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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카 수준의 다이내믹한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재규어, F-PACE SVR'을 만났다. 이 모델은 특별한 차량의 개발과 제작을 전담하는 재규어랜드로버 스페셜 비히클 오퍼레이션즈(Special Vehicle Operations, SVO)에서 제작됐다. SVR의 SV는 스페셜 비히클 오퍼레이션의 약자이고 R은 고성능을 나타낸다. 한마디로 BMW의 M, 메르세데스-벤츠의 AMG와 같이 재규어의 SVR은 특별하면서 강력한 모델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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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은 기존 F-PACE에 스포티한 요소를 넣어 당당한 자태와 강력한 파워를 연상시킨다. 전면부는 얇은 눈매의 헤드램프와 세련된 라디에이터 그릴 그리고 그릴 안에 붉은 재규어 로고와 SVR 이니셜 등이 강인한 인상을 준다. 여기에 개선된 프론트 엔드, 확대된 흡기구, 최적화된 위치에 있는 보닛 벤트 등은 스포티함을 부각시킨다. 측면 펜더에는 날렵한 공기 흡입구를 적용했고, 후미로 갈수록 더욱더 매끈해지는 루프 라인은 쿠페의 디자인 철학을 담았다. 21인치 휠과 새빨간 브레이크 캘리퍼도 압권이다.
후면부는 독특한 리어 스포일러와 액티브 배기 시스템이 적용된 쿼드 테일파이프가 눈에 띈다. 4개의 파이프로 이루어진 쿼드 테일파이프와 범퍼 하단 모서리에 탑재된 디퓨저의 조합은 고성능 SUV의 면모를 드러낸다. 특색있는 휠 아치 스페이스와 클래딩의 조화 역시 공기의 압력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SVR 모델만의 차별화된 디자인을 선보이는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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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SVR만의 고급스러우면서도 스포티한 요소를 반영했다. 열선 기능이 포함된 SVR 전용 스티어링 휠과 SVR 로고가 포함된 메탈 트레드 플레이트, 전용 카펫 매트, 알루미늄 패들 시프트 등이 대표적이다. 그중에서도 눈길을 사로잡는 부분은 시트다. 슬림한 라인의 퍼포먼스 시트는 측면 지지를 강화한 다이아몬드 패턴의 퀼트가 적용돼 고급스러움과 스포티함을 동시에 나타낸다. 천장은 알칸타라를 적용해 고급감을 표현했다.
스티어링 휠은 스티치와 SVR 배지가 적용된 가죽 커버로 마감돼 그립감도 좋다. 센터터널에는 F-TYPE에서 영감을 받은 스포츠시프트 셀렉터가 장착돼 조작이 직관적이고 간편하다. 디지털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상단에 위치한 디스플레이는 모두 시인성이 뛰어나다. 계기판은 여러 주행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터치 방식인 디스플레이는 상시 대기 기능을 통해 응답이 즉각적이며, 스마트폰 인터페이스와 유사하게 디자인돼 처음 접한 사용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오프로드 기능, 공조 장치 등은 디스플레이 하단으로 배치해 조작 용이성을 높였다. 내비게이션은 개발 초기 단계서부터 SK텔레콤과 공동 개발해 순정 T맵을 기본 탑재했다. 여기에 스마트폰과의 직관적인 통합을 위해 무선 충전과 애플 카플레이 및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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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열 시트는 전장 4737mm, 전폭 1959mm, 전고 1670mm, 휠베이스 2874mm의 차체 크기로 성인 3명이 탑승하면 레그룸과 헤드룸이 넉넉하다. 전용 송풍구와 열선시트, 각종 소켓 등 편의 사양도 갖췄다. 트렁크 공간은 650L이며, 2열을 접으면 1099L로 늘어나 레포츠 용품이나 캠핑 용품 등을 넣을 수 있다. 전동식 트렁크 버튼은 자동으로 문을 여닫을 수 있어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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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트레인은 5.0L V8 수퍼차저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돼 최고출력 550마력, 최대토크 69.4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4.3초, 최고속도는 시속 283km에 달한다.
