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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통업계가 특정 인물을 지정해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핀스킨 마케팅’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핀스킨 마케팅(pinskin marketing)은 핀셋으로 집듯 상품 특성에 맞는 소비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핀셋 마케팅’과 직접 보고 느끼고 체험하게 하는 ‘스킨십 마케팅’이 합쳐진 용어다. 버스 정류장, 지하철 스크린도어 등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옥외매체를 통해 개인화된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광고 피로도를 낮추고, 효율적인 메시지 전달이 가능하다.
이같은 장점을 살려 유통업계는 소비자와의 접점이 많은 식품 브랜드부터 중고거래 커뮤니티, 푸드 딜리버리 애플리케이션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핀스킨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비비고, ‘책은 사람을 만들고 비비고는 아침을 만든다, 비비고 죽으로 든든한 아침’ -
CJ제일제당 ‘비비고’가 든든하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아침 대용식으로 비비고 죽을 알리는 캠페인을 전개한다. 비비고 죽은 간편함은 물론 풍부한 재료로 맛과 영양까지 고루 갖춰 든든한 아침 식사로 제격인 상품이다. 이에 비비고는 평소 아침을 거르거나 간단하게 먹는 습관을 지닌 소비자들을 ‘콕’ 지정해 말을 건네는 전략을 취했다.
그중 직장인 밀집 지역인 강남대로와 한강대로 인근 버스 정류장 광고가 이목을 끈다. 특정 회사 임직원들과 그 지역을 자주 오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문구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책은 사람을 만들고 비비고는 아침을 만든다(교보)’, ‘위대한 갤럭시를 만드는 일도 시작은 든든한 아침부터(삼성전자)’ ‘피, 땀, 눈물 흘린 당신에게 든든 아침 다이너마이트(HIVE)’, ‘잊지 말고 꼭 아침 식사 헤라(아모레퍼시픽)’ 등 기업별 특색 있는 문구가 적힌 광고가 걸려 있다.
이 외에도 직장인들의 주요 통근 지하철역 명을 활용한 ‘신사역 아침 꼬르륵 소리, 누구예요?’, 특정 인물의 이름을 빌린 ‘정훈씨, 체력이 아니라 아침이 부족한 거예요’ 등 이색적인 메시지와 함께 비비고 죽으로 든든한 아침을 챙길 수 있다는 점을 재치 있고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당근마켓, ‘OO동도 당근이세요?’ -
지역 생활 커뮤니티 ‘당근마켓’은 동네 생활을 위한 앱이라는 플랫폼 특성에 맞게 지역 맞춤형 광고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서비스를 상징하는 주황색 배경에 캐릭터를 배치하고, 실제 중고 거래 이용자들의 인사말로 잘 알려진 문구를 활용했다.
‘한남동도 당근이세요?’, ’신사동도 당근이세요?’ 처럼 실제 광고가 실리는 구역의 이름을 사용해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인사를 건넨다. 당근마켓은 서울 전역과 수도권, 세종시까지 총 183개의 동, 약 450개의 소재로 광고를 진행해 지역 생활 커뮤니티라는 아이덴티티를 강화했다.
배달의 민족, ‘이런 배달 맛집이 있다니, 부럽다 OO동’ -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 민족’은 2015년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부럽다 OO동’ 캠페인을 전개했다. 브랜드 홍보와 함께 이름난 동네 배달 맛집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특정 지역의 거주민을 청자로 지정해 동네 맛집에 대해 부러움을 표현했다.
최근에는 외식업 종사자들을 위한 응원의 메시지를 담은 옥외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식당의 단골손님이 사장님께 보내는 감사의 마음을 광고로 표현했다. 실제 미아사거리역 인근 버스정류장에는 ‘성하순대국 사장님께’라는 식당 광고가 걸렸다. 사진과 함께 ‘꼭 한 번 응원의 인사를 전하고 싶었다',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보란 듯이 오래오래 함께 장사하며 가족처럼 지내자'는 편지 글귀가 담겨 있다.
- 김경희 기자 lululal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