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인터뷰] '인교진'이라는 행복 바이러스이잖니? (feat. 소이현)

기사입력 2021.03.13.00:01
  • 30%가 넘는 시청률로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오! 삼광빌라!'에서 김확세 역으로 큰 사랑을 받은 배우 인교진이 인터뷰에 응했다. / 사진 : H&엔터테인먼트 제공
    ▲ 30%가 넘는 시청률로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오! 삼광빌라!'에서 김확세 역으로 큰 사랑을 받은 배우 인교진이 인터뷰에 응했다. / 사진 : H&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인교진과의 인터뷰는 '굿이야'로 시작했다. 화상 인터뷰를 앞두고 사운드를 체크하는 과정에서 흘러나온 '오! 삼광빌라!' 속 트로트 가수 김확세(인교진)의 곡이다. 그 시작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굿이야'로 한 단어 요약이 가능했던 시간이라면 표현이 될까.

    인교진은 30%가 넘는 시청률로 종영한 KBS2 주말 드라마 '오! 삼광빌라!'에서 김확세 역을 맡았다. '오! 삼광빌라!'는 다양한 사연을 안고 삼광빌라에 모여들었으나, 이곳 터줏대감 이순정(전인화)의 집밥 냄새에 눌러앉은 사람들이 서로에게 정드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

    그 속에서 김확세는 트로트 가수가 될 날을 꿈꾸며 사는 흥이 가득한 남자다. 어려운 시절 손 내밀어준 순정(전인화)의 일을 도우며, 만정(김선영)과의 러브 라인까지 이어지는 인물이다. 트로트 가수의 옷을 입고 흥넘치는 모습부터 김선영과의 러브라인까지, 배우 인교진은 호흡이 긴 한 작품 속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김확세를 처음 마주했을 때부터 "가족보다 진한 사랑으로 똘똘 뭉친 캐릭터"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실제로 '삼광빌라' 같았던 촬영 현장에서 "정말 가족이 되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인교진은 "연기를 하는 거지만, 연기같지 않은, 서로 눈빛만 마주쳐도 알 것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아서 정말 재미있고 행복했던 시간"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 드라마 '오! 삼광빌라!' 속 배우 인교진 / 사진 : KBS 제공
    ▲ 드라마 '오! 삼광빌라!' 속 배우 인교진 / 사진 : KBS 제공
    트로트 가수라는 독특한 설정을 위한 준비도 있었다. 반짝이는 밤무대 의상부터 흥이 넘치는 힘있는 대사들을 입에 붙였다. 패셔니스타로 꼽히던 아내 소이현의 도움은 없었냐는 질문에 "오늘 인터뷰 옷도 아내가 챙겨준 옷이거든요. 실제로 보셨으면 제 패션에 깜짝 놀라셨을텐데요"라고 너스레를 떨며 카메라에 옷을 비춰보인다.

    "엄청난 인기를 가진 가수 장민호 님의 무대를 많이 봤어요. 무대매너나 이런 것들이 정말 세련되셨잖아요. 빠른 음악부터 느린 음악까지 저분처럼 잘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참고만 된 것 같아요. 제 노래 실력이 좀 부족해서요."(웃음)

    '미스터트롯'을 통해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가수 장민호를 언급한 인교진에게, '김확세가 '미스터트롯'에 나간다면 몇 위를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이어졌다. 인교진은 "노래 연습을 한 3개월 정도 열심히 한다는 가정하에 간당간당하게 1차 합격을 바랄 정도 되지 않을까요? 선곡도 잘해야 하고요. 이말도 어처구니 없는 말이라는 것 제가 잘 압니다. 사실 1차도 힘들 것 같긴한데 노력해보는 느낌으로요"라고 겸손하게 답한다.
  • 배우 인교진 / 사진 : KBS 제공
    ▲ 배우 인교진 / 사진 : KBS 제공
    확세와 만정은 '만세커플'로 불리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만정 역을 맡은 배우 김선영은 에너지가 남다른 배우다. 인교진은 "연기하시는데 자유롭고 날 것 같은 신선한 느낌이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라고 김선영과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했다.

    "같이 접점이 맞아서 서로 상의를 많이 했어요. 저희가 연상연하 커플이었는데, 김선영 배우가 전문직인 의사 선생님이시라 당당한 느낌이었고, 저는 밤무대 트로트 가수로 사회에서 소외된 떳떳하지 못한 느낌을 보여줬어요."

    "특히 만세커플의 첫 키스신에서 대본에는 '아름답게 키스한다'고 표현되어있는데요. 저희가 상의하면서 박력있게 가자고 했어요. 그래서 김선영 배우가 '우리 키스나 한 번 합시다'라고 하는 장면이 완성됐는데요. 그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더라고요. 잘 나왔는지 판단은 시청자 분들의 몫이지만요.(웃음)"

    하지만, 아빠의 로맨스 연기를 지켜보는 두 딸의 마음은 편하지만은 않았다. 하은 양과 소은 양은 TV를 홀린듯이 보다가 쓱 엄마 소이현을 바라봤다는 인교진의 설명이다. "엄마한테 다가가서 괜히 안기고요. 왜 12세, 15세가 있는지 제가 알 것 같습니다"라고 당시를 회상하며 다시금 호탕하게 웃었다.
  • 사진 : H&엔터테인먼트 제공
    ▲ 사진 : H&엔터테인먼트 제공
    '오! 삼광빌라!'에서 함께한 배우 려운은 한 인터뷰에서 인교진의 조언을 이야기하며 롤모델로 밝히기도 했다. '인생을 즐겁고, 재미나게, 여유를 가지고 살아라'라고 조언을 했던 인교진이다. 그 역시 그런 삶을 살고 있을까.

