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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서형 "쉬고 싶지 않아 선택한 '마인'…멜로 갈망 해소했죠"

기사입력 2021.07.13.16:17
  • '마인' 김서형 인터뷰 / 사진: 키이스트 제공
    ▲ '마인' 김서형 인터뷰 / 사진: 키이스트 제공
    '갓서형'이라는 수식어에 맞게 매 작품 실망을 안겨주지 않는 배우 김서형. '마인' 속 김서형은 '멋진 언니'의 표본다운 모습과 함께 멜로까지 소화하며 한계 없는 소화력을 보여줬다.
  • '마인'은 세상의 편견에서 벗어나 진짜 나의 것을 찾아가는 강인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극 중 김서형이 연기한 '정서현'은 대기업 효원그룹의 맏며느리로, 재목 없는 효원가 사람들을 대신하는 실세다. 사랑 없이 결혼한 남편과, 남편의 혼외자를 키우는 아내이자 엄마다.

    그런 그에겐 비밀이 있다. 결혼 전 사랑하는 여자가 있었다. '서현'은 세상의 편견을 깨기 위해, 큰 그림을 그린 채 효원가에 들어왔다. 그렇게 효원가를 지탱해온 서현은 동서 '서희수'(이보영)를 도우며 견고한 편견에 맞서 싸운다.
  • 작품 종영 후 서울 강남구 논현로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김서형을 만났다. 종영 소감을 묻자, 김서형은 정작 촬영이 바빠 인기를 실감하지 못했다고 했다.

    "사실 촬영하면서 작품을 챙겨보지 못했어요. 촬영할 때는 대본을 숙지하는 데 정신이 없어서 잠을 잘 못 잤거든요. 세트도 왔다 갔다 해서 이동시간 때문에요. 잘 되고 나니까 기운이 나요. 마지막이 잘 나왔더라고요. 저는 다른 배우들은 어떻게 찍었는지 몰랐는데, '10% 넘겠다' 하면서 봤어요"
  • 극 중 김서형은 '정서현'과 완벽 싱크로율을 보여줬다. 이제껏 보여준 캐릭터보다 더 섬세한 감정선이 필요한 캐릭터였다. 외적인 모습도 상류층에 걸맞게 맞춰야 했다. 연기적 변신을 한다는 생각보다, 그저 그 캐릭터가 된다는 생각으로 연기에 임한다는 김서형은 직접 부딪히는 방법을 선택했다. 아직도 연기가 어렵지만, 결국 부딪혀보지 않으면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저는 지금도 연기를 다 모르겠어요. 캐릭터를 만날 때마다 새롭게 표현해줘야 하니까, 저에게도 미지수인 캐릭터를 사람으로 형상화해야 한다는 게 늘 똑같이 어려워요"

    "새로운 캐릭터를 하면 직업군도 다르고 환경이 다른 사람을 연기해야 하는데, 저는 자꾸만 사람으로 표현해서 보시는 분들도 더 그렇게 (리얼하게) 느끼시는 것 같아요"
  • 정서현 캐릭터의 서사를 완성한 것에는 김서형의 눈빛이 한몫했다. 또렷하면서도 촉촉이 젖은 듯한 눈망울이 여러 감정을 담아냈다.

    "잘난 척 같긴 하지만, 제가 눈이 예뻐요. 제 장점인데, 눈빛 연기를 하려고 하는 건 아닌데 같은 조명을 써도 눈이 반짝이게 보여서 렌즈 꼈냐는 말도 종종 들어요. 슬프게 하려고 한 게 아닌데 슬퍼 보인다는 얘기도 들었고요. 나이가 드니까 더 좋게 캐릭터에 맞게, 제가 (제 장점을) 활용할 줄 아는 방법이 생긴 것 같아요"

    "보기에는 실물이 낫다고들 하시는데 이번 작품에선 제일 제 마음에 들게 나오더라고요. 화면에 실물만큼 안 나오니까 어느 순간 포기하고 있었거든요. 그냥 '화면을 잘 안 받나 보다'하면서요. 제 쌍꺼풀이지만, 이걸 수술을 하면 더 정확할까 싶어서 성형외과에 가보기도 했죠"
  • 김서형은 '마인' 속 자신의 모습에 크게 만족했다. 상류층 캐릭터다 보니 헤어, 메이크업, 의상까지 신경 쓰지 않은 부분이 없었다. 심지어 상류층의 애티튜드까지 연기해야 했다. 김서형의 노력 덕분에 현존할 것 같은 캐릭터를 완성할 수 있었다.

    "제가 경험해볼 수 없는 재벌가잖아요. 그래서 '이 정도로 옷을 입어서 과연 될까?' 싶기도 했어요. 실제로는 어떻게 사는지 모르니까요. 내용이나 캐릭터에 맞게 쌓아가다 보니까 볼거리가 더 생기게 된 것 같아요. 차에 타고 내릴 때, 전화 받을 때 제스처나 의상, 헤어, 메이크업 같은 점에서요"
  • 김서형은 '마인'을 통해 멜로에 대한 갈망을 해소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캐릭터 설정상 동성애라는 건 문제가 되지 않았다.

    "멜로라는 당연한 점에 매료가 된 거지 동성애가 특별하진 않았어요. 저는 욕심이 나더라고요"

    "멜로 역할을 하고 싶다는 마음에 늘 목말라 있었어요. 그래서 '마인'은 어떤 작품보다도 속 시원하게 끝난 것 같아요. 로맨스 엔딩을 다 보여주는 건 다른 멜로에서 보여주리라 싶었어요. 만약 이성 간의 멜로였다고 해도 저는 정화 씨에게 했던 것처럼 똑같이 했을 거에요. 어떤 멜로가 오던 저에게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에요"
  • '스카이캐슬' 후 쉴 틈 없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김서형이다. 차기작으로 고려 중인 게 있는지 묻자 "정해달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스카이캐슬' 후 영화 '여고괴담6' 촬영에 들어갔고, 이후엔 드라마 '아무도 모른다'까지 연이어 출연했다. 체력적으로 힘들지는 않을까.

    "'스카이캐슬' 끝나고 '여고괴담6'을 두세 달 만에 바로 정해버렸어요. 쉬고 싶지 않았고, '스카이캐슬' 끝나고 뭔가 답답한 게 있었거든요. 감정을 절제하고 묻어두는 역할이라 미치겠더라고요. 그맘때 '여고괴담'이 들어왔고, 그 역할 하고 나서 살이 더 빠졌어요"

    "'여고괴담' 하면서 '아무도 모른다' 촬영을 20일 만에 나갔는데, 제가 연기를 통해서 스스로 막 털어내고 하니까 편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내려놓는 나름의 시기가 필요했던 것 같아요"
  • '마인'까지 마친 김서형은 한결 편안해진 모습이었다. '스카이캐슬'을 하며 느꼈던 답답함을 '여고괴담6', '아무도 모른다', '마인'을 통해 하나씩 해소해갔기 때문이다. "작품에서 해소가 돼서 당분간 차기작이 없어도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전에 비해서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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