8단 자동변속기는 SVO에 의해 정밀 튜닝돼 정확한 변속과 월등히 빠른 반응성이 조화를 이룬다. 촘촘하게 배치된 8단 기어비를 통해 불과 0.2초 내에 신속한 변속과 강력한 가속이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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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엔진을 확인하기 위해 서울 잠실에서 용인서울고속도로를 타고 용인 수지를 돌아오는 코스로 시승했다. 운전을 위해 탑승해보니 스포츠 시트가 몸을 안정적이고 편안하게 감싸준다. 이후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엔진 소리가 웅장하게 뿜어져 나와 운전자로 하여금 달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이는 가변 밸브 액티브 배기 시스템이 적용돼 SVR만의 강렬한 배기음 덕분이다.
천천히 주행을 시작했다. 시속 60~80km로 주행해보니 시속 80km 정도의 속도에서 진동과 소음이 적고, 승차감도 편안하다. 또한, 미묘한 조작에서도 절묘하게 대응하고 오르막길에서는 힘이 넘치듯 올라간다. 과속 방지턱을 넘었을 때는 서스펜션이 충격을 잘 흡수해 불편함이 없다. 도심 주행에서 엔진 회전수를 올릴 필요 없이 나긋한 주행이 가능하지만 본질은 역시 회전수를 높이고 엔진이 내는 음색을 즐기면서 역동적인 주행을 하는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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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진입해서 주행해보니 시속 80~100km까지 가속 페달을 밟으니 강력한 힘 덕분에 차체를 가볍고 민첩하게 밀어내 밟는 만큼 속도가 나가고 힘이 넘친다. 진동과 소음도 적고 스티어링 휠도 묵직해 안정적이다. 섀시는 더욱 단단해진 전후방 스프링과 향상된 충격 흡수 장치를 적용해 놀라운 가속 성능을 발휘하거나 장거리 주행에도 편안하다. 코너에서는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시켜 준다. 재규어의 전자식 리어 액티브 디퍼렌셜이 F-PACE에는 처음으로 F-PACE SVR에 탑재됐다. 전자식 리어 액티브 디퍼렌셜은 전방 및 후방의 내측 휠이 독립적으로 구동될 수 있도록 도우며, 극심한 코너링 시에도 토크 배분을 최적화한다. 이에 주행 상황에 따라 향상된 안전성은 물론, 속도를 높이는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특히 스포츠 모드로 선택하고 시속 100km 이상으로 주행해보니 엔진음은 더 웅장하면서 날카로워지고, 속도는 거침없이 올라간다. V8 엔진은 어떠한 엔진 회전 구간 대에서도 굴곡 없이 뛰어난 성능과 부드러운 구동을 이끌어내며 레이싱 DNA의 진정한 면모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서스펜션은 더 단단해지고 브레이크도 더 민첩하게 반응해 고속에서도 안정적이다. 핸들링도 민첩하다.
좀 더 과감하게 가속 페달을 밟으니 웅장하고 거친 엔진음과 함께 운전자를 시트에 파묻히게 한다.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순식간에 돌진한다. 시속 100km 이상 고속에서는 스티어링 휠에 있는 패들 시프트를 이용해서 수동 변속으로 주행하면 시프트 업과 다운이 확실해 더 빠른 변속할 수 있어 역동적이다. 이후 코너에서도 스티어링 휠 조작만으로 이상적인 코너링 라인을 유지해주어 안정적이고 만족스럽다. 이는 인텔리전트 드라이브라인 다이내믹스(이하 IDD) 기능 덕분이다. 이 기능을 통해 접지력을 높이고 언더스티어링을 최소화해준다. IDD는 후륜 구동에서 4륜 구동으로 0.165초 이내에 변경할 수 있으며, V8 엔진의 뛰어난 퍼포먼스 요건에 맞도록 특별히 설계됐다. 여기에 운전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다이내믹 모드를 사용하면 더 빠르고 예민한 반응성의 기어시프트, 더 날카로운 스로틀, 개선된 스티어링 응답을 통해 모든 환경에서 완벽한 주행이 가능하다.
F-PACE SVR의 부가세 포함한 판매 가격은 1억2650만원이다.(개별소비세 인하분 적용)
- 성열휘 기자 sung12@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