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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광역시 동구 메리어트 호텔. 얘는 날 왜 호텔에 데리고 왔대? 어마, 누가 물 좀 갖다줘라 얘. 몇 호로 가야 되냐 하면..." "이미 알고 있을 걸요?" "그래도 몇 호인진 알려줘야지" "에이 알아서 잘해요" "어마.. 신통방통하다 얘"
지난 4월 영화 <미나리>로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배우 윤여정이 한 KT 디지코 광고의 내레이션 멘트다. 올해 여름 휴가는 AI 호텔 로봇을 TV 광고로 접한 초등학생 아이의 선택으로 '대구'로 결정했다. AI 로봇은 굳이 대구까지 가지 않더라도 서울 도심에 있는 호텔이나 레스토랑에서도 만날 수 있었지만, 대구 메리어트를 선택한 이유는 개관한 지 1년도 안 된 신상 호텔에 투숙해 보고 싶은 엄마의 욕심이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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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메리어트는 글로벌 호텔 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이 대구에 문을 연 첫번째 호텔이다. 호텔이 위치한 대구 동구 신천동은 KTX와 고속·시외버스, 지하철까지 모두 연결된 복합환승센터가 있는 교통의 요지로 2016년 신세계 백화점이 들어오며 더욱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호텔은 KTX 동대구역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어 비즈니스 및 여행객들을 위한 최적의 위치에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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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메리어트 호텔 중에서는 유일하게 대구 메리어트에서만 운영하는 'M 패스포트 패밀리 패키지'를 이용해봤다. 엠 패스포트(M PASSPORT)는 메리어트 호텔에서 즐길 수 있는 어린이 프로그램으로 어린이 체크인 서비스가 가능하며, 체크인 시 베이비 스킨케어 브랜드 '무스텔라' 어메니티 3종 세트가 제공된다. 또한, 키즈 클래스(키즈 쿠킹 클래스와 키즈 아쿠아로빅 클래스)를 수강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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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메리어트에 도착해 체크인 하기 전 점심을 먹기 위해 호텔 뷔페 레스토랑 '어반 키친(Urban Kitchen)'을 찾았다. 어반 키친은 최상급의 제철 식재료를 사용한 정갈하고 고급스러운 음식으로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메리어트가 미식의 도시 대구에 호텔을 자리를 잡으며 최고의 품질을 위해 독창적인 메뉴들을 만들어 내는 셰프의 노력이 음식마다 보이는 듯했다. 특급호텔들이 선보이는 뷔페 레스토랑처럼 음식의 가짓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음식마다 질이 매우 훌륭했다. 특히 어반 키친에서 가장 인기 있는 디저트는 수플레다. 즉석에서 만들어 내어주는 구름처럼 푹신한 수플레의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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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식사를 마치고 체크인 후 객실에서 호텔의 디지털 서비스를 체험했다. 대구 메리어트는 인공지능, 로보틱스 기반의 업그레이드 된 호텔업계 디지털 혁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라고 알려졌다. 현재 대구 메리어트의 190개의 호텔형 전 객실에는 기가지니가 설치돼 있다.
가장 먼저 객실에 들어선 후 카드키를 꽂으면 기가지니 사용법을 알려준다는 안내 음성이 나온다. 침대 옆 테이블에는 KT 기가지니 태블릿이 설치돼 있고 투숙객은 기가지니의 AI 음성명령을 통해 객실 조명이나 가전을 제어할 수 있다. 음악 감상이나 AI 호텔 로봇을 통한 간단한 컨시어지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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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그토록 체험해 보고 싶다던 AI 호텔 로봇을 만나보기 위해 객실에서 기가지니 태블릿을 이용해 AI 호텔 로봇에게 생수를 요청했다. 요청한 지 5분 정도가 되자 기가지니 태블릿에서 "객실 문 앞에 호텔 로봇이 도착했습니다"라는 음성이 나왔고, 객실 문을 열어보니 문 앞에는 AI 로봇이 "안녕하세요, 고객님의 호텔용품을 가지고 왔습니다. 객실번호를 입력해주세요"라는 음성이 나왔다. 객실번호를 입력하자 로봇 앞면의 문이 열리고 우리가 요청한 생수 한 병이 안에 들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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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메리어트에서는 AI 호텔 로봇이 로비와 객실층을 오가며 주행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데, KT가 2019년 12월 선보인 AI 로봇으로 공간맵핑과 자율주행 등의 첨단 ICT 기술이 적용됐다. 로봇에 탑재된 센서를 통해 호텔 내에서 장애물을 피하거나 잠시 멈춘 후 이동하고, 로봇이 직접 엘리베이터를 호출한 후 승하차까지 할 수 있다. 투숙객에게 객실로 물품을 전달한 후에는 로비에 위치한 충전 스테이션으로 복귀해 스스로 충전도 한다.
호텔 측에서는 현재는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AI 로봇을 호출하는 사례가 많지만, 추후 AI 로봇이 호텔 직원들의 단순 반복 작업을 도와 업무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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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가장 보고 싶어했던 AI 호텔 로봇을 체험했으니, 다음은 여름 호캉스에 빠질 수 없는 수영장을 갈 차례.
