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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수첩]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전력수급 위기… 완성도 높은 에너지 정책이 필요

기사입력 2021.07.29 09:05
  • 최근 일부 지역 낮 최고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등 역대급 폭염이 이어지며, 전략 수급에 위기를 맞고 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27일 전일 최대전력수요는 오후 6시 기준 91.1GW로 집계되며 올여름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말 수립한 9차 전력수급 기본계획(2020~2034년)을 통해 올여름 최대 전력 수요가 90GW일 것으로 전망했지만, 지난 27일 전력 사용량은 91.1GW를 기록했다.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하기도 전에 정부의 최대 전력 수요 예상치를 가뿐히 뛰어넘은 것이다.

    산업부는 8월 둘째 주 최대 전력 수요가 94.4GW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폭염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보되고 있는 상황에 산업용 수요까지 몰리면서 2011년 9월에 발생한 대정전 사태가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 고리원자력 신고리1, 2호기 /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제공
    ▲ 고리원자력 신고리1, 2호기 /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이와 같은 전력난 예고에 정부는 신월성 1호기, 신고리 4호기, 월성 3호기 등 정비 원전 3기의 재가동 일정을 앞당겨 추가 공급 전력 확보에 나섰다. 정부는 이 같은 사태에 올여름 전력수급 위기는 탈원전 정책과 무관하며, 전력공급 능력은 작년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전력난의 근본 원인을 무리한 탈원전 정책과 이에 따른 수요 예측 실패라고 평가하며, 현 정부의 밀어붙이기 탈원전 정책으로 수급 불안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현 정부가 탈원전 중심의 에너지전환 정책을 추진하며 신재생에너지를 늘려왔지만, 전력 소비가 가장 많은 시간대에 재생에너지 발전의 전력 공급 기여도는 2%에도 못 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23일 전력거래소가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피크시간대 발전원별 발전량’ 자료에 따르면 이달 1~15일 하루 중 전력 소비가 가장 많은 이른바 피크시간대의 태양광, 풍력의 발전 비율은 각각 1.4%, 0.3% 수준으로 1.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총발전량에서 석탄 비율은 38.1%,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비율은 34.2%, 원전 비율은 21.2%로 각각 집계됐다.

    산업부는 피크시간대 발전원별 발전량 자료에 대해 ‘전력시장 내 거래량만 산정된 수치’라며 전력거래소가 운영하는 전력시장에서 거래된 태양광의 발전량만으로 전체 태양광을 모두 포함하면 발전비중이 9.2%로 추계된다고 설명했다.

    산업부의 이러한 설명에도 태양광·풍력의 설비용량은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여름철 피크시간대의 발전 기여도는 크지 않다. 결국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 원전 등이 전력 사용 피크시간대에 대부분의 전력을 공급하고 있는 셈이다.

    빠르게 확대되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친환경적이고 안전하지만, 환경과 기상 조건 등에 따라 발전량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이를 보완할 발전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향후 원전을 줄여가는 것은 필요하다. 정부는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라 원전을 향후 60년 이상에 걸쳐 점진적으로 감축할 계획이라고 했다. 하지만, 매번 반복되는 전력수급의 위기 속에서 고비를 넘기는 것이 아닌 실질적인 신재생에너지의 확대 방안과 에너지 수급의 안전성, 경제성 등을 고려한 완성도 높은 에너지전환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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