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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1년이 넘게 막혀있는 하늘길로 해외여행에 대한 갈망은 커져만 가고 있다. 답답해하고만 있기에는 가는 시간이 너무도 아쉽다. 직접 갈 수는 없지만, 랜선으로나마 홍콩의 아트 투어를 경험해 볼 수 있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있어 참여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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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1일 홍콩관광청에서는 실시간 현지 연결을 통해 ‘Arts in Hong Kong’ 캠페인의 일환으로 Virtual Art Experiential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Arts in Hong Kong'은 홍콩관광청이 5월 홍콩 전역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예술과 문화 행사들을 알리고, 공간적 제약을 벗어나 많은 이들에게 예술로 가득한 홍콩의 생동감을 전하고자 준비한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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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환으로 진행한 Virtual Art Experiential 프로그램을 위해 약 90분간 홍콩 현지 호스트와 국내 미디어 및 인플루언서들이 행사에 참여했으며, 홍콩관광청에서는 모든 행사 참여자들에게 스페셜 키트를 발송했다. 키트를 개봉하자 홍콩에서 가장 유명한 서양 쿠키인 '제니 쿠키', '티 뮤지엄 차' 그리고 젠탱글(Zentangle)로 완성하는 일러스트와 유색 펜이 들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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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탱글은 zen(선)과 tangle(얽힘)의 합성어로 구조화된 패턴을 그리면서 아름다운 이미지를 만드는 예술의 한 형태이다. 점, 선, 면, 단순한 곡선 등의 조합으로 표현하며, 스트레스가 풀리는 효과가 있어 실제 미술 치료 요법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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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 30분 무렵 줌(ZOOM)을 통해 홍콩 현지에서 한국말을 구사하는 호스트 체리 챈(Cherie Chan)의 안내로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됐다. 빅토리아 하버를 바라보고 위치한 서구룡 문화지구(The West Kowloon Cultural District)에 있는 M+ 뮤지엄과 홍콩미술관, 홍콩섬 센트럴의 스트리트 아트를 둘러보는 시간을 라이브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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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홍콩 스트리트 아트 전문가 알렉산드라 언레인(Alexandra Unrein)이 진행한 홍콩섬 센트럴의 스트리트 아트를 둘러보는 시간에서는 거리 곳곳마다 멋진 벽화들로 꾸며져 있는 올드타운 센트럴 거리를 생동감 있게 볼 수 있었다. 아기자기한 레스토랑들과 감각적인 숍들이 이루는 이국적인 풍경을 통해 마치 올드타운 센트럴 거리가 신사동 가로수길을 업그레이드한 공간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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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젠탱글 작가 테레스 챈(Terese Chan)과 함께하는 '젠탱글' 참여 프로그램이었다. 평소 예술활동과는 거리가 있어 펜을 들고 첫선을 긋는 것부터가 부담으로 다가왔지만, 젠탱글 작가의 조언을 듣고 점과 선을 긋다 보니 홍콩 컨벤션센터 외관이 어느 정도 내가 그은 선들로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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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의 마지막은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 모두가 완성한 젠탱글 기념촬영이었다. 나와 함께 랜선을 통해 같은 화면을 보고 동일한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들을 스크린을 통해 보니 묘한 동지애가 생기기도 했다. 90분간 다녀온 홍콩 랜선 아트 투어만으로 해외 여행에 대한 갈증이 해소되지는 않았지만, 여행을 즐기는 색다른 방법을 배운 계기가 된 프로그램이었다.
한편, 홍콩의 문화예술 부흥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는 홍콩관광청은 홈페이지 내 'Arts in Hong Kong' 캠페인 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쇼케이스, 추천 아트 행사 및 이벤트, 아티스트 인터뷰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 서미영 기자 pepero9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