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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봄은 어떤 모습일까. 봄이 찾아온 터키의 명소들은 온통 파스텔 빛으로 물드는 중이다. 터키문화관광부에 따르면, 터키 서부 이스파르타 지역은 보랏빛 라벤더 꽃봉오리가 피어오르기 시작했고, 세계적인 소금 호수인 투즈 호수는 햇빛을 받은 분홍빛 물결이 투명하게 반짝인다. 이스탄불의 프린스 제도에서는 가로수 곳곳에 새순이 돋아나기 시작하며 싱그러운 생명의 기운이 넘치고 있다.
터키문화관광부가 오랜 기간 동안 코로나 사태로 지친 여행객들의 마음을 달래 줄 터키의 사랑스러운 봄 풍경들을 소개했다.
동화 같은 보랏빛 라벤더 마을, 이스파르타 쿠유칵
터키 이스파르타(Isparta) 지역의 봄 한켠은 라벤더와 함께 하는 보랏빛 꿈처럼 몽환적이다. 이스파르타의 쿠유칵(Kuyucak) 마을은 일명 라벤더 빌리지로 불리는데, 250 명 정도의 인구가 사는 이 작은 마을이 봄이 되면 보라색 라벤더 꽃의 물결로 가득 차 아름다운 동화 속 한 장면을 연출하기 때문이다. -
쿠유칵 마을의 건물들도 라벤더 꽃처럼 보라색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어, 마치 동화 속에서 볼 법한 요정의 집이 떠오른다. 늦은 5월부터 시작되는 라벤더 시즌은 초여름까지 이어지고, 이때가 되면 온 마을에 라벤더 향기가 가득하다. 1975년 한 장미 상인이 프랑스에서 라벤더 묘목을 가져와 장미밭 옆에 심게 된 일을 계기로 1990년부터 마을에서 라벤더를 본격적으로 재배하기 시작했다. 첫 묘목부터 지금까지 3,000 헥타르 이상의 라벤더 밭이 가꾸어졌고, 현재 쿠유칵 마을은 터키 라벤더 생산량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적인 소금 호수의 분홍색 비밀, 투즈 호수
투즈 호수(Tuz Gölü)는 사랑스러운 빛깔의 물결 덕분에 분홍 호수(pink lake)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세계적인 소금 호수다. 파란 하늘과 끝없이 펼쳐진 호수가 맞닿은 신비하고 이국적인 풍경으로도 유명하다. -
투즈 호수는 많은 양의 소금으로 인해 평소에는 하얀 우윳빛 사막처럼 보이지만, 날씨가 따뜻한 봄 여름철에 방문하면 높은 기온과 염분이 만나 생기는 적조현상으로 인해 핑크빛으로 변한 호수를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일몰과 함께 사진을 찍으면 온통 분홍빛으로 물든 아름다운 세상이 펼쳐진다. 한편, 투즈 호수는 터키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호수이며, 우리나라 제주도 면적과 비슷한 크기이다. 터키 소금 생산의 중심지로, 터키 소금 소비량의 70%를 공급한다.
에너지 가득한 초록의 봄, 이스탄불 프린스 제도
9개의 섬으로 이뤄진 프린스 제도(Princes' Islands)는 사계절 내내 아름답지만 생동감 넘치는 봄 풍경이 특히 아름다운 곳이다. 프린스 제도라는 이름은 이스탄불(Istanbul) 중심부에서 약 20km 떨어진 크고 작은 섬들의 별칭으로, 폐위당한 황제나 권력 투쟁에서 밀려난 황자들의 유배지였다는 슬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 -
프린세스 제도의 섬들 대부분은 자연보호를 위해 일부 공용 차량을 제외한 차량의 진입이 금지되어 있어, 섬 내에서는 자전거나 마차로만 이동할 수 있다. 항구 근처에 있는 정류장에서 마차를 타고 둘러보는 프린세스 제도의 봄 풍경은 눈과 마음을 모두 맑게 하는 초록빛으로 물들어 있다. 여기에 마르마라(Marmara) 해의 푸른 바다가 더해져 더욱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총 아홉 개의 섬 들 중에서 가장 크고 볼거리가 많은 곳은 뷔위카다(Büyükada) 섬인데, 특히 봄철 새순이 올라오기 시작한 나뭇가지와 한껏 피어난 미모사 꽃이 아름다워 이스탄불 현지인들의 봄나들이 명소로 꼽힌다.
한편, 터키는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잇는 지중해에 위치해 보스포루스 해협을 기준으로 두 개의 대륙의 교차점에 위치해 있다. 매년 4천만 명 이상의 여행객이 터키를 방문하며, 터키는 다양한 문화와 기후가 교차하는 허브이자 수 세기 동안 문명의 다양성을 반영하는 역사, 아름다운 자연 경관, 그리고 미식 등의 풍부한 관광자원으로 매 순간 여행객을 감동시킨다. 또한, 터키는 전통과 현대의 문화가 만나 새롭게 재창조한 터키만의 독특한 예술 및 패션으로 쇼핑 및 색다른 즐거움을 찾는 전 세계 여행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 서미영 기자 pepero9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