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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한지은이 매 작품 인생캐를 경신하고 있다. '멜로가 체질', '꼰대인턴'에서는 엉뚱한 매력을 발산하더니, '도시남녀의 사랑법'에선 전작과 전혀 다른 매력을 보여준 것. 점점 라이징 하고 있는 한지은과 '도시남녀의 사랑법' 종영 후 화상으로 만났다.
극 중 한지은이 연기한 '오선영'은 연애에서만큼은 뜨거운 여자다. 체육교사답게 몸도 잘 쓰고 털털하다. 하지만 연애할 때는 내숭 그 자체다. 애교를 떤다는 뜻이 아니라 자신의 약한 내면을 '쿨하고 시크한' 모습으로 가리려 하는 인물이다. 주말이면 빈 명품 브랜드 종이백을 한 아름 들고 핫플레이스를 누비는 그는 보여주기식 삶을 즐기는 인물이다. -
오선영은 한지은에게도 도전이었다. 그동안 한지은이 보여준 그 어떤 캐릭터보다 '센 언니' 매력을 가득 장착했다. 그는 그런 선영을 연기하기 위해 "세 보이지만 어설퍼 보이기도 하고, 조금은 약해 보이는 그런 느낌을 살리려 했다"며 입체적 연기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선영이가 저한테는 도전이었어요. 이전에 보여드린 캐릭터들과는 확연하게 다른 느낌의 친구였거든요. 선영이가 매력이 있다고 느낀 부분은 쿨하고 강해 보이고 걸크러시가 있는데, 하는 행동이나 내면을 들여다보면 외로움도 많고 되게 사랑받고 싶어 하는 여린 마음이 가득한 친구예요. 기본적으로 엄마에 대한 그리움도 있고요" -
한지은은 선영이와의 싱크로율이 "60% 정도"라고 말했다. 선영이의 외강내유 면모가 본인과 닮았다고 하면서도, 자신은 사랑 앞에서 선영이만큼 당차지 못하다고 했다.
"일단 퍼센테이지로 보면 60% 정도 닮은 것 같아요. 선영이가 겉으로는 강인하고 독립적으로 보이고, 쿨해 보이지만 내면에서는 자아 성찰을 하고 소심한 면도 있는 친구잖아요. 저도 생각보다 소심하고 생각도 많고 쫄보인 면도 있거든요. 그런 걸 겉으로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는 성격이에요"
"반면에 다른 점은 선영이는 사랑 앞에서는 누구보다 솔직하게, 참지 않고 다 표현을 하잖아요. 저도 솔직하게 표현은 하는 편인데, 선영이 만큼 당차지는 못한 것 같아요. 선영이가 전 남친들한테 히스테리 부리는 게 '나 사랑해줘'하는 외침 같았어요. 저라면 혼자 속으로 생각하고 눌렀을 것 같아요" -
'배우 한지은'이라는 이름을 알린 '멜로가 체질'에 이어 '꼰대인턴', 그리고 '도시남녀의 사랑법'까지, 코믹적 요소가 있는 캐릭터를 연기한 그다. 대표작마다 코믹을 선보인 한지은은 평소의 성격이 캐릭터 소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기본적으로 평소 성격이 흥도 많고 텐션이 높은 편이에요. 그리고 장난치는 것도 워낙 좋아하고요. 그래서 코믹 연기가 저희 성향과 잘 맞는 부분이 있지 않나 싶었던 찰나에 우연찮게 연달아 코믹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코미디 욕심도 있어요. 아직 더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코믹 연기의 정점을 찍었다고 하긴 어렵고, 그 과정인 것 같아서 연기를 잘해보고 싶은 생각이죠" -
특히나 매 작품 만취신이 빠지지 않았다. '도시남녀의 사랑법'에서는 무려 술에 취해 파출소까지 드나드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리얼한 주정신을 보여준 한지은은 실제론 술을 즐기지 않는다고 했다.
"제가 술을 안 마셔서 연기로서 취할 일들이 있을 때는 재밌기도 해요. 한편으로는 어떻게 하면 리얼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싶은데, 주변 사람들이 대체적으로 취했을 때 나오는 특징들을 관찰하는 걸 좋아해서 나름대로 연구를 했죠. 연기할 때도 '내가 취했다' 최면을 걸면서 연기하려고 해요" -
출연작마다 한지은의 연기만큼이나 화제가 되는 게 있다. 바로 패션이다. '한지은 가방', '한지은 신발' 등 연관검색어가 잡힐 정도다. '패션 아이콘'으로 거듭나고 있는 그는 선영이를 소화하기 위해 직접 아이디어도 냈다. 그만큼 선영이와 동화되고 싶었던 거다.
"선영이로서는 긴 머리가 어울릴 것 같은 생각에 긴 머리로 변신을 했어요. 제가 제안을 드렸거든요. 헤어, 메이크업, 의상 전반적으로 다 신경을 썼는데 제 아이디어가 들어간 부분은 헤어스타일링과 점이에요. 제가 원래도 살짝 점이 있는데 진하진 않거든요. 선영이도 광대쪽에 점이랑 눈썹이랑 눈 사이에 점이 있는데 선영이가 점이 있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해서 이 부분을 샵 선생님이랑 의논을 해서 또 만들어냈죠. 아시는 분들만 알아요.(웃음)" -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장르가 있는지 묻자 한지은은 "액션"이라고 답했다. 평소 운동을 좋아하는 만큼 틈틈이 체력 단련을 하고 있다고. 무술 크라브마가도 배웠고, 최근엔 이소룡 무술로 알려진 절권도도 배우고 있다고 했다. 몸과 마음을 한 번에 단련하기 위해서다.
"일반적으로 액션스쿨에서 가서 하는 건 혹시 나중에라도 작품이 연결됐을 때 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조금 다양한 장르의 무술들을 접해놓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서 예전에 이스라엘 무술 크라브마가도 배웠고, 요즘에는 절권도를 배우고 있어요. 절권도는 광범위하고 철학이 들어간 운동이더라고요. 이소룡의 철학을 다 알지는 못하지만 철학적으로도 배우고 싶은 점이 있어요" -
그는 올해 목표를 묻는 말에도 "건강이 최고"라며 소탈한 면모를 드러냈다. "몸도 마음도 건강해야 일도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우선은 건강했으면 좋겠고요. 조금 더 기회와 여건만 맞춰진다면 활발하게 다방면으로 하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요새는 플랫폼이 많아져서 작품적으로도 다양하게 인사드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 이우정 기자 lwjjane864@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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