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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황정민이 '인질'이 된다. 실제 영화 속에서 '인질'이 되는 것도 황정민이고, 이러한 황정민의 모습을 연기하는 것도 황정민이다. 그에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정확한 사정은 영화 '인질'을 보면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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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영화 '인질' 온라인 제작보고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감독 필감성과 배우 황정민이 참석했다. 지난해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이후 약 1년 만에 스크린 복귀에 나선 황정민은 "1년 전에 좋은 영화를 했고, 우연치 않게 1년 후에 개봉을 하다 보니까 감개무량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영화 '인질'은 어느 날 새벽, 증거도 목격자도 없이 납치된 '배우 황정민'을 그린 리얼리티 액션스릴러. 극 중 '인질' 캐릭터가 되어 돌아오게 된 황정민은 "대본에 나온, 실제로 황정민이 납치된다는 설정 자체가 재미있었다. 실제로 그런 일은 없지만, 그런 일이 있다는 가정 하에 움직여지는 이야기다. 영화를 영화로 보는지, 다큐로도 볼 수 있는지 그런 지점에서 재미가 있을 것 같았다"라고 이번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이유도, 목적도, 그리고 어떠한 증거조차 없이 어느날 갑작스럽게 납치된다. 황정민의 모습은 연기였을까, 혹은 실제였을까. 황정민은 "억울하기 보다는 무섭죠"라며 "실제 황정민과 인질인 황정민을 맞춰가는 과정이 어려웠다. 얼마나 영화 속의 모습을 보여줘야하는지, 혹은 실제 황정민은 보여줘야하는지 그 접점을 찾는 것이 어려워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던 기억이다"라고 말했다. -
그렇다면 '왜' 황정민이었을까. 각본은 물론, 연출까지 맡은 필감성 감독은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라며 "사실 납치라는 것이 극단적 상황이고 사람이 죽기 직전의 공포나 억울함, 불안감, 비굴함도 나올 것이다. 한정된 공간에서 그런 스펙트럼을 누가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냐고 했을때 '황정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또 다른 한 가지는 예고편에서 '드루와', '가오가 없냐' 등의 대사가 등장하는데, 이런 관객들이 많이 아는 유행어가 있다는 것도 중요했다. 그런 것이 나올 때 내가 아는 황정민이 잡혀있다는 것을 환기시키고, 사실성을 배가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주안점을 둔 부분에 대해 필감성 감독은 "이 장면이 리얼하고 사실적인가에 대한 '리얼함'과 에너지가 잘 드러나야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찍었다"라며 "실명을 가지고 출연했기 때문에 사실을 전제하며 극이 진행된다. 가짜처럼 보이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답했다. -
황정민은 이러한 감독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납치된 상황인 만큼, 묶여있는 모습을 보여주게 되는데 황정민은 "묶여서 고개를 들고 움츠리는 등의 모습으로 모든 감정의 디테일을 살려야 하니까 그게 힘들기는 했다"라면서도 "더 힘들었던 것은 모니터하러가는 것이 정말 힘들었다. 묶인 상태에서 다시 묶었다 풀렀다 하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 감독님과 소통하는 것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라는 고충을 전했다.
뿐만 아니라 산 속을 뛰어다니며 추격신까지 소화했다. 황정민은 "좋은 장면을 뽑아야 하니까 계속 뛰었는데 힘들었어요"라며 "실제로 저는 죽기살기로 도망가고, 미친듯이 뛰어야 표정이 나오기 때문에 달렸는데 빨리 달려서 인질범 역할이 저를 못 쫓아왔다. 그 친구들도 죽기살기로 저를 잡아야하는 모습이 담겨야하기 때문에 간격이 벌어져서 다시 찍고 했던 기억에 난다"라고 촬여 당시를 회상했다.
황정민은 실제 이름이 극의 역할명이 되는 것에 대해 "부담은 전혀 없고, 즐겼던 것 같다"라며 "리얼하게 사실적으로 받아들여주셨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이어 "실제 황정민과 배우 황정민의 모습이 공존한다. 유행어 덕분에 더 재미있게 된 것 같다. 작품을 마친 뒤, 저의 다양한 면을 본 것 같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황정민의 새로운 도전으로 궁금증을 자극하는, 영화 '인질'은 오는 8월 18일 개봉을 확정했다.
- 하나영 기자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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