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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자동차코리아(이하 볼보코리아)는 전동화 시대를 연 B 엔진을 탑재한 마일드 하이브리드 모델(MHEV)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앞서 볼보코리아는 지난해 2021년식 모델부터 글로벌 시장 최초 디젤, 가솔린 내연기관을 전면 배제하고 파워트레인을 하이브리드로 개편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지난해 파워트레인별 판매량에 있어서도 괄목할만 성과를 달성했다. 특히 지난해 9월 첫 판매가 시작된 MHEV의 경우, 판매 4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3622대를 기록, 전체 판매량 중 28%를 차지했다. T8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 판매량도 1592대로 전년 동기 대비 688% 증가하며 친환경 자동차 제조사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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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도 지속 투입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고성능 MHEV B6 탑재한 XC60, S90, 크로스컨트리(V90), XC90 등 4종을 출시했다. 새롭게 선보이는 B6 엔진은 볼보의 전동화 전략에 따라 기존 T6 엔진을 대체하는 가솔린 기반 고성능 MHEV 파워트레인이다. 보다 환경친화적이면서도 뛰어난 주행 성능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된 엔진으로 제동 과정에서 생성된 에너지를 회수해 가솔린 엔진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연료를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과 더불어 민첩한 엔진 반응을 이끌어 정지 상태에서 더욱 부드러운 가속 성능을 제공한다. 또한, 저 마찰 엔진 기술과 혁신적인 엔진 관리 시스템, 커먼 레일 직분사 및 통합된 전기 충전기, 터보 기술의 조합은 모든 속도에서 엔진의 출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B6 엔진은 최고출력 300마력, 최대토크 42.8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여기에 사륜구동(AWD) 시스템을 기본으로 적용하고 도로 위 주행 정보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운전자가 선호하는 조향 특성을 쉽게 조정할 수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를 제공해 주행 능력과 운전자의 편의를 높였다. 기존 모델에 비해 눈에 띄는 내외관 변화는 덜하지만, 엔진 변화가 신차의 핵심이다. 참고로 볼보 MHEV 모델은 출력에 따라 B4, B5, B6 등 3종으로 구분되는데 각각 순차적으로 197마력, 250마력, 300마력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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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EV 모델 중 S90 B6 AWD 인스크립션, XC90 B6 AWD 인스크립션을 순차적으로 시승했다.
먼저 외관은 기존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완성도가 높은 볼보의 독착정 디자인 언어를 바탕으로 깔끔하면서 세련된 인상이다. 전면부는 입체감이 돋보이는 아이언마크를 넣은 그릴과 토르의 망치로 불리는 LED 헤드램프가 조화를 이룬다. 후면부는 공기 저항을 낮춰주는 트렁크 일체형 스포일러, 범퍼 하단에 자리한 히든 테일 파이프, 시퀀셜 턴 시그널을 넣은 LED 테일램프, 크롬 마감 처리된 범퍼 및 통합형 루프레일을 적용했다. 20인치 알로이 휠, 21인치 다이아몬드 컷 휠은 이 모델이 고성능임을 나타낸다.
실내로 들어서면 볼보 특유의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콘셉트가 운전자를 반긴다. 특히 스웨덴 오레포스의 장인들이 수작업으로 제작한 크리스탈 기어노브는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다. 동급 모델 보다 공간도 여유롭다. 천연 나뭇결이 살아있는 대시보드와 촉감이 좋은 부드러운 가죽 시트는 몸을 편안히 감싼다. 시트는 마사지와 통풍 기능까지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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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을 위해 탑승을 했더니 시트가 편안하게 몸을 감싸준다. 이후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음이 거의 없어 조용하다. 정차 상태에서 출발과 재시동 시 엔진 출력을 보조하는 방식으로 전기모터가 가동되는 MHEV 특성상 운전자가 일반 내연기관과 주행 질감에서 변화를 체감하기는 사실상 쉽지 않다. 다만 기존 가솔린이나 디젤 모델과는 실내 정숙성에서 보다 만족스럽다.
드라이브 모드를 컴포트 모드로 선택하고 천천히 주행을 시작했다. 시속 60~80km로 주행해보니 시속 80km 정도의 속도에서 진동과 소음이 없고, 승차감도 부드럽고 편안하다. 엔진과 맞물린 8단 자동변속기는 편안하고 빠르게 속도를 높인다. 스티어링 휠은 응답력이 가볍다. 이후 곡선 주로에서는 한쪽으로 쏠리는 느낌 없이 잘 잡아주어 안정적이다. 오르막길에서도 힘이 더디지 않게 올라가며 요철을 넘을 때는 서스펜션이 충격을 잘 흡수해 불편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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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시속 90~100km까지 서서히 가속 페달을 밟으면 힘 있게 나간다. 진동과 엔진음은 적고 스티어링 휠은 묵직해 안정적이다. 또한, 저속은 물론 고속 주행에서도 정숙하다. 코너에서는 서스펜션이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시켜 주어 언더스티어가 거의 나지 않는다. 이후 주행 모드를 다이내믹 모드로 선택하고 시속 100km 이상 고속으로 주행해보니 사운드와 응답성이 달라진다. 가속력은 폭발적이진 않지만 원하는 만큼 반응해 만족스럽다. 서스펜션은 단단하고 브레이크도 민첩하게 반응해 안정적이다.
스티어링 휠 버튼으로 반자율주행 기술인 '파일럿 어시스트 II'를 활성화했다. 기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에 방향까지 일부 보조하는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다. 이를 활용하면 최대 시속 140km까지 차선 이탈 없이 달릴 수 있다. 전방에 감지되는 차량이 있을 경우 정지 상황에서 작동할 수 있으며 차량이 없다면 시속 15km부터 작동한다. 차선 안에서 일정하고 정확하게 차량 위치를 유지하기 때문에 확실히 피로가 줄어들고 여유 있는 주행이 가능하다.
파일럿 어시스트 II 외에 시티 세이프티, 도로 이탈 완화 기능, 반대 차선 접근 차량 충돌 회피 기능,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 등을 탑재해 안전과 편의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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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시승했던 B5 역시 성능 면에서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았지만, B6는 이런 달리는 즐거움이 더 커졌다. B5 보다 늘어난 출력 덕분이다. 언제든 오른발에 힘을 주면 시원스러운 가속감을 맛볼 수 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 시간은 S90 B6 AWD 인스크립션 6.6초, XC90 B6 AWD 인스크립션 6.7초다. 복합 연비는 각각 10.3km/ℓ, 9.2km/ℓ다.
B6는 2종 저공해 자동차로 분류돼 공영 주차장과 공항 주차장 할인, 남산 터널 등 혼잡통행료 면제 등 여러 친환경차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부가세 포함한 판매 가격은 S90 B6 AWD 인스크립션 7090만원, XC90 B6 AWD 인스크립션 9290만원이다.
- 성열휘 기자 sung12@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