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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로마의 이슬람 커뮤니티에 사는 ‘파임’은 방글라데시 출신의 이민 2세다. 그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술, 돼지고기, 혼전 성관계를 엄격히 금하고 있다. 물론, 마지막 금기를 지킨 것은 지금까지 한번도 없었던 여자친구 덕이기도 하다.
그러던 어느 날, 파임은 클럽에서 우연히 만난 자유분방한 성격의 이탈리아 여자 ‘아지아’로 인해 일생일대의 위기를 맞게 된다. 첫눈에 반한 그녀가 어찌 된 일인지 그에게 호감을 보였기 때문이다. 생애 첫 여자친구를 사귈 기회이지만, 파임은 아지아를 보기만 해도 자꾸 본능적 욕구가 솟구쳐 마냥 기뻐할 수가 없다.
‘사느냐, 죽느냐’를 고민한 햄릿처럼 평생을 지켜온 종교적 신념과 사랑의 본능 사이에서 고민하게 된 파임. 과연 그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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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게 너무 어려운 연애’는 전혀 다른 문화의 두 나라 사이에 끼인 이민 2세 청년의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 코미디다.
영화는 종교적 신념과 본능이라는 원초적인 갈등을 전면에 내세우며 보는 이의 호기심을 자아낸다. 사실 문화나 종교로 기인한 문제가 대부분 그렇듯이 파임의 고민도 쉽게 답을 내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감독은 이 어려운 문제를 꽤 영리하게 풀어낸다. 문화와 종교에 앞서 가장 우선이 되어야 하는 것은 ‘개인의 진정한 행복’이라는 메시지를 통해서다. 덕분에 다소 과장된 듯하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파임의 고민과 선택은 유쾌한 웃음과 함께 안도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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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영화는 파임과 아지아의 로맨스를 통해 이탈리아 사회 곳곳에 만연한 차별과 편견을 꼬집는다. 감독 ‘파임 부이얀’은 실제 이탈리아에 거주하는 방글라데시 출신 이민 2세로, 직접 각본을 집필하고, 주인공 ‘파임’ 역을 맡아 출연했다. 그 덕분인지 이민 사회가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사실적이면서도 위트 있게 그려낸 영화는 이민자의 현실을 깊게 공감하고, 그 해결책을 고민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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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임의 억양만큼이나 독특함을 자랑하는 영화 ‘내겐 어려운 연애’. 겨울의 막바지에 따뜻한 웃음과 메시지를 전달할 영화는 2월 4일 개봉이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