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유행중인 코로나19로 치과 치료를 망설이는 이가 많다. 하지만 코로나 때문에라도 미루어두었던 치과 치료와 잇몸 관리를 더 철저히 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잇몸병이 코로나19 합병증 및 사망률에 영향을 미치는 하나의 요인임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대한치주과학회와 동국제약은 24일(수) 오전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코로나 시대의 구강 건강관리’를 주제로 제13회 잇몸의 날 행사를 진행했다. 대한치주과학회 허익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예년과 달리 코로나와 관련한 주제를 선정했다”라고 밝혔다.

동국제약 오흥주 대표는 “다양한 학술자료를 통해 국민에게 치주 질환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오늘 행사가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잇몸 관리 지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스페인 마드리드 대학교 마리아노 산체스(Mariano Sanz) 교수가 온라인 인터뷰를 통해 잇몸병과 코로나19 감염 심도의 상관관계를 밝힌 해외 임상 연구 사례를 소개했다.

지난 2월 국제학술지인 임상 치주과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Periodontology)을 통해 발표된 해당 연구는 2020년 2월부터 7월 사이에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568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치주염과 코로나19 감염 합병증 사이의 관계를 살펴봤다. 그 결과, 잇몸병이 있는 코로나 환자는 잇몸병이 없는 환자보다 중환자실에 입원할 확률이 3.5배, 인공호흡기가 필요할 가능성이 4.5배 높았다. 또한, 사망 확률은 무려 9배가량(8.8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잇몸병(치주질환)은 치주 조직에 발생하는 병으로, 전신 건강과 높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 한양대학교 병원 한지영 교수는 ‘치주질환과 코로나19 감염 합병증 발생 간의 상관관계’에 대한 발표를 통해 잇몸병이 있는 사람이 당뇨에 걸릴 확률은 일반인보다 6배 높으며, 폐렴은 4.2배, 뇌졸중은 2.8배, 심장질환은 2.7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외에 잇몸병은 여성의 조산 발생률을 7.5배 높이고, 남성의 성 기능 장애와도 관련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톨릭 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정재호 교수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과 치주질환과의 상관관계를 코로나 시대에 접목해 재해석했다. 정교수는 COPD 환자는 중증 이상의 치주염 유병률이 높아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며, 지난 2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에 소개된 연세대학교와 일산병원 호흡기 내과 연구팀의 코로나19와 COPD 간의 상간관계에 대한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COPD가 코로나19 환자의 사망에 독립적인 위험 요소임이 밝혀졌다.

대한치주과학회 김남윤 부회장은 이와 같이 구강 위생과 잇몸 관리가 코로나 시대의 필수 건강 지침으로 강조되는 상황에서 치과 진료를 주저하지 말고 잇몸 관리에 꾸준히 신경 쓸 것을 당부했다. 또한, 지난 1년 동안 3명의 치과 의사가 코로나19을 확진 받았지만, 철저한 방역 관리를 통해 현재까지 치과 내 감염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안심하고 치과 치료를 받아도 좋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대한치주과학회 허익 회장과 임원진은 코로나 시대의 잇몸 건강 관리를 위한 ‘3.2.4 수칙’을 발표했다. ‘3분 이상 칫솔질을 구석구석 꼼꼼히 하며, 일 년에 2번 스케일링을 받아 구강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사(4)이사이 잇몸까지 잘 닦자’는 잇몸병을 예방하는 생활 수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