장 "의료 AI, 아직은 산업 초기 단계... 정부의 정책적 지원 필요한 시기"

    Q. 닥터앤서가 사우디아라비아까지 진출하며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각광을 받을만한 닥터앤서만의 장점과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닥터앤서는 26개 병원이 참여한 개발과정을 거쳐, 38개 병원과 약 140명의 전문의료진이 참여한 임상검증을 통해 진단정확도 향상과 진단시간 단축 등의 성과를 검증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 국가보건부 산하 병원에서 약 8개월간의 교차검증을 통해 닥터앤서 SW의 정확도에 대한 검증을 성공적으로 완료했습니다.

    또한 미국, 유럽,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 9개국에 '닥터앤서' 상표등록을 완료해 글로벌 브랜드화도 진행하고 있는 점이 다른 R&D과제와 차별화되는 닥터앤서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통상적으로 이런 사업(닥터앤서)은 대부분 민간에서 진행하는 분위기입니다. 정부에서 해당 사업을 주도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닥터앤서는 2017년에 기획됐습니다. 다들 기억하시겠지만 2016년 3월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과의 대결에 이어 IBM 닥터 왓슨이 가천대학교 길병원에 도입된 시기가 2016년 12월입니다. 인공지능이 다양한 산업, 특히 병원에서도 의료진의 진료를 지원하고 보조할 수 있다는 기대와 인공지능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공존하던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다만 IBM 닥터왓슨은 미국 병원 의료환경에 맞는 치료법을 제시한다는 한계점이 있다 보니, 국내 병원의 의료데이터와 AI 기술을 활용한 의료 AI SW를 만들어보자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이에 2017년에 의료계・산업계・학계 전문가로 구성된 기획전담반을 구성해 닥터앤서 사업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2017년 사업기획 당시만 해도 인공지능 학습데이터의 활용방안에 대한 기준과 가이드라인이 명확하지 않았고, 의료데이터의 민감성과 병원별 의료데이터의 표준화 이슈 등으로 특정 기업이나 병원에서 단독으로 기술개발과 사업화를 진행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특히 의료 AI 산업은 기술력이 우수한 스타트업의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의료데이터를 수집하고 AI SW 개발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했습니다. 더불어 인공지능의 특성 상 다양한 병원의 의료데이터를 학습시켰을 때 알고리즘의 정확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정부 기관 주도로 다양한 기업과 병원이 참여하는 대규모 컨소시엄 구성이 닥터앤서와 같은 의료 AI 사업 성공의 핵심 요소였습니다.

    다행히 2018년에 시작한 닥터앤서 1.0 프로젝트는 빅 5병원을 포함한 26개 병원과 22개 ICT기업이 참여하는 대규모 컨소시엄이 참여해 다소 짧은 연구개발 기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성과를 도출할 수 있었습니다.

    Q. AI 의료기기 사업을 정부 기관이 주도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도 있지만, 민간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관련해서 팀장님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ICT 신기술의 초기 단계에서 정부는 관련 산업 육성과 신시장 창출을 위해 다양한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의료 인공지능 분야도 아직 산업초기 단계로 미국, 유럽 등 기술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해소하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2020년 기술 수준 평가 결과에 따르면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 수준은 최고기술보유국(미국) 대비 80% 수준으로 2년의 기술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도 국내 기술 수준 향상을 위한 다양한 지원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또한 의료 분야에서 ICT기업이 민감한 의료데이터를 확보하고 의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개발된 AI SW의 임상검증을 진행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AI 의료기기 사업에서 정부 기관은 ICT기업과 병원 간의 가교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ICT기업과 연구진, 그리고 병원이 활발하게 AI SW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장(場)을 만들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Q. NIPA는 대국민 의료서비스의 질적 향상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AI 기반 디지털헬스 프로젝트(P-HIS, 닥터앤서, 응급의료, AI+X)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직접적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닥터앤서는 의료현장에서 8대 질환에 대한 '예측・분석', '진단보조', '치료지원', '예후관리'를 지원하고, 진단 정확도 개선, 진단시간 단축 등을 통해 불필요한 치료를 최소화하여 의료서비스 질 향상과 의료비 절감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8개 질환별 21개 AI SW의 임상효과 확보 및 진단 정확도 향상을 위해 국내 38개 병원에서 다기관 실증 검사를 추진했습니다. 국내 병원의 임상검증 과정에서 확인된 주요 성과를 살펴보면, 소아희귀유전질환 진단(평균 5년 → 15분), 관상동맥 CT판독(수십 분 → 1~2분), 대장용종 판독 진단정확도(74~81% → 92%), 치매 판독시간(4~6시간 → 1분 내외) 단축 등 괄목할만한 임상성과를 확인했습니다.

  • 이미지 제공=정보통신산업진흥원 이준영 팀장
    ▲ 이미지 제공=정보통신산업진흥원 이준영 팀장

    더불어 진료현장에서도 발달지연 영유아의 유전데이터 분석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출생 후 발달지연으로 세 살이 되도록 기어 다니지 못하던 아이를 닥터앤서를 통해 '선천성 근무력증'으로 진단하고, 신경전달물질 투여 후 1개월 만에 호전시킨 사례가 있습니다. 앞으로도 닥터앤서가 병원 진료현장에 활용되면서 다양한 사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Q. NIPA 디지털헬스산업팀의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지난 8월 12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정밀의료소프트웨어 선도계획'이 발표됐습니다. 계획의 주요 내용으로는 국민체감 성과를 확산하기 위해서 의료기관의 인터넷기반자원공유 전환을 지원하고, 닥터앤서클리닉을 통해 전국 8개 의료기관에 국산 인공지능 의료SW 도입·지원하며, 인공지능 구급차도 전국에 단계적으로 보급·확산하는 등 여러 계획이 포함돼 있습니다.

    저희 디지털헬스산업팀에서는 그동안 추진해온 닥터앤서와 인공지능 구급차 등 정밀의료소프트웨어 핵심사업이 의료 현장과 국민 생활 속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며, 의료 AI SW 개발부터 마케팅, 해외진출까지 전 주기를 지원해 줄 수 있는 정밀 의료 소프트웨어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도 노력할 예정입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의 의료기술과 병원정보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더불어 ICT분야는 우리나라 수출의 2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현재 병원들이 보유하고 있는 의료데이터 또한 풍부하고 품질 수준도 우수합니다.

    우수한 ICT 인프라와 의료인력 등 강점을 바탕으로, 우리도 글로벌 기업과 선진국들의 디지털 헬스케어 주도권 쟁탈전에 맞서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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