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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진기주, 위하준, 김혜윤, 박훈의 피, 땀, 눈물, 그리고 연골과 파스가 담겨있다. 영화 '미드나이트' 속에서다.
9일 영화 '미드나이트'의 온라인 제작보고회가 열려 배우 진기주, 위하준, 박훈, 김혜윤, 그리고 권오승 감독이 참석했다. '미드나이트'는 한밤중 살인을 목격한 청각장애인 ‘경미(진기주)’가 두 얼굴을 가진 연쇄살인마 ‘도식(위하준)’의 새로운 타겟이 되면서 사투를 벌이는 극강의 음소거 추격 스릴러. -
배우 진기주는 경미 역을 맡았다. 경미는 말하지도, 듣지도 못하는 청각장애인이지만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자신의 상황을 극복해가는 인물이다. 우연히 살인사건을 목격한 뒤 잔인한 연쇄살인마 ‘도식’의 새로운 타겟이 되는 인물이다.
진기주는 청각장애인에 다가가기 위한 남다른 노력을 전했다. 그는 "감독님께서 이어플러그를 꼽고 자는 것을 추천해주셨다. 시나리오 쓰실 때 자주 하셨다고 했다. 이를 꼽고 자면 제 숨소리, 심장 소리가 진동으로만 구분이 된다. 잠에서 깨면, 소리가 없는 상황이 이런 느낌인가 느껴졌다. 그렇게 하나, 둘 접근했다"고 밝혔다.
시종일관 쫓고 쫓기고, 살해의 위협에 시달려야 하는 현장이었다. 진기주는 "극한 현장"이라며 "항상 위험한 요소들이 늘 존재했다. 합이 딱딱 짜인 액션을 소화하는 게 아니라, 훨씬 살아있고, 생동감있고, 규칙이 있는데, 없는듯한 액션이 대부분이었다. 몰입을 하다보면 더 다칠수있는 위험도 있고, 늘 몸에는 멍이 있었다"며 "요즘도 피곤하면 무릎이 반응이 오더라. 연골나이트라고 얘기할 정도로, 연골이 아프다. 그런데 왜 그렇게 재미있었는지 모르겠다"고 현장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
위하준은 선과 악의 두 얼굴을 가진 연쇄살인마 도식 역을 맡았다. 그는 "외형적인 부분에서 좀 더 날카롭게 보이기 위해 10~12kg 감량했다. 촬영하면서 더 빠졌었다. 감독님과 자주 만나면서 도식에 대해 더 깊게 분석하고 그 장면을 어떻게 만들어나갈지 고민한 과정이 있었다"고 밝혔다.
참고한 캐릭터도 있었다. 위하준은 "감독님과 처음 목표한 것은 힘을 빼는 것이었다. 도시에서 살인 놀이를 즐기는 모습은 '악마를 보았다' 최민식 선배님, '추격자'에서 하정우 선배님 등을 참고하면서 연기했다"고 전했다. -
김혜윤은 종탁(박훈)의 동생 소정 역을 맡았다. 곧 벌어질 사건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인물이다. 김혜윤은 "감독님과 이야기 나눈 것이 종탁과의 관계가 두터워야 나중에 오빠와의 애틋한 관계를 더 느낄 것 같아서 그것을 보여주려 노력했다"고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현장에 대한 애정도 전했다. 김혜윤은 "액션은 많이 없어서 언니, 오빠 온 것을 파스 냄새로 알 수 있었다. 저 멀리서 파스 냄새가 나면 언니 오빠들이 온 것을 알았다"며 "선배님들과 함께하면서 느낀 것은 '폐 끼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었다. 그 생각으로 이 영화에 임했다. 그래서 스리슬쩍 잘 묻어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겸손한 모습을 전했다. -
박훈은 소정의 오빠 종탁 역을 맡았다. 동생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동생바보이자, 연쇄살인마의 덫에 걸린 인물이다. 그는 "감독님과 얘기할 때 사건의 시작점인 소정과의 관계성이 많이 중요할 것 같았다. 오빠 바보로 연기하겠다고 말씀드리고 한참 연기하는데, 감독님께서 중간에 '박훈씨 그건 오빠바보가 아니라, 그냥 바보같아요'라고 하시더라. 소정이만 바라보는 느낌이 재미를 주었던 것 같다"고 중점을 둔 부분을 전했다.
남다른 노력도 덧붙였다. 박훈은 "캐릭터를 위해 살을 찌웠다. 그런데 빨리 지치더라. 몇 합 안했는데 빨리 숨이 차고, 안 좋은 것들로 찌우다보니, 파스타, 피자 먹고 찌우니 많이 힘들더라. 헉헉거리며 액션을 했던 추억이 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위하준은 워낙 운동신경이 좋다. 추격씬하는데 달리기를 너무 잘해서 카메라가 못 잡을 정도로 빠른 다리를 갖고 있다. 가끔 그 뒤를 쫓아야 하는데 계속 멀어져서 굉장히 당황스러웠다"고 에피소드를 덧붙여 현장을 폭소케 했다.
'미드나이트'는 스릴러 장르의 영화다. 연쇄살인범에게 쫓기는 상황에서 청각을 뺀 나머지 감각에 의존해 살아남아야 한다. 권오승 감독은 "별다방에서 시나리오를 쓰는데, 저 멀리에서 청각장애인 두 분이 대화를 나누고 계시더라. 지켜보는데 고요함 속으로 빨려 들어갈 듯 묘한 느낌이 있었다"며 "음료가 나와 불러주시는데, 듣지를 못하셨다. 직원이 뒤에서 툭 건드셨는데, 굉장히 놀라시더라. 이 장면이 스릴러가 되고, 범인이 직원이 되면 어떨까 생각했다"며 출발 지점을 전했다.
한편, 영화 '미드나이트'는 새로운 시도에 배우 진기주, 위하준, 김혜윤, 박훈의 연골을 간 노력이 담겨있다. 그들의 노력은 관객에게 극도의 긴장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미드나이트'는 오는 6월 30일 공개될 예정이다.
- 조명현 기자 midol1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