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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이로스' 신성록 인터뷰 / 사진: HB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젠 신성록을 '장르킹'이라 부르고 싶다. '황후의 품격' 이혁 황제 이후, 판타지 장르의 '퍼퓸'으로 로맨스까지 소화하더니, '배가본드'에 이어 '카이로스'에서는 장르물 최적화 연기로 시청자를 매료했다. 어떤 장르에도 맞춤옷을 입어내는 그의 연기가 작품의 흡인력을 높였다.
'카이로스'에서 신성록이 연기한 '김서진'은 과거 건물 붕괴 사고의 피해자이자 유중건설의 최연소 이사다. 성공한 삶을 살던 그는 어느 날 딸이 유괴되면서 딸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한 달 전의 시간을 살고 있는 여자 '한애리'와 전화 통화를 하게 되고, 딸을 목격했다는 여자의 말에 과거를 바꿔 딸을 되찾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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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과거를 바꾸며 현재를 다시 살아가는 인물들의 이야기와 더불어 건물 붕괴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전개로 스릴감을 선사했다. '타임크로싱'을 소재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탓에 복잡하기도 했지만, 신성록은 몰입도 높은 연기로 서사를 이끌었다.
그간 브라운관뿐 아니라 뮤지컬 배우로서 관객과 만나온 신성록. 그는 '카이로스'를 통해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뮤지컬이나 여러 작품을 해왔지만, 드라마에서 많이 못 보여드린 모습이 많다. 그래서 캐릭터가 절망으로 치닫고 바닥까지 갔을 때, 이겨내고 역경을 헤쳐나가는 캐릭터로 저의 다양한 부분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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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대본을 보는 순간 '이 작품 진짜 꼭 해야겠다. 하고 싶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제가 배우 생활하면서 이런 캐릭터를 하고 싶었거든요. 장르물을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에 만난 작품이라 저한테는 더 애착이 가요"
"단편적인 어떤 인물의 정서를 표현하는 것 외에도 극 안에서의 여러 가지 상황, 그다음에 과거와 미래, 그런 부분들을 표현하기 위해 굉장히 다양한 요소들을 생각하면서 입체적인 캐릭터로 그려낼 수 있었던 기회였어요. 이러한 캐릭터를 접하는 것은 흔치 않기 때문에 정말 저의 인생작으로 남을 수 있을 만한 그런 작품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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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스'는 배우 스스로에게도 '발전의 계기'가 된 작품이다. 연기적으로도 그렇고, 시간을 소재로 한 작품 덕에 사람으로서도 배울 점이 많았다.
"순간순간 아무 생각 없이 지내왔던 일상이었는데, 1분이라는 시간이 굉장히 소중하고 내 인생의 모든 걸 바꿀 수도 있는 찬스와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매번 시간을 성실하게 면밀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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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스'는 극 초반부터 내달리는 전개로 쉼 없는 반전과 캐릭터 서사를 펼쳤다. 매 신 평온한 감정이 없었다. 배우로서도 급박한 감정선을 잡는 일이 쉽지 않았을 터다. 이때마다 신성록은 6년 만에 재회한 상대역 이세영에게 의지했다고 했다.
"이세영 배우 같은 경우는 6년 전에 만났을 때는 아역에서 성인 연기자로서의 자리를 잡아가던 과정이었기 때문에 두렵기도 하고 겁도 나는 시기였을 겁니다. 그러나 이번에 만났을 때는 주연 배우로서 완벽히 성장해 어떤 도움 없이도 극을 이끌고 심지어 저 또한 기댈 수 있는 부분을 많이 보여줘서 프로페셔널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런 점들에 대해 동생으로서는 기특하고 동료로서는 대단하고 배울 점이 많은 후배라고 생각합니다. 6년 만에 만났는데도 너무 친근하기 때문에 언제 만나도 반갑고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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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후 쉼 없이 달려오고 있는 신성록. 드라마뿐 아니라 예능, 뮤지컬 무대까지 열일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에너제틱한 그의 원동력은 무엇일지 궁금했다.
"저에게 감사하게도 제안을 주셔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지금까지는 의식에 흐름대로 해왔는데, 생각해보면 저의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제가 하면서 즐겁고, 일이지만 너무 즐기게 되고, 또 그 과정이 너무 좋아서 프로페셔널하게 되고, 최선을 다하게 되고, 그리고 제 한계에 도전하게 되는 그런 것이 저의 원동력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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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록은 올해 불혹을 맞이했다. 30대 시절을 오롯이 배우 신성록으로 살아온 그에게 30대가 어떤 의미로 남을 것 같은지 물었다.
"부족하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자면 30대 시절이 제 배우 색깔을 결정해준 것 같아요. 파란색이면 파란색, 빨간색이면 빨간색, 검은색이면 검은색, 색깔을 확실히 알 수 있는. '나는 무슨 색깔이지' 하면 알 수 있는 계기였던 것 같고 마흔을 맞이하는 소감은 그 색깔로 그림을 그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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