'M 패스포트 패밀리 패키지'를 예약하면서 신청해 둔 키즈 아쿠아로빅 클래스에 참석하기 위해 호텔 실내 수영장으로 향했다. 키즈 아쿠아로빅 클래스는 수영장 레인 하나를 통제한 후 진행됐다. 간단한 준비 운동을 마친 후 수영 전문 강사가 발차기, 숨쉬기, 킥판을 이용해 수영하는 방법 등을 30분가량 지도했다. 보호자는 수영장 내 의자에서 휴식을 취하며 아이가 클래스에 참여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
키즈 클래스를 마치고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즐긴 후 저녁 식사를 하러 대구 신세계 백화점으로 향했다. 대구 신세계 백화점은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이라면 꼭 한번 들러 볼만한 곳이다. 호텔에서 도보로 5분이면 갈 수 있으며 국내에서 세계 최대백화점으로 기네스에 오른 신세계센텀시티에 이어 2번째로 큰 규모의 백화점이다. 투자비만 8800억 원이 들어간 대구 신세계는 신세계백화점 단일점포로는 역대 최대 투자라는 기록도 세웠다. 대구 신세계는 쇼핑부터 레저·문화까지 모두 경험 할 수 있는 복합 쇼핑 문화 공간으로 대구지역 유일의 초대형 아쿠아리움, 정글 콘셉트의 옥상 테마파크 '주라지'를 비롯해 실내·스포츠 테마파크가 있다. 또한, 6개관 900여 석 규모의 영화관 '메가박스'도 입점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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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규모에 걸맞게 백화점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의 종류도 방대하다. 백화점 8층에는 약 30여 대의 전국 맛집이 있고, 지하 1층은 푸드마켓 콘셉트로 약 50여 개 브랜드가 입점했다. 특히 이곳에서는 장미꽃 아이스크림으로 유명한 ‘아모리노’, 타르트 전문점 ‘디토르테’, 파리 정통 빵집 ‘브레드쇼’, 이탈리아 수제 푸딩 전문점 ‘아방가르드’ 등 다양한 디저트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대구 명물 맛집인 ‘반월당 고로케’ ‘근대골목단팥빵’ ‘브라더 도시락’ ‘모던 타코’ 등도 만나볼 수 있으며, 부산 해운대에서 유명세를 떨치는 분식점 ‘상국이네’와 ‘삼진어묵’도 입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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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신세계 푸드코트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마친 후 호텔로 복귀해 대구 현지인이 추천하는 '허대구대구통닭'에서 치킨을 호텔로 배달시켜봤다. ‘허대구통닭’은 1978년부터 40년간 2대째 이어오는 통닭 전문점으로, 대구 3대 통닭 중 한 곳이다. 대구에서는 오래전부터 옛날&빨간 치킨으로 유명해서 손님들로 항상 북적이는 맛집이라고 한다.
간장의 깊은 풍미가 담긴 옛날양념과 과하게 맵지 않고 중독성 있는 빨간양념 치킨의 만남은 입안에서 환상의 조화를 이룬다. 특히 양념 맛이 강하지 않고 자극적으로 맵지 않은 은은한 맛으로 입안에 사르르 퍼지는 매운맛이 시원한 맥주와 매우 잘 어울렸다. 1박 2일의 짧은 여름 호캉스는 대구 메리어트 객실에서 즐긴 치맥으로 완벽하게 마무리됐다. -
대구 메리어트는 글로벌 특급호텔 체인이 운영하는 호텔의 명성에 걸맞은 객실 컨디션과 부대시설, 레스토랑&바, 연회장 등을 갖춘 곳이었다. 특히 객실 내 침대는 시몬스 침대 중 최상급에 속하는 제품을 비치해 꿀잠을 자기에 부족함이 없었고, 욕실 어메니티는 태국 3대 스파 브랜드인 'Tann' 제품을 비치해 다른 호텔의 어메니티와 차별성을 뒀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을 위한 '엠 패스포트’는 현재 대구 메리어트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이색 키즈 프로그램이다. 부모와 함께 체크인하는 3~13세 어린이 투숙객은 액티비티 지도가 담긴 엠 패스포트 지갑을 제공받는데, 어린이 고객은 지도를 통해 호텔 주변에 위치한 여행 스폿과 다양한 액티비티를 직접 찾을 수 있다. 대구 메리어트 호텔은 엠 패스포트 패밀리 펀(Family Fun) 패키지를 통해 아동친화적 객실 어메니티, 커넥팅 객실, 얼리 체크인·레이트 체크아웃 등을 제공하며, 12세 미만 어린이에게는 무료 식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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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대구 메리어트는 '메리어트 본보이 더 베스트 신한카드(메리어트 신한카드)'를 소지했다면 무료로 1박 투숙할 수 있는 호텔 중 한 곳이다. 메리어트 신한카드는 연회비가 26만원이 넘는 프리미엄 카드지만 국내 호캉스 족들에게 입소문을 타며 현재까지 8천장이 넘게 발급됐다. 카드 가입만으로도 연간 25박 숙박을 해야 받을 수 있는 메리어트 본보이 골드엘리트 등급이 기본으로 제공되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 카드로 대구 메리어트를 이용한다면 1박 무료 숙박과 더불어 객실 업그레이드, 오후 2시 레이트 체크아웃, 5만원 조식 할인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무료 숙박이 되는 호캉스 한번 즐기려고 비싼 연회비를 지불하며 무리하게 신용카드 발급을 받을 필요는 없다. 이 카드는 전세계 메리어트 계열 호텔을 자주 이용하고, 평소 메리어트 본보이 등급 유지 및 업그레이드를 위해 실적을 쌓고자 한다면 발급을 고려해봐도 좋을 카드다.
- 서미영 기자 pepero9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