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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3년 소련의 자치 공화국이었던 우크라이나에서는 약 350만 명이 아사한 믿지 못할 사건이 벌어졌다. 일명 ‘홀로도모르(Holodomor)’라 불리는 우크라이나 대기근이다.
당시 스탈린 정권은 막대한 혁명 자금을 대기 위해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된 곡식을 수탈해 모두 수출했고,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몇 달 동안 빵 한 조각 제대로 먹지 못하고 굶주림에 시달렸다. 급기야 말라비틀어진 나무뿌리를 씹으며 허기를 달래던 이들에게 인육을 먹는 끔찍한 일까지 벌어졌다.
영국 기자 ‘가레스 존스’는 자신의 양심을 걸고 자신이 목격한 참상을 세상에 가장 먼저 알렸지만, 세상은 그의 이야기를 쉽게 믿지 못했다. 우크라이나는 세계의 곡창지대라 불리던 곳이었고, 퓰리처상 수상자이자 뉴욕타임스 모스크바 지국장인 월터 듀란티를 필두로 한 친 스탈린 언론인들이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며 진실이 가려졌기 때문이다.
결국 스탈린으로 인해 벌어진 이 잔혹한 대학살의 진실이 밝혀진 건 1991년 우크라이나가 소련으로부터 독립하고 나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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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스터 존스’는 목숨을 걸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한 영국 기자 가레스 존스의 실화를 담은 작품으로, 20세기 최고의 정치 우화소설로 손꼽히는 ‘동물농장’의 탄생에 큰 영향을 준 ‘홀로도모르’의 진실을 86년 만에 재조명했다.
영화는 히틀러를 인터뷰한 최초의 외신기자로 명성을 얻은 가레스 존스가 스탈린 정권의 막대한 혁명 자금의 출처에 대한 의문을 품고 스탈린을 인터뷰하기 위해 모스크바로 향하는 것으로 시작해 그의 행보를 차근차근 따라간다.
가레스 존스가 목격한 우크라이나의 참상은 흑백에 가까운 낮은 채도의 화면으로 펼쳐지며, 비극의 무게를 더한다. 또한, 진실을 가리는 위정자들의 이기주의와 부패 언론, 가짜 뉴스 등은 80년 이상의 세월이 흐른 지금도 유효하기에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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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도모르 폭로 후, 모든 것을 잃고 고향으로 돌아간 존스는 미국의 언론 재벌 허스트가 여름휴가 동안 세인트 도나츠 성에 머문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를 찾아가 자신이 목격한 끔찍한 지옥에 대해 털어놓는다. 존스의 이야기에 흥미를 느낀 허스트는 1935년 1월 ‘뉴욕 아메리칸’에 그의 기사를 싣도록 하지만, 이후 소련을 비방하기 위한 가짜 기근 기사를 연이어 게재하며 존스의 진실까지 함께 퇴색시켜버렸다.
이후 존스는 30살 생일을 하루 앞둔 1935년 8월 12일 총에 맞아 세상을 떠난다. 마지막까지 진실을 밝히기 위한 행보를 멈추지 않은 대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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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삶을 산 진정한 언론인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미스터 존스’. 우리 모두가 기억해야 할 진실을 담은 영화는 1월 7일 개봉이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