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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2000년대 미국을 놀라게 한 원조 부캐 이야기, 영화 ‘제이티 르로이’

기사입력 2021.01.20 11:39
  • 인기 개그맨 유재석이 ‘놀면 뭐하니?’에서 트로트 가수 ‘유산슬’을 선보인 이후, 평소 나의 모습과는 다른 색다른 모습으로 분하는 ‘부캐’는 이제 연예인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하나의 놀이처럼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부캐라는 개념조차 없었던 2000년대에 자신이 아닌 다른 이를 연기했다면 사람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미국 문학계를 충격에 빠뜨린 실화를 담은 ‘제이티 르로이’는 이런 부캐 열풍 속에 더욱더 눈을 끄는 영화다.

  • 이미지=영화 ‘제이티 르로이’ 포스터
    ▲ 이미지=영화 ‘제이티 르로이’ 포스터

    2000년, ‘제이티 르로이’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소설 ‘사라’를 통해 베스트셀러 작가로 등극하지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얼굴 없는 작가로 궁금증을 높여간다. 그러던 어느 날, 제이티 르로이는 대중 앞에 모습을 나타내고, 성별을 뛰어넘는 매력과 독특한 패션 코드에 평단과 대중, 셀럽들은 열광한다. 그리고 배우 아시아 아르젠토는 ‘제이티 르로이’를 다룬 영화 ‘이유있는 반항’(2004)을 연출하는 동시에 직접 어머니 ‘사라’ 역으로 분하며 화제를 더하기도 했다.

  • 이미지=영화 ‘제이티 르로이’ 스틸컷
    ▲ 이미지=영화 ‘제이티 르로이’ 스틸컷

    하지만 2006년 뉴욕 타임스는 ‘제이티 르로이’가 소설 속에만 존재하는 가상의 인물이며, ‘사라’의 실제 작가이자 필명 ‘제이티 르로이’로 활동하는 사람은 그의 조수로 곁에 있던 로라 알버트라고 폭로한다. 모두를 매료시킨 필력과 독보적인 매력으로 수많은 이를 사로잡은 ‘제이티 르로이’가 가짜라는 사실에 미국 전역은 충격에 휩싸였다. 보도 이후 로라 알버트는 소설 속 내용은 모두 사실이며,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제이티 르로이’는 모든 것이 거짓이 아니냐는 대중의 빈축을 사며 미국 문학계의 전무후무한 사건으로 남게 되었다.

  • 이미지=영화 ‘제이티 르로이’ 스틸컷
    ▲ 이미지=영화 ‘제이티 르로이’ 스틸컷

    2007년 사바나 누프가 쓴 자서전 ‘걸 보이 걸: 나는 어떻게 제이티 르로이가 되었는가(Girl Boy Girl: How I Became JT LeRoy)’를 본 후 이 사건이 단지 돈을 벌기 위한 희대의 사기극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는 저스틴 켈리 감독은 영화 ‘제이티 르로이’를 통해 로라와 사바나의 심리를 생생하게 보여주며 흥미를 높인다.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로라’의 부탁으로 ‘제이티’인 척 연기하는 ‘사바나’로 분해 인기 작가와 평범한 자신 사이에서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인물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2020년 골든글로브, 아카데미 등 각종 시상식에서 영화 ‘결혼이야기’로 여우조연상을 휩쓴 로라 던은 ‘제이티 르로이’에 가려진 베스트셀러 작가 ‘로라’ 역을 맡아 자신과 별개로 인기를 높여가는 ‘제이티’와 그런 인기의 중심에 선 ‘사바나’에 대한 복잡미묘한 감정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 이미지=영화 ‘제이티 르로이’ 스틸컷
    ▲ 이미지=영화 ‘제이티 르로이’ 스틸컷

    미국 문학계의 전무후무한 스캔들로 회자하는 ‘제이티 르로이’. 그 사건의 전말을 확인할 수 있는 영화는 1월 21일 개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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