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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어떤 일들은 시간의 흐름과 상관없이 가슴 속 깊은 상처로 남아있곤 한다. 하지만 영화 ‘비밀의 정원’은 시간이 흐른다고 상처가 진정 치유될 수 있을까 하는 물음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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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깊이 이해해주며 알콩달콩 살아가는 정원과 상원 부부는 이사를 준비하며 행복한 미래를 꿈꾼다. 하지만 어느 날 정원이 고등학교 시절 당한 성폭행 사건의 범인이 잡혔다는 경찰의 전화가 걸려오며, 평화롭던 가족의 일상을 변하게 한다. 정원이 10년 동안 기억 깊숙이 묻어놓았던 과거의 기억을 한순간 되살렸기 때문이다.
정원은 남편에게 말하고 싶지 않은 과거로 인해 괴로워하고, 상원은 그런 정원에게 서운함을 느낀다. 이로 인해 두 사람의 사이는 서먹해지는데…. 과연 정원과 상원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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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밀의 정원’은 오래전 비밀로 묻어둔 사건이 되살아나며, 다시 고통받게 된 가족이 치유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인상적인 것은 각 인물이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 앞에서도 서로를 비난하거나 원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은 실수를 거듭하면서도 서로를 이해하고 기다려주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영화는 편치 않은 소재를 다루고 있음에도 편안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각 인물의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보며, 이들의 치유에 무엇이 최선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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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흐름 속에 많은 것을 담아낸 영화 ‘비밀의 정원’. 진정한 치유는 시간이 아닌 이해와 공감임을 깨닫게 하는 영화는 4월 8일 개봉이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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