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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준 남자의 순애보로 가슴을 울리는 로맨스 판타지가 찾아온다. 어긋나버린 시간의 끝에 선 두 사람의 운명 같은 사랑 이야기를 담은 영화 ‘시간의 끝에서 널 기다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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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잃고 슬픔에 빠진 어린 린거에게 치우첸은 유일한 기쁨이었다. 그녀는 린거에게 다가와 기꺼이 친구가 되어주고, 린거를 즐겁게 해주려고 춤을 추어 주었다. 두 아이는 종일 붙어 다니며 모든 것을 함께 했지만, 그런 행복도 잠시. 치우첸이 이사하며 두 사람은 헤어지게 된다.
세월이 흘러 사고뭉치 고등학생이 된 린거는 무용실에서 춤을 추는 치우첸을 발견한다. 훌쩍 큰 치우첸이 린거의 학교로 전학 온 것이다. 한눈에 서로를 알아본 두 사람은 어린 시절처럼 금세 친해지고, 린거의 생일날 서로에 대한 호감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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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운명의 장난이었을까? 린거가 치우첸에게 마음을 고백하려던 순간, 치우첸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고 만다. 눈앞에서 치우첸의 죽음을 목격한 린거는 절규하며, 치우첸을 살려달라고 애원한다. 그때 린거의 손목시계가 거꾸로 돌기 시작한다. 린거가 치우첸을 그리며 소중하게 간직해온 어린 시절 두 사람이 연못에서 함께 건져낸 손목시계였다.
손목시계의 힘으로 시간은 기적처럼 되돌려지고, 치우첸은 다시 살아나 삶을 이어간다. 하지만 린거는 치우첸을 살린 참혹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린거는 훌쩍 나이를 먹었을 뿐 아니라 모두의 기억에서 지워져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은 사람이 되었기 때문이다.
치우첸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졌지만, 어긋난 시간 속에 홀로 남겨진 린거. 그는 과연 자신의 마음을 치우첸에게 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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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간의 끝에서 널 기다려’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된 ‘린거’와 그를 기억하지 못하는 ‘치우첸’이 시공간을 초월해 다시 만나면서 시작된 운명적인 사랑을 그린 로맨스로, 중국에서 100만 부 이상 판매된 동명의 단편소설이 원작이다.
숱한 로맨스물에서 선보인 시간 여행을 주요 소재로 선택한 영화는 다소 뻔하게 시작하지만, ‘시간을 되돌린 대가로 모두의 기억에서 지워진다’는 페널티를 부여해 다른 타임루프 로맨스와 차별화를 시도한다. 이러한 변주는 관객의 호기심을 높이며, 시간이 갈수록 영화에 깊게 빠져들게 한다.
물론 이런 역으로 영화를 허술하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가령 모두의 기억 속에 사라진 린거가 아무런 어려움 없이 비행기를 타고 외국에 나가고 돈을 버는 것 등은 아무리 판타지라고 해도 너무 현실과 동떨어져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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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적인 드라마에 판타지를 섞어 절절한 로맨스를 완성한 영화 ‘시간의 끝에서 널 기다려’. 달콤한 로맨스를 좋아하는 이들이 환영할만한 영화는 오늘(2월 17일) 개봉이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