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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신세계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베이코리아(이하 이베이) 인수 계획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유통업계에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이커머스 거래액 1위인 네이버가 기존 유통 공룡 신세계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베이를 인수한다면, 이미 연합전선을 구축한 CJ대한통운과 함께 거대 온·오프라인 제국이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말 기준 이들 3개 회사는 매출액이 44조원에 이르며, 계열 회사 규모만 500개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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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종속회사는 지난해 말 일본 야후와 통합한 라인 계열사 등 68개사가 빠지며 축소되었지만, 이베이 인수를 앞두고 컨소시엄으로 거론되는 신세계와 이마트 종속회사를 합친 것보다 많은 69개에 달한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재벌인 신세계와 이마트 그룹은 각 20개와 23개 종속회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의 계열회사는 44곳이다.
오는 8월 네이버와 함께 물류센터 설립을 앞둔 CJ대한통운의 연결대상 종속기업은 132곳에 이른다. 특히 씨제이㈜를 비롯한 계열사로 확대하면 454개 계열회사에 5개의 유가증권 상장 법인과 3개의 코스닥 상장 법인을 갖고 있다.
업계는 이커머스 시장 1위인 네이버가 신세계 이마트 그룹과 함께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성공한다면 기존 CJ대한통운과의 협력에 더해 이커머스 시장의 3분의 1을 장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같은 독식에 대한 우려로 공정거래위원회가 매머드급 이커머스 연합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기업결합 신고 절차에서 경쟁 제한 여부 등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각에서는 점유율 중심의 독과점 우려에 앞서 재벌간의 결합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이베이 인수전은 계열사만 수십 개에서 수백 개를 가진 재벌간 결합이라는 것을 더 주목해야 한다”라며, “온라인 재벌과 오프라인 재벌이 결합하면 결국 소규모 업체들은 고사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