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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인왕후' 설인아 서면 인터뷰 / 사진: 위엔터테인먼트, tvN 제공
설인아가 흑과 백을 오가는 연기로 호평을 이끌었다. 극 전반과 후반의 변화가 극명했던 '조화진' 역을 통해 설인아가 가진 다채로운 매력과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줬다. '철인왕후'가 종영을 향해 달려가던 때, 설인아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tvN '철인왕후'는 불의의 사고로 대한민국 대표 허세남 영혼이 깃들어 '저 세상 텐션'을 갖게 된 중전 김소용과 두 얼굴의 임금 철종 사이에서 벌어지는 영혼가출 스캔들을 그린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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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설인아는 철종의 첫사랑이자 후궁으로 책봉된 '조화진' 역을 맡았다. 철종을 향한 지고지순한 마음을 가진 화진은 중전 김소용(신혜선)과 대립각을 세운다. 화진은 후궁의 몸이지만 철종을 보필하려 노력하는 인물로, 철종과 소용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흑화해 간다. 정쟁과 치정을 오가는 상황에서도 다시 마음을 다잡은 화진은 철종의 행복을 빌어주며 폐비의 길을 걷는다. 그야말로 순애보의 정석이었다.
화진이 밉지 않은 이유는 설득력 있는 서사 덕분이다. 설인아는 입체적인 변화를 맞이하는 화진을 유연하게 소화했다. 극 초반 단아하고 단단한 규수집 딸다운 기품을 자랑하면서도, 점점 사랑 때문에 악녀가 되어가는 모습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끌었다. 화진은 사랑에 살고 사랑에 죽을 만큼 지고지순한 캐릭터이지만, 결국 그가 자아를 찾고 성장하는 스토리로 귀결되며 시청자에게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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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진이 완성될 수 있었던 건 설인아의 노력 덕이다. '옥중화' 이후 오랜만의 사극 출연이다 보니 배우 스스로 화진에 스며들 작업에 나섰다. 사극톤과 '만능캐'인 화진에 맞게 서예, 승마, 국궁까지 배웠다.
"현대극과 사극은 대본부터 조금 다른데 현대극은 몸으로 표현을 많이 한다면 사극은 제한적인 부분이 있는 장르라 톤을 다운시켜 말하는 연습도 하고 책을 느리게 읽으며 호흡을 길게 하는 것도 연습했다 뭐든 잘하는 화진을 연기하기 위해 서예, 승마, 국궁까지 열심히 연습하며 준비했다. 한복이 잘 어울린다는 호평에는 한복의 미를 잘 표현한다는 뜻이기에 화진이 역할에 잘 녹아들었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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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진은 극 초반보다 후반부로 갈수록 섬세하면서도 폭발하는 감정 연기가 필요한 캐릭터였다. 설인아는 화진의 결을 살리기 위해 '튀지 않는 법'을 고민했다. 그는 "후반 흑화 연기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 제가 더욱 중점적으로 생각한 부분은 여배우 중에 저만 정극이었다보니 코미디적 요소가 없었다. 이 점에 대해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했다"며 "혼자 너무 정극으로 가면 드라마 전체적인 분위기에 튈 수 있으니 이를 녹여내는 데 고민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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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인아는 삼각 러브라인을 형성했던 신혜선, 김정현 배우와의 호흡도 만족스러웠다고 했다. 그는 "신혜선 언니와 할 때는 리허설부터 촬영 슛까지 다양하고 생생한 연기가 나올 수 있었다. 촬영하는 배우들 중 제일 많은 스케줄이 있는 언니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웃음과 배려가 넘치는 모습에 많이 배웠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김정현 오빠와는 두 번째 만남이어서 그런지 현장에서 괜한 든든함과 친근함이 느껴졌고, 오빠가 그만큼 잘 챙겨주고 집중하는 모습에 함께 더 깊게 빠져들 수 있었다"며 두 배우 덕에 좋은 현장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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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왕후'의 인기와 함께 기분 좋은 한 해를 시작한 설인아는 더 활발하고 도전적인 행보를 예고했다. 그는 "요즘 '킬링이브'라는 BBC 드라마를 보면서 '빌라넬'이라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장르로만 이야기하면 액션 연기를 해보고 싶다"며 색다른 모습에 대한 갈증을 드러냈다. 이번 작품에서 더 넓어진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 설인아는 "좋은 기회로 함께하게 되는 작품 하나하나 최선을 다할 예정이니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애정 어린 시선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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