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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 김향기 화상 인터뷰 / 사진: 나무엑터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좋은 작품에서 좋은 분들과 함께하는 순간이 있다는 건 제 나름대로의 복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저는 욕심이 많지만 안돼도 상관없다는 마음도 있어요"
김향기가 영화 '아이'를 통해 힐링 삼부작을 완성했다. '아이'는 보호종료 아동과 싱글맘의 우연한 만남이 이뤄낸 따뜻한 가족애를 그린다. 극 중 김향기는 보육원에서 지내다 보호종료를 맞이한, 일찍 어른이 된 아이 '아영' 역을 맡았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보육 교사의 꿈을 위해 대학에 진학한 아영은 생업을 위해 베이비시터 일을 구하고, 그곳에서 싱글맘 '영채'와 6개월 된 그의 아기 '혁'이를 만난다. 삶이 처음이라서 모든 게 서툰 아영과 영채는 점점 서로를 의지하며 피보다 진한 가족애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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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향기는 '아이'를 선택한 이유가 '아영'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영이가 생각하는 방식이 김향기에게는 당연하게 느껴졌다. 어떤 상황이 아니라, 사람 그 자체로 봤을 때 아영이와 동질감을 느꼈다.
"저는 아영이가 저와 닮아 있고, 표현되는 방식과 느낌이 좋아서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여성으로서, 딸로서 느끼는 그럼 감정을 상황에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그런 고충을 작품으로 표현하는 건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어요"
"아영이가 하는 선택에 있어서 '왜 이런 선택을 했지? 왜 이런 행동을 하지?'하는 부분이 없었어요. 그래서 빠르게 대본을 파악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감독님과 현경 언니와의 촬영 들어가기 전에 수정할 부분들을 체크하는데, 그때마다 사소한 부분에서 '이 정도 표현은 아영이에게는 과하게 느껴질 것 같다' 싶으면 이 대사는 안 하는 게 좋겠다는 식으로 의견을 냈어요. 제가 아영이와 닮아서 자연스럽게 그런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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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유독 여성 캐릭터다 많다. 작품을 이끄는 아영과 영채뿐 아니라, 영채를 은근히 보살펴주는 유흥업소 사장 '미자', 그리고 주변인들이 대부분 여성이다. 작품이 개봉 전부터 여성서사 작품으로 이목을 끌었지만, 김향기는 단순히 여성서사를 다뤘기 때문에 참여한 건 아니라고 했다. '아이'가 담고 있는 메시지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보편적인 인간애에 대한 것이기 때문.
"여성의 이야기를 다뤄서, 여성 서사가 많아서 선택한 건 아니에요. 남자일 수도, 여자일 수도 있었던 보호종료 아동이 영태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것뿐이죠. 물론 영채도 홀로 아이를 키우는 아빠가 될 수도 있겠죠"
"그들의 상황을 현실적이지만 따뜻하게 전달하고 싶었어요.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저희가 편협한 시각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그 안에서도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는 걸 표현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감사했죠. 여성으로서의 감정을 대변할 수 있는 매개체가 늘어가는 것 같아서 좋지만, 결과적으로는 남녀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자라나는 것 같아서 더 감사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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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진행된 제작보고회에서 '영채' 역의 류현경은 김향기를 향한 팬심을 드러낸 바 있다. 류현경은 김향기의 '짤'도 수집할 정도로 팬이라고 했다. 이번 작품에서 첫 호흡을 맞춘 두 사람. 류현경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제가 내성적인 편인데, 언니와 대화를 할 때보면 저를 좋아해 주시는 마음을 부담스럽게표현하시는 게 아니라, 대화할 때 서로 좋아하는 관심사를 찾고 얘기를 하게 되더라고요. 언니가 재미있고 유쾌하고 에너지가 밝은 사람이라 제가 늘 좋은 기운을 받았어요. 연기할 때는 집중해서 연기를 잘 할 수 있게 해주셨고, 현경 언니가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해주셔서 현장 분위기도 정말 좋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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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영화 '아이'는 '우아한 거짓말', '증인'에 이어 김향기가 그려낸 힐링 3부작으로 관심을 끌었다. 기존 휴먼드라마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던 김향기는 대작 상업 영화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며 장르를 넘나든 활약을 하고 있다. 매 출연작이 호평을 얻고 있는 바, 김향기가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궁금했다.
"저는 욕심이 많은 배우에요. 다양하게 욕심이 많은 것 같아요. 캐릭터에 대한 욕심이 많고,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좋으면 늘 기회를 주신 작품에서 새롭게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그게 다양한 장르가 될 수도 있고, 다양한 캐릭터가 될 수도 있죠. 크게 상업 영화와 다른 결이라는 걸 인식하고 작품을 선택하는 건 아니고, 제가 느낀 것들이 작품에서 잘 표현될 수 있도록 할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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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욕심이 많다'고 말한 김향기는 앞으로 대중에게 보여줄 모습이 끝없이 남았다고 귀띔했다. 비슷해 보이는 캐릭터일지라도, 그 속에서 보여줄 김향기의 디테일한 연기 결은 다를 터였다.
"해보고 싶은 게 많아요. 제 나이에 보여줄 수 있는 발랄함 같은 걸 표현해보는 작품도 좋고, 한 인물에게 집중이 돼서 감정을 끝까지 표현할 수 있는 작품도 하고 싶어요. 웹툰을 보면서 '저거 연기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그런 부분에서는 다양하게 해보고 싶어요"
"저는 대중분들이 보셨을 때 '지금까지 했던 작품과 비슷한 결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실 수 있는 작품에서도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기 때문에 그 점에서도 만족감을 얻고 있어요. 저는 늘 다른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새로운 마음으로 맞이할 수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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