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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완성차 5개사의 3월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8.3% 증가했다. 지난해 2월 코로나19 사태가 처음 확산하며 완성차 업계가 생산과 판매에 차질을 빚은 점이 1년 뒤 기저효과로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업체별로는 실적이 엇갈렸다. 현대차와 기아는 코로나19 기저효과 등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한국지엠·르노삼성·쌍용차의 실적은 모두 뒷걸음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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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완성차 5개사가 발표한 판매 실적에 따르면 3월 국내외 판매는 총 70만4935대로 집계됐다. 국내 판매는 14만971대로, 전달 보다 39.1% 늘었지만 전년 동월 대비 6.7% 감소했다. 내수 판매는 올해 들어 1월 16.7%, 2월 24.0% 등 꾸준히 성장세를 보였으나 3월에는 역성장을 면치 못했다.
업체별로 보면 현대차는 국내 7만3810대, 해외 30만2114대 등 전 세계 시장에서 총 37만5924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월 대비 국내 판매는 2.3% 증가, 해외 판매는 28.6% 증가한 수치다.
국내는 베스트셀링카인 그랜저(9217대)가 판매를 이끌었다. RV는 팰리세이드 5897대, 투싼 4985대, 싼타페 4274대 등 총 1만9706대가 팔매됐다. 특히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넥쏘는 934대 판매되며, 월간 최다 판매 기록을 새로 썼다.(※이전 최다 판매 기록: 2020년 4월, 795대)
현대차 관계자는 "판매량이 증가한 주요 원인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공장 생산 차질 및 판매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라고 말했다.기아는 국내 5만1011대, 해외 20만351대 등 전년 동월 대비 8.6% 증가한 25만1362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월 대비 국내는 동일 수준, 해외는 11.0% 증가한 수치다.
국내에서 지난달 가장 많이 판매된 차량은 카니발(9520대)로 7개월 연속 기아 월간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쏘렌토 8357대, 셀토스 3648대 등을 포함한 레저용 차량(RV)은 24.1% 증가한 2만4988대가 판매됐다.
차종별 해외 실적의 경우 스포티지가 2만8718대 팔리며 해외 최다 판매 모델이 됐고, 셀토스가 2만4685대, 리오(프라이드)가 2만1584대로 뒤를 이었다.
기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지만 전용 전기차 EV6와 K8(K7 후속 모델) 및 5세대 스포티지 등 경쟁력 있는 신형 볼륨 차량을 앞세워 신성장 동력으로의 대전환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지엠은 3월 한 달간 내수 6149대, 수출 2만3484대로 총 2만9633대를 판매했다고. 전년 동월 대비 내수는 31.4% 줄었고, 수출은 18.9% 줄면서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했다. 이에 따라 전체 실적은 전년 동월 대비 21.8% 감소했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내수 시장에서 2130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쉐보레 브랜드 베스트셀링 모델에 올랐다. 올해 판매 종료를 앞둔 다마스와 라보는 소상공인들의 막바지 수요에 힘입어 각각 435대, 512대가 판매되며 전년 동월 대비 82.0%, 96.2%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르노삼성의 3월 국내외 판매는 43.2% 감소한 8572대로 집계됐다. 내수는 5695대로 전년 동월 대비 52.6% 감소했고, 수출은 2877대로 6.8% 감소했다.
대표 모델인 QM6는 3313대가 팔려 전달 대비 56.2% 증가했다. 국내 유일의 LPG SUV인 QM6 LPe 모델이 2008대로 QM6 전체 판매량의 61%를 차지했다.
지자체별 전기차 구매 보조금 책정이 완료된 가운데 글로벌 베스트셀러 전기차인 르노 조에는 총 102대가 팔리며 지난달 대비 117% 증가했다.
단기법정관리(P플랜) 돌입에 난항을 겪고 있는 쌍용차는 3월에 내수 4306대, 수출 2846대 등 총 7152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23.5% 감소한 수치다.
내수는 전년 동월 대비 37.2% 감소했지만, 출고 적체가 심했던 수출 물량 위주의 생산 운영으로 수출은 14.5% 늘었다. 협력사의 부품 공급 중단으로 공장 문을 닫았던 2월(2789대)과 비교하면 156.4% 늘었다.
쌍용차는 "부품 공급이 재개되며 내수와 수출 모두 정상화되고 있다"며, "생산 라인이 정상가동 되고 있는 만큼 제품 개선 모델 및 전기차 등 신차 출시를 통해 글로벌 판매를 회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쌍용차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쌍용차의 유력 투자자 HAAH오토모티브는 법원이 요구한 기한까지 투자의향서(LOI)를 보내지 않았으며, HAAH오토모티브의 투자 결정 지연으로 공은 법원에 넘어간 상태다. 일각에서는 법정관리행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 성열휘 기자 sung12@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