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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스마트병원, 어디까지 왔나? ② 코로나19로 현실화한 비대면 의료 서비스

기사입력 2021.02.17
  • 비대면 의료는 약 20년 전부터 시범사업을 통해 시도되었지만, 대형병원의 쏠림 현상과 의료영리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에 부딪혀 지금까지 제자리걸음을 반복해왔다.

    하지만 지난 한 해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의료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급변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전에 비대면 의료 서비스가 ‘대체로 필요(32.8%)’하거나 ‘매우 필요(9.2%)’하다는 응답은 42%에 불과했지만, 코로나19 이후에는 각각 47.6%와 22.8%로 상승해 총 70.4%를 기록했다.

    실제 끝없는 논란에 갇혀있던 비대면 의료는 언제라도 N차 유행이 일어날 수 있는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정보통신기술(ICT)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병원을 중심으로 다양한 비대면 의료 서비스가 속속 선보이며 눈길을 끌고 있다.

    그렇다면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현실화한 비대면 의료 서비스는 어떤 것이 있을까?

    비대면·비접촉 시스템으로 안전한 검사 환경 구현

    지난 3월 세계 최초의 도보 이동형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선보인 에이치플러스(H+)양지병원은 9월 자동화 시스템을 탑재해 새롭게 진화한 ‘워크스루(COVID-19 SAFETY BOOTH)’ 3.0 버전을 출시했다. 환자와 환자, 환자와 의료진 간 접촉을 최소화해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인 비대면·비접촉 선별진료소다.

  • 가장 최신 버전인 워크스루 3.5 /사진 제공=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 가장 최신 버전인 워크스루 3.5 /사진 제공=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워크스루 3.0’은 검체 채취 외 검사에 필요한 전 과정을 자동화해 의료진과 환자의 2차 감염 위험을 낮췄다. 검사 안내와 문진, 접수는 키오스크와 모바일로 대체하고, 의료진이 환자 구역에서 상주하며 직접 시행하던 소독을 자동화했다. 의료 구역에 설치된 터치스크린을 통해 소독 시스템을 작동시키면, 소독액이 적셔진 소독 롤러가 회전하며 4개의 부스 벽면을 꼼꼼하게 자동 소독하는 방식이다.

    환자는 검체 채취 후 마스크 착용 상태로 음압 환경이 유지되는 부스 내부에서 1분간 머물게 되는데, 이 과정을 통해 검사과정에서 배출된 바이러스가 강력한 음압으로 99.9% 이상 제거되어 환자가 부스에서 나오면서 발생하는 바이러스 유출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다.

    또한 부스 내 모니터를 설치해 환자가 검사 후 부스에서 1분간 대기하는 동안 영상 콘텐츠(코로나19 검사 과정)를 제공해 불안감을 낮췄으며, 분리된 의료진과 환자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CCTV 모니터링’ 시스템도 구축했다.

    코로나19 중증 환자 대상 비대면 간호 서비스

    감염 우려와 전파 위험성이 높은 코로나19는 비대면 간호 서비스를 탄생시켰다.

    격리 치료가 필요한 코로나19 중증 환자는 간단한 조치를 위해서도 방호복을 착용해야 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 이는 가뜩이나 부족한 의료진의 업무 효율성을 떨어드리는 것은 물론 환자와 의료진의 소통에도 어려움을 발생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국내 병원들은 첨단 의료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비대면 간호 서비스를 도입했다. 해당 서비스는 환자와 의료진이 직접 대면하는 횟수를 최소화해 2차 감염을 예방하고, 의료 효율성을 높이는 효과를 얻게 했다.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은 지난해 6월 지방의료원 최초 비대면 진료 운영 시스템을 도입했다.

  • 비대면 진료시스템을 이용한 진료 모습 /사진 제공=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 비대면 진료시스템을 이용한 진료 모습 /사진 제공=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해당 시스템이 도입된 병동은 최대 100대의 의료장비가 연동된 전자 의무기록(EMR)을 통해 환자 생체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기록한다. 의료진은 일일이 환자를 찾아다니지 않아도 각 병동 및 복도, 진료실 모니터를 통해 환자의 체온, 혈압, 산소포화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천병원은 현재까지 140명의 비대면 진료 운영분을 설치했으며, 2021년 2월 내로 72명분을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하대병원은 지난 8월 코로나19 국가지정 입원치료병동에 ‘격리병동 입원환자를 위한 비대면 환자 케어 서비스’를 시범 도입했다.

