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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횟수, 비만 등과 관계없이 체중 변화가 큰 40대 이상의 남성은 암 발생 위험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팀은 40세 이상 남성이 체중 변화가 심할수록 암 발생위험이 증가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를 활용해 2002~2011년 5회 이상 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남성 약 170만 명을 추적·관찰한 결과, 총 11,500명에게서 암이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 이전에 암 발생 이력이 있거나 기간 중 사망한 표본은 제외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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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변화량에 따라 5개 그룹을 나눠 분석한 결과에서는 평균 체중 변화량이 큰 그룹일수록 암 발생위험이 꾸준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체중 변화량이 가장 큰 5그룹(2.5kg 초과)은 가장 작은 1그룹(1.22kg 미만)에 비해 전체 암 발생위험이 약 22% 증가했다. 세부 암 종별로는 5그룹이 1그룹보다 폐암, 간암, 전립선암 위험이 각각 22%, 46%, 36% 높았다. 절대적인 표본은 적지만, 신장암 위험도 38% 상승했다.
이러한 경향은 고령, 비만, 규칙적 운동 여부와 관계없이 나타나, 잦은 체중 변화 자체만으로도 암 발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 염증을 지목했다. 체중 변화 시 근육량 감소 혹은 지방 증가가 염증을 일으키거나, 방어능력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남성의 체중 변화와 암 발생위험 간의 관계를 밝혔다는 데 의의가 있다. 지금까지 여성의 반복적인 체중 변화가 신장암, 유방암, 자궁내막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알려졌으나, 남성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았다.
박민선 교수는 “이번 연구는 중장년층 남성이 체중 변화량이 큰 경우, 암 발생위험이 높아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며, “과도하게 열량 섭취를 줄이는 등 급격한 체중 변화를 유발하는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 호에 게재됐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