    "지금 닭살 돋아요. 려운이에게 일단 전화를 한 번 해야할 것 같습니다. 잘했다고.(웃음) 제가 너무 절대자처럼 이야기한 건 아닌가 싶기도 한데요. 저 역시 '신인'이라는 시기를 생각하면, 조급하고, 여유없이 일을 했던 것 같아요. 저보다 그런 것을 조금 빨리 깨우치고, 조금 빨리 행복해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한 이야기인 것 같아요."

    "저도 부정적인 생각이 많았어요. 지금은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려운 배우에게 한 말이기도 하지만, 사실 저에게 한 말이기도 하거든요. 스스로 주문을 외우듯이요. 저는 말의 힘을 믿어요. 뻔한 이야기같지만, 그 에너지가 주는 힘은 굉장하다고 생각합니다."

    인교진은 지난 2000년 MBC 29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크고 작은 역할을 매년 꾸준히 이어왔다. 그런 그에게 변화의 지점은 2014년 배우 소이현과 한 결혼이었다. '집사부일체', '동상이몽'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결혼 전도사로 불리는 이유가 있다.
  • 사진 : 소이현 인스타그램
    ▲ 사진 : 소이현 인스타그램
    "결혼을 하면서 아내에게 받는 영향은 정말 엄청나요. 기혼자분들은 아실 거예요. 저는 의외로 소심하고, 걱정도 많은데, 제 아내는 그런건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정말 긍정적이고, 무던하고, '잘 될거야'라고 늘 이야기해줘요. 장인어른과 장모님을 뵙게 되면, 왜 그녀가 그런지 알 수 있어요."

    "이건 여담인데요. 장인어른께서 제 딸들이 태어났을 때 가장 먼저 해주신 말씀이 있었거든요. '딸 둘을 키워봐서 아는데, 자식들에게 부모는 절대자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아이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할 수 있다'는 마음을 심어주면, 아이들은 절대자에게 인정받았기 때문에 잘 할 수 밖에 없다'는 말씀이셨어요. 그런 장인어른 밑에서 제 아내가 자랐기 때문에 지금의 모습이 된 거죠. 그리고 이제는 저도 그런 아내에게 영향을 많이 받고 있고요. 결혼 좋아요. 특히 동종업계 좋아요.(웃음)"

    "저에게 '결혼이 신의 한수'라고 이야기해주시는 분들도 많은데요. 맞아요. 그게 큰 한수였던 것 같아요. 저를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이 곁에 있어서, 저도 행복해지고, 마인드도 긍정적으로 바뀌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어려울 때도 있다. TV를 통해서는 밝은 모습이 보이지만, 두 사람의 사이에는 여러가지 감정이 빼곡하게 쌓여있다. 아빠와 남편으로 사는 것이 힘에 부칠 때, 인교진은 어떻게 할까.
  • 사진 : H&엔터테인먼트 제공
    ▲ 사진 : H&엔터테인먼트 제공
    "결혼해서 아빠와 남편으로 산다는게 어렵고 막막할 때가 있어요. 싸워서 말을 안할 때, 정말 막막해요. 그런데 빨리 아름답게 재건해서 앞으로 달려나갈 방법, 이런 것이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막막함이 길어지면 힘들다고 생각해요. 너무 안싸우면 심심하니까 짧게 잘 지나가는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려면, 일단 아내의 속상함의 정도를 파악해야 해요. 크게 속상해서 토라져 있는데 '여보 사랑해'라고 하면 안됩니다. 얼굴을 보고 하는 이야기가 좋을 때도 있지만, 더 화를 돋굴 때도 있거든요. 그럴 때는 의외로 글이 주는 힘이 되게 괜찮은 것 같아요. '내가 미안해. 나는 이런 점이 서운했어' 이런 식으로 잘 표현해주면, 혼자 글을 읽을 때 마음이 관대해질 수 있거든요. 그걸 잘 활용해주시면 좋습니다."

    인교진은 김확세처럼 흥이 넘쳤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모습처럼 질문마다 리액션도 넘쳤다. 그의 해피 바이러스는 화상으로 진행된 인터뷰였지만, 그 공간에 자욱하게 채워졌다. '오! 삼광빌라!'를 통해 세 번째 만난 윤경아 작가와 인교진의 찰떡궁합으로 만들어진 '~했잖니?'라는 말투처럼 '행복했잖니?'라고 되묻고 싶어지는 시간이었다.

    아빠로서 남편으로서의 인교진은 '오! 삼광빌라!'를 통해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다시금 입증했다. 그는 확세 같이 흥있는 코믹적인 요소를 가진 인물부터 인간미 있는 악역까지 모두 욕심을 내고 있다. 아직도 노력은 진행형인 데뷔 21년차 배우 인교진이다.

    "제가 올해로 42살이 됐더라고요. 어른들이 '체력이 좋아야돼'라는 말씀을 해주시는데요. 이제 이해가 되더라고요. 무엇보다 행복한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롱런이라는 말이 정말 말로는 '롱런해야지' 하지만, 이것처럼 어려운 말이 없는 것 같아요.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는 배우가 돼 오랜 시간 동안, 먼 훗날에도 함께 할 수있는 배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사진 : H&엔터테인먼트 제공
    ▲ 사진 : H&엔터테인먼트 제공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