  • 비대면 간호서비스 화상연결 모습 /사진 제공=인하대병원
    ▲ 비대면 간호서비스 화상연결 모습 /사진 제공=인하대병원

    10인치 대형 스마트 디스플레이로 통제·조절하는 비대면 환자 케어 서비스에는 인공지능(AI)과 웨어러블 기술이 활용됐다. 격리병동에 도입한 IoMT(의료사물인터넷) 웨어러블 단말은 원거리에서 실시간으로 환자의 체온과 심박 수, 산소포화도를 확인할 수 있게 해 의료진의 감염 노출 위험성을 낮췄다. 또한, 환자와 의료진 사이의 소통을 이전보다 자유롭게 해 환자의 심리적 불안을 완화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 비대면 간호서비스 시스템 개요 /이미지 제공=인하대병원
    ▲ 비대면 간호서비스 시스템 개요 /이미지 제공=인하대병원

    필요시에는 외국인 환자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다국어 자동 번역 서비스 기능도 이용할 수 있다. 실제 해당 기능은 인천항 입국 후 확진 판정을 받은 러시아 선원과의 소통 과정에서 효과적으로 사용됐다.

    인하대병원은 현재 비대면 환자 케어 서비스가 1개 병상에만 적용되어 있지만, 실증 데이터를 수집하고, 효과가 안정되면 해당 시스템을 일반 병실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시간 감염 경로 파악하는 추적 시스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부속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위치정보를 감염 관리에 활용하기 위한 원천 알고리즘을 특허출원하고, 위치정보 기반 감염 추적 솔루션을 개발했다. 사물 등의 위치 정보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는 RTLS(Real Time Location System)를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의 원내 접촉자를 추적에 활용한 것이다.

  • COVID-19 감염병 대응 위치추적시스템(RTLS) 개요 /이미지 제공=용인세브란스병원
    ▲ COVID-19 감염병 대응 위치추적시스템(RTLS) 개요 /이미지 제공=용인세브란스병원

    해당 시스템은 병원에서 제공한 전자태그인 BLE(Bluetooth Low Energy)를 착용한 입원환자의 동선을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병원은 감염병 환자 발생 시 환자와 의료진의 접촉 가능 여부를 시각적으로 제시하고, 설명할 수 있는 시스템을 통해 감염병 확산을 최소화할 수 있다. 실제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원내 옴 환자 발생으로 인한 감염자의 이동 경로 및 접촉자를 성공적으로 파악하는 선별검사를 완수한 바 있으며, 앞으로 실증 사례를 이용한 감염 추적 솔루션 고도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디지털의료산업센터 김성원 교수는 “RTLS를 기반으로 한 감염 추적 솔루션은 기존의 감염 접촉자 추적에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감염 예방 및 확산방지에 기여할 수 있다”며 “빠르고 정확한 추적으로 환자와 의료진의 안전 강화에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랜 논란이었던 원격 진료도 조건부 최초 시행

    코로나19는 현행 의료법상 원칙적으로 금지된 원격 진료를 한시적으로 도입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정부는 2020년 2월 국내 원격 진료를 한시적으로 허용하고, 지난 6월 ‘민간 규제샌드박스 1호’ 안건으로 상정해 재외국민 비대면 진료를 2년간 임시 허가했다. 단, 재외국민 비대면 진료는 외교·통상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외국민 거주 현지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조건이다.

    현재 원격 진료는 전화 통화를 이용한 초보적 단계이지만, 그동안 많은 논란을 불러왔던 원격 의료를 실제 현장에 적용해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할 수 있다.

    인하대병원은 온라인플랫폼을 이용해 국내 최초 재외국민 비대면 진료를 진행 중이다.

  • 재외국민 비대면 진료 모습 /사진 제공=인하대병원
    ▲ 재외국민 비대면 진료 모습 /사진 제공=인하대병원

    재외국민 비대면 진료는 PC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온라인 진료 상담 전용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면, 지정된 시간에 담당 의사와 1 대 1 화상 진료를 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현지 병원에서 받은 검사 결과 기록에 대한 심화 진료가 가능하며, 국문과 영문 처방전도 받을 수 있다.

    인하대병원은 수준 높은 비대면 진료 서비스 제공을 위해 서비스의 데이터화를 통한 온라인 플랫폼의 유지·보수를 계획하고 있으며, 진료 가능 분야와 상담 전문의도 점진적으로 늘려 이용자의 만족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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