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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영광과의 인터뷰는 웃음으로 시작했고, 웃음으로 마무리됐다. 스스로를 낮췄고, 칭찬에는 환한 웃음으로 답했다. 그 모습을 좀 더 생생하게 전할 단어를 오래 고민하다가 결국 생각한 단어는 '멍뭉미'. 작품 속 캐릭터 '우수한' 그 자체였다.
영화 '미션 파서블'의 개봉을 앞두고 배우 김영광과 화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미션 파서블'은 의도와 다르게 공조 수사를 펼치게 된 흥신소 사장 우수한(김영광)과 열정 충만 비밀요원 유다희(이선빈)의 이야기를 담았다. 우수한은 유다희의 사례금을 받기 위해, 중국에서 한국으로 총기가 밀반입된 사건에 발을 디딘다.
김영광이 '미션 파서블'을 선택하게 된 것은 "시나리오" 였다. 시나리오가 재미있어서 혼자 연기도 해봤는데, 캐릭터가 은근히 찰떡같이 잘 맞았다. 액션에 대한 욕심도 합류하게 된 큰 이유다. -
"코믹이든 액션이든 둘 다 부담감이 없었던 건 아니에요. 그렇다고 부담감을 가지고 촬영하지는 않았고요. 코믹적인 부분은 감독님과 상의하며 잘 맞춰나간 것 같고요. 액션적인 부분은 준비를 정말 많이했어요. '미션 파서블'로 얻은 것 중 하나가 액션인 것 같아요."
어딘가 '꼴뵈기 싫은' 말투지만, 절대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가 '우수한'이다. 김영광은 "코믹하지만 나름대로 자기만의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생각"으로 우수한에 임했다. 코믹한 인물이지만, 온기를 머금을 수 있었던 것은 우수한에 대한 배우 김영광의 고민이 담겨있었던 덕분이다.
"이 사람이 '어떤 상황이든 돈만 받으면 움직일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 이유는 뭘까. 고민해봤어요. 감독님과 이야기도 해봤고요. 수한이라면, 과거 자기가 겪은 마음 아픈 사건들을 통해 누군가를 돌봐주려는 마음이 따뜻한 인물 같아요. 그걸 너무 들이 밀면서 표현하기보다, 항상 그런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인물인거죠. 그래서 오히려 내가 속물처럼 보일지언정, 자기만의 마음의 빚을 갚아가는 것 같고요. 그런 부분에서 감독님과 이야기하며 만들어갔습니다." -
'미션 파서블' 속 모든 액션은 김영광이 직접 소화했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김영광은 "제가 키가 크고 덩치가 있다보니까, 풀샷을 잡아도 제가 아닌게 많이 티가나서"라고 너스레를 떨지만, 촬영 전 두달 동안 매일 아침 9시에 액션스쿨에 가서 저녁까지 연습에 임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그렇게 연습을 해도 근거리에서 싸우는 칼리 아르니스나 크라브 마가 등 이름부터 생소한 무술을 그리다보니, 빈번하게 다치기도 했다.
"저도 이번에 알게 돼 해본 무술이었어요. 그런데 이 무술을 하려면 일단 손이 굉장히 빨라야 해요. 꼭 합을 정확하게 맞추지 않더라도, 변칙적인 합 속에서 제가 손을 빨리 움직여 따라가기 까지 오래 걸렸어요. 나중에는 합이 없어도 액션을 하는 연습도 많이 했어요. 실제로 싸울 때 느껴지는 긴장감과 호흡이 있잖아요. 그런걸 하기 위해 무술 감독님께서 직접 식칼로 액션을 보여주신 적도 있거든요. 살살 하셨지만, 확 와닿더라고요. 사람이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면 저절로 몸이 뒤로 빠지잖아요. 그런 부분들을 더 잘 보여드리기 위해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우수한은 걸그룹 레드벨벳의 팬이기도 하다. 김영광은 "시나리오 상 내용"이라며 극 중 '빨간 맛' 한 소절을 부른 것을 수줍어했다. "영화 속에서 그 분들의 노래를 부르게 돼 굉장히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그다. 김영광 역시도 누군가의 팬이기도 하다. -
"저는 뭔가를 끝까지 쭉 좋아한다기보다, 그때그때 좋아하는 영화나 여러 콘텐츠를 통해 매번 바뀌는 것 같아요. 요즘에는 배우 톰 하디가 너무 멋있어가지고, 찾아보고, 본 영화도 다시보고 그러고 있습니다."
김영광은 지난 2006년 싱글즈 서울컬렉션을 통해 모델로 데뷔했다. 이후 2008년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을 통해 연기에 발을 디뎠고, 드라마 '아홉수 소년', 영화 '너의 결혼식' 등의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입지를 다졌다. 다양한 작품으로 김영광을 만났지만, '배우 김영광'이라는 인식은 유독 '너의 결혼식' 이후로 진해졌다. 김영광 역시 변화한 시점을 확실하게 말하지는 못하지만, 서서히 달라졌다고 했다. "지금도 진행형"이라는 말을 덧붙이면서다.
"'너의 결혼식' 때 느낀 것처럼, 제가 그렇게 느낄 수 있어야 보시는 분들도 같이 느껴주시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품을 대할 때나, 준비할 때, 저 나름대로의 사정을 만들고, 관객분들께서 같이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마음들을 많이 표현해보려고 노력을 하고 있거든요. 어찌보면 지금도 진행형일 수도 있어요." -
김영광은 캐릭터를 맡을 때, 자기 안에서 이를 꺼내려 한다.
"제 안에서 찾을 때가 좀 더 많은 것 같아요. 제 내면에서 찾기 힘들다면, 새롭게 만들어보려고 노력을 하는데요. 잘 안될 때도 있죠. 그런데 어떻게든 찾아내서 캐릭터에 담으려고 해요. 제가 그 캐릭터와 맞닿은 부분이 아주 작은 부분이라면, 준비하는 기간 동안 그 작은 부분을 크게 만들어놓는 거죠."
액션을 도전하며 액션에 대한 갈망도 커졌고, 코믹에 대한 부분은 평소에도 좋아했떤 장르다. 하지만 김영광은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장르로 '느와르'를 꼽았다.
"악역도 하고 싶고요. 느와르 장르의 진한 남자같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기도 해요. 장르적으로 무거운, 영화 '아수라', '신세계', 얼마 전에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도 너무 멋있었고요."
오는 17일 김영광은 영화 '미션 파서블'로 극장에서 관객과 만남을 앞두고 있고, 드라마 '안녕? 나야!'로 안방극장 시청자들과 만나게 될 예정이다. 한 날 두 작품이라니, 감회가 남다를 듯하다.
"같은 날 드라마와 영화가 동시에 나오게 돼 상당히 설레기도 하고, 저 스스로도 조금 기대가 되기도 하고요. 갑자기 이렇게 한 번에 두 가지를 보여드리는 것이 우연히 된 일이지만, 좋게, 기쁘게 생각하고있어요. 많이 보실 수 있어서 좋을 것 같습니다. 골라보는 재미가 있으시길 바랍니다."
- 조명현 기자 midol1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