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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캐'(평소의 나의 모습이 아닌 새로운 모습으로 행동하는 것)로 '나'를 알릴 수 있는 플랫폼 제페토가 Z세대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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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세대에게 '싸이월드', '퍼피레드'가 있었다면 Z세대에게는 가상현실(AR) 플랫폼 '제페토(ZEPETP)'가 있다. 2018년 출시된 '제페토'는 네이버 Z가 개발한 증강현실(AR) 기반의 3D 아바타 앱이다. 퀄리티 높은 AR 콘텐츠와 게임, SNS 기능을 모두 담았다는 것이 10대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가 현재 1억 명 이상의 유저를 보유하고 있다.
제페토에서는 얼굴인식 기술을 통해 캐릭터화 된 '나'를 만날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켜고 카메라로 자신의 얼굴을 촬영하면 AI 기술을 통해 사용자와 닮은 캐릭터가 생성된다. 사용자는 헤어 스타일이나 눈매, 콧대, 심지어 동공까지 캐릭터의 모든 요소를 본인이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 또한, 게임 머니를 이용해 캐릭터의 제스쳐를 바꾸거나, 가구 등 인테리어 용품까지 구매할 수 있는데, 이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인기를 끌었던 '싸이월드'나 가상 현실 기반 게임 '퍼피레드'와 비슷하다.
Z세대는 이렇게 만들어진 본인의 아바타로 가상 세계에서 친구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SNS에 사진을 게시한다. 인스타그램에서 '제페토스타그램'이라는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10.4만여 개의 게시물을 찾아볼 수도 있다. 유튜브에는 제페토 캐릭터를 사용한 '제페토 드라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제페토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제스쳐와 헤어, 메이크업, 의상 등을 사용해 스토리에 맞는 연기를 하고, 이를 편집해 웹드라마 형식으로 제작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인기에 제페토와 유명 브랜드 및 연예 기획사의 제휴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구찌(Gucci)는 제페토에서 다양한 패션 아이템을 론칭했으며, SM과 JYP는 제휴를 맺어 자사 아이돌을 캐릭터화했다. 작년 9월에는 블랙핑크가 제페토에서 가상 팬 사인회를 열어 4,600만 명 이상의 이용자를 기록한 바 있다.
- 송정현 인턴기자 hyune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