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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영이 '인생캐'를 만났다. '런 온' 속 커리어우먼이자 사랑 앞에 서툰 '서단아' 역을 통해 캐릭터 맞춤형 비주얼뿐 아니라 당당한 애티튜드까지, 자신의 강점을 십분 발휘했다. '런 온'은 한국말을 쓰면서도 소통이 어려운 시대, 저마다 다른 언어로, 저마다 다른 속도로, 서로를 향하는 완주 로맨스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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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최수영은 스포츠 에이전시 대표이자 서명그룹 상무 '서단아'로 분했다. 서단아는 우연히 만난 미대생 '이영화'와 살벌과 달콤을 오가는 로맨스를 펼쳤다. 태생이 귀족인 단아는 주변 인물들을 통해 점점 인간관계와 사랑을 배워가는 인물이다. 최수영은 매력적인 서단아와 대본 자체에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대본 자체가 재밌기도 하고, 오고 가는 대사 속에서 말맛이 느껴져서 캐릭터끼리 티키타카가 있었어요. 가볍게 웃으면서 넘길 수 있는 농담도 있지만, 반대로 외롭고 황량하다는 느낌을 받는 부분도 있었죠. 그 지점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이 할법한 고민과 아픔을 그대로 담고 있는 것 같아요" -
자칫 제멋대로인 캐릭터로만 이해될 수 있었던 단아. 최수영은 그런 단아의 서사를 표현해내기 위해 스스로 단아를 이해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덕에 시청자들 역시 단아의 당위성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단아의 성장을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연기했어요. 단아의 무례함을 온전히 '무례함'으로 표현하는 게 배우 입장에서는 위험한 시도이기도 했어요. 초반에 호감을 안고 가야 연기가 편해지는데, 단아 그 자체에 어떤 호감도도 부여하지 않은 채 연기를 해야 한다는 게 어찌 보면 불안한 선택이고 모험이었어요"
"저는 단아를 이해할 때, 결핍이 있어서 그 방어 기제 때문에 나오는 당연한 반응이라고 설정을 했어요. 그랬더니 무례한 말도 단아 입장에는 일리가 있는, 당당한 말투가 되더라고요. 그런 당위성을 부여하는 작업을 했어요" -
최수영은 '이영화' 역의 강태오와 달콤살벌 로맨스를 펼쳤을 뿐 아니라, '오미주' 역의 신세경과는 은근한 워맨스까지 소화하며 찰떡같은 케미를 선보였다. 또래 배우들이 출연한 만큼 현장 분위기도 좋았을 터. 최수영은 로맨스 호흡을 맞춘 강태오와 주연으로 활약한 임시완, 신세경 배우에게서 배움의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강태오 배우는 정말 똑똑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같은 배우로 존중해주는 태도가 너무 고마웠어요. 태오의 성품이 좋아서 완성될 수 있는 케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연기를 해보니까 태오는 상대방의 호흡에 의해 본인의 연기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배우더라고요. 유연한 완급조절을 목격할 수 있었던 게 저에겐 좋은 경험이었어요" -
"임시완 오빠는 머리가 진짜 좋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기선겸이라는 생소한 캐릭터를 확신을 가지고 끝까지 밀고 나가는 힘이 있었어요. 정말 배울 점이라고 생각해요. 세경이는 연기도 좋지만 태도가 정말 좋아요. 동갑내기이기도 하고, 사춘기 시절에 연예계를 지내왔기 때문에 그 시기를 함께 보낸 친구에 대한 존경심과 유대감도 있어요. 저는 오미주를 연기할 수 있고 소화할 수 있는 배우는 세경이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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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롭고 독특한 캐릭터들 속에서 서단아가 빛날 수 있었던 건, 최수영 자체가 가진 매력이 한몫했다.
"제 주변 사람들이 항상 제 작품 모니터링하면서 '저 땟국물 언제 지우고 나오나' 그런 말을 많이 하셨어요(웃음). 사실 무대에 서다가 연기를 하는 경우에는 화려함을 빼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게 되는 것 같아요"
"늘 작품을 할 때 '화장을 덜어내야지. 못생겨도 좋으니까 예쁜 척하지 말아야지'하는 생각을 했어요. 이번에는 여한이 없이 예쁘고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어요. 작가님도 '왜 최수영이라는 배우한테 예쁜 옷을 입히지 않지? 난 최수영이 정말 멋있는 여성으로 나오는 게 소원이야'라고 해주셨어요. 작가님의 애정 덕분에 더 응원과 힘을 얻을 수 있었죠" -
최수영은 여태껏 작품에서 보여준 모습과 다른 '서단아'를 연기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한층 넓혔다. 처음 단아를 만났을 때의 부담감이 무색할 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싱크로율이었다. 언제나 도전정신을 가지고 연기에 임하는 최수영에게 자신감이 한 스푼 더해졌다.
"제가 여태껏 연기했던 캐릭터와 서단아는 결이 많이 다른데, 처음으로 제가 보여드리지 않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를 맡았어요. 제작진 입장에서도 모험일 수도 있는데, '수영이는 할 수 있을 거야'라는 응원을 해주셔서 저에게 큰 위로가 됐어요. '런 온'은 내가 막 나서서 보여주려 하지 않아도 알아봐 주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해준 작품이고, 믿음에 대해서 자신감을 얻고 연기할 수 있게 한 작품이에요" -
"제가 다양한 장르를 하는 것 또한 저 나름대로 고군분투하는 지점이에요. 수영이한테 이런 모습도 있다는 걸 보여드리기 위함도 있고, 제가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저도 제 자신을 시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거든요. 저를 시험대에 올려놓고 실패하더라도 배울 수 있도록, 스스로 물가에 내놓는 이유도 있어요"
- 이우정 기자 lwjjane864@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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