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인터뷰] 신세경이라서 가능했던 '런온' 속 '오미주'

기사입력 2021.02.07.00:10
  • '런 온' 신세경 서면 인터뷰 / 사진: 나무엑터스 제공
    ▲ '런 온' 신세경 서면 인터뷰 / 사진: 나무엑터스 제공
    신세경이 '런 온' 속 '오미주'를 통해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 '런 온'은 한국말을 쓰면서도 소통이 어려운 시대, 저마다 다른 언어로, 저마다 다른 속도로, 서로를 향하는 완주 로맨스 드라마. 극 중 신세경은 영화 번역가 '오미주'로 분했다. 평소 참지 않는 성격의 소유자는 오미주는 무던하게 살아가는 선겸의 통역을 맡으면서 로맨스를 펼친다.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오미주를 '센 척하는 푸들'이라고 소개했던 신세경. 보육원 출신 미주는 누군가를 불쌍히 여기는 것도, 동정을 받는 것도 싫어하는 인물이다. 미주는 쿨해야 할 때 쿨할 줄 알고, 찌질해야 할 때 찌질할 줄 아는 '생존형 캐릭터'로 눈길을 끌었다. 신세경은 그런 미주에게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 "주인공의 불우한 성장 배경은 우리가 많이 보아온 드라마 속 설정이지만 미주가 살아가는 방식은 달랐다. 미주는 솔직하고 부끄러울 것이 없는 사람이니까 연기를 하면서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하며 촬영했다. 미주는 동정받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니까. 늘 그렇게 의연하던 미주가 12부에서 기정도 의원에게 끔찍한 이야기들을 듣고 선겸에게 포기하겠단 말을 전할 때, 그동안 꾹꾹 눌러 참아왔던 결핍의 감정들이 쏟아져 나와 굉장히 마음이 아팠다"

    미주는 다채로운 매력이 집합된 캐릭터다. 신세경 역시 작품에 임하면서 미주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내가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포인트가 하나 있다. 바로 미주가 사과를 잘한다는 점이다.  미주는 방금 뱉은 모난 말에 대해서도 바로 사과할 줄 아는 멋쟁이다. 헤헤. 물론 배배 꼬아 말할 때도 종종 있지만 대부분의 상황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낸다는 점과 자신의 일도 무척 사랑한다는 점도 굉장히 좋다. 무엇보다도 오미주가 추구하는 사랑의 방식이 제일 마음에 든다. 서로를 잘 지켜가면서 사랑해야 한다는 가치관이 정말 건강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 미주의 매력만큼이나 입에 찰싹 붙는 대사가 인상 깊었다. 신세경이 꼽은 극 중 명대사, 명장면은 무엇이었을까.

    "가장 좋아하는 장면을 고르자면 2회 포장마차 신이다. 대사량도 꽤 많고, 몹시 중요한 신이라 걱정 반 기대 반으로 편집된 내용을 보았는데 썸 타는 남녀의 설렘이 그대로 담겨있더라. 그래서 정말 행복했다. 술 취한 선겸을 혼자 두고 잠시 사라졌던 미주가 다시 나타날 때, 그런 선겸의 시야 안으로 운동화를 신은 미주의 발이 한 발짝 걸어 들어오는데 세상에. 나도 미주가 너무 반가워서 외마디 비명을 지를 뻔했다"

    "이 신은 꼭 언급하고 싶다. 14부에서 지우 언니가 기정도를 향해 "내 인생 네 소품 아니야. 내 인생 주인공은 나야"라고 말하던 모습은 닭살이 돋을 정도로 멋지다"
  • 그간 판타지, 퓨전사극 장르에서도 로맨스를 선보였던 신세경은 이번엔 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 법한 현실적인 청춘의 사랑을 보여줬다. 솔직한 캐릭터들의 매력 덕에 작품은 많은 이의 공감대를 샀다. 특히, '기선겸' 역의 임시완과는 '겸미커플'이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비주얼 케미까지 완벽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두 사람의 현장 분위기는 어땠을까.

    "시완 오빠는 섬세하고, 정말 똑똑하다. 항상 나에게 야무지다고 하지만 내 생각엔 오빠가 훨씬 더 야무지고 부지런하다. 자기 개발을 위해 늘 시간을 쪼개어 쓰는 걸 보면 끊임없이 노력하는 스타일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동선이나 대사 타이밍 등에서 상대 배우가 어떤 지점에서 불편한지, 무엇을 어색하게 느끼는 지를 귀신같이 캐치해 리허설을 마치고 난 후 꼭 나에게 괜찮은지 먼저 물어본다. 내가 딱히 티를 내는 것도 아닌데, 보통의 섬세함으론 그렇게 못하지 않을까 싶다"

    "(시완 오빠와) 촬영할 때 정말 신기했던 점이 있는데 리허설을 위해 현장에 도착하면 늘 선겸과 비슷한 톤의 옷을 입고 있는 것이다. 처음엔 스타일리스트 분들께서 미리 상의를 하시는 줄 알았는데, 단 한 번도 미리 의논하고 착장을 정한 적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적잖이 놀랐던 기억이 있다. 개인적으로 아직도 정말 신기한 일이다"
  • 오미주에게는 또 다른 라인이 있다. 바로 최수영이 연기한 '서단아'와의 '단미 라인'이다. 신세경은 "최수영이 서단아 그 자체였다"고 극찬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로서, 또 친구로서 최수영에게 많이 의지했다고도 했다.

    "수영이와는 대학교 동기이다. 캐스팅 관련 소식을 일찌감치 알진 못했지만 수영이가 서단아를 맡게 되었단 소식을 알고, 무척 설렜다. 대본을 읽었을 때 서단아야말로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느껴졌기에 기대감이 증폭되는 기분이었다"

    "관계성 맛집 우리 드라마 속 놓칠 수 없는 케미스트리가 바로 단미(단아와 미주)관계라고 생각한다. 대본으로 그 두 사람을 보았을 때에도 참 웃기고도 귀여운 관계다 싶어서 많이 기대하고 있었는데, 드라마 속 살아 움직이는 단미는 지금 말씀드린 그 느낌이 충분히 드러남과 동시에 탄산수 한 모금을 더 한 느낌이 난다. 아마 수영이가 연기하는 서단아 캐릭터가 워낙에 산뜻하고 시원시원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 배우와 캐릭터가 찰떡 싱크로율을 보여준 만큼, 신세경 역시 이번 작업에 큰 만족도를 드러냈다. "숫자로 얘기할 순 없지만 개인적으로 아주 아주 만족스럽다"며 자신과 말투까지 닮은 미주의 모습에 흡족해했다.

    "'왜 실패를 과정 안에 안 끼워주냐'는 미주의 질문에서 동질감을 느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일 테지만, 지금의 실패가 내 삶의 최종 결과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 나의 성과가 맘에 들지 않아 우울할 땐 먼 미래의 관점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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