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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가 있었다면,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를 배경으로 90년대의 상황을 빌려 현재의 남과 북 상황을 이야기한다. 영화 '모가디슈'에 담긴 마음이다.
22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롯데타워점에서 영화 '모가디슈'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 배우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구교환, 김소진, 정만식, 김재화, 박경혜를 비롯해 류승완 감독이 참석했다. 영화 '모가디슈'는 고립된 소말리아의 도시 모가디슈에서 내전으로 인해 고립된 남한과 북한 대사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김윤석은 남한 대사 한신성 역을 맡았다. 김윤석은 "내가 저기서 촬영한 건지 살았던 건지 헷갈릴 만큼, 제가 4개월 가까이 있던 숙소의 모든 장소에서 90%에 가까운 촬영이 됐다. 그 안에서 잠을 자고, 밥을 먹고, 촬영도 했다. 영화가 아니라 실제로 있었던 것처럼 생생했다. 외국인의 대규모 군중 장면이 나오는데, 정말 실감나게 나왔다. 그때는 미처 몰랐다. 끝까지 몰입감과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봤다"고 작품을 본 소감을 전했다. -
조인성은 대한민국 대사관의 강대진 참사관 역을 맡았다. "그동안 혼자 이끌어가는 작품을 해와서, 감독님과 김윤석, 허준호가 함께하신다기에 역할이 적어도 같이 작업이라는 것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모가디슈'에 합류한 조인성은 "영화를 보며, 그 너머의 저와 우리가 보이기도 했다. '모가디슈'는 더욱더 남다른 것 같다"고 남다른 애정을 전했다.
허준호는 북한 대사 림용수 역을 맡았다. 시나리오 대신 류승완 감독의 설명과 믿음직한 눈빛만으로 합류를 결정한 그는 "개인적으로 3, 4번째 본다. 짧지 않은 배우 생활 중에 오늘 또 왜 울었는지, 혼자 울면서 봤던 좋은 영화"라고 솔직한 감상을 전했다.
구교환은 북한 대사관 태준기 참사관 역을 맡았다. 그는 극 속에서 남과 북의 참사관으로 조인성과 몸과 입으로 강하게 부딪힌다. 그는 "(조인성 선배님이) 언제나 순두부 터치를 자랑하셨다. 소품도 안전 소품이고 선배님의 킥도 안전한 킥이었다. 춤추듯이 액션 장면이 진행된 것 같다. 안무의 재미있는 춤을 추는 기분이었다"고 함께 호흡을 맞춘 소감을 밝혔다. -
허준호는 초보 운전인 구교환이 운전하는 차를 함께 타야 했다. 그는 "구교환이 운전면허를 촬영 직전에 취득했다고 하더라. '교환이 어디 갔어?'라고 현장에서 물으면 공터에서 혼자 운전 연습을 열심히 하고 있더라. 그 차에 탄 제 마음에는 공포가 있었다. 그래도 우리 구교환이 잘 해냈다"며 소감을 덧붙여 웃음을 더했다.
김소진은 남한 대사 한신성의 부인 김명희 역을 맡았다. 김윤석은 "먼저 현장에 가 있던 김소진이 한국에서 갈 때 뭐가 필요한지 잘 설명해줘서 편했다"며 부부 호흡을 넘어선 고마움을 전했다. 김소진은 "모든 스태프, 배우들이 함께한 시간이 굉장히 길고 크고 특별했다"며 함께한 4개월의 시간을 회상했다.
정만식은 남한 대사관 공수철 서기관 역을 맡았다. 그는 '모가디슈'의 촬영을 위해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덕분에 면허증이 생겼다. 인생 첫 질주 연기를 했다. 놀랍게도 차가 구형이라서 제 차는 계기판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래서 속도를 맞추자고 하는데 속도계가 안 움직여서 알 수가 없었다. 눈으로 맞춰야 하는데 불이 나서 보이지 않았다. 무서웠다. 제 차에 탔던 김재화는 얼마나 무서웠겠냐. 오만가지가 굉장히 긴장하게 했는데, 그래도 잘 해결한 것 같다"고 완벽한 카체이싱 장면에 대한 만족감을 밝혔다. -
김재화는 남한 대사관 사무원이자 공수철 서기관의 아내 조수진 역을 맡았다. 한 아이의 엄마기도 한 김재화는 "4개월 동안 아이와 떨어져 있다는 것이 처음에는 좋았지만, 곧 향수병이 왔다. 앤드류가 밥을 먹으면서 케냐의 가족 이야기를 해줬는데, 감동이 있었다. 배우로서 무척 좋은 경험이었다"고 당시 느꼈던 마음을 전했다.
박경혜는 남한 대사관의 박지은 사무관 역을 맡았다. 그는 "한 달만 더 있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즐거운 시간"이라고 '모가디슈' 촬영 현장에서 보낸 4개월의 시간에 애정을 전했다. 또한 "계속 숨을 참고 봐서 지금도 아직 심장이 두근두근하다. 많은 분이 함께 느꼈으면 좋겠다"고 작품에 대한 느낌을 덧붙였다.
류승완 감독은 남한과 북한의 이야기를 소말리아 내전 상황 속에 녹여냈다. 하지만 그 문법이 기존과 같지만은 않다. 그는 "젊은 세대가 볼 때 북한은 다른 나라로 인지하는 느낌이 있었다. 굳이 귀를 기울이려 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모가디슈'를 하면서, 이전 북한에 접근할 때 이전 세대의 방식, 통일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닌 지금 있는 그대로의 북한으로 접근했다"고 밝혔다.
타국의 내전상황부터 생존에 대한 절박함까지 스크린에 고스란히 옮겨냈다. 특히, 카체이싱에 대해서는 "몇날 며칠이 걸려 말해도 모자랄 정도"라고 한 류승완 감독은 '모가디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제 의도와 영화 완성본이 일치한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고난 후, 관객 한 분 한 분이 느낀 느낌이 맞을 거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모가디슈'는 오는 7월 28일 개봉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 조명현 기자 midol1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