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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원스' 감성이 그리운 당신에게...크리스마스 상영작 '뮤직앤리얼리티'

기사입력 2020.12.22.17:03
  • 영화 '뮤직 앤 리얼리티' 포스터 / 사진 : ㈜보더리스필름/㈜스튜디오보난자 제공
    ▲ 영화 '뮤직 앤 리얼리티' 포스터 / 사진 : ㈜보더리스필름/㈜스튜디오보난자 제공
    손에 잡히지 않는 마음들이 있다. 그 마음들을 이어주는데 음악만큼 강한 언어가 있을까. 영화 '뮤직 앤 리얼리티'는 한국어도, 영어도 아닌 음악이라는 언어로 전개된다.

    바비(빅 포니)는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부모님은 한국인. 바비는 사실 언어보다 음악이 편하다. 하지만 평범한 회사원인 그가 노래할 곳이라고는 에코가 빵빵한 화장실이 전부다. 그나마도 시끄럽다는 이웃의 항의가 이어진다. 그런 현실에서 그가 발을 내디딘다. 바비는 회사도 그만두고, 친구 빌리의 로드매니저가 되어 함께 월드투어를 떠난다. 장소는 남겨진 젊은 시절 아버지가 서있던 곳, 서울 홍대 앞.
  • '뮤직 앤 리얼리티'에서 이나 역을 맡은 배우 임화영 / 사진 : ㈜보더리스필름/㈜스튜디오보난자 제공
    ▲ '뮤직 앤 리얼리티'에서 이나 역을 맡은 배우 임화영 / 사진 : ㈜보더리스필름/㈜스튜디오보난자 제공
    서울에서 바비는 홍대 앞을 향한다. 낯선 곳이지만,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아버지의 사진에서 마주한 까닭일까. 바비는 그곳에서 버스킹을 하고 있던 이나(임화영)를 만난다. 바비는 이나의 노래를 듣고, 서울의 이곳저곳을 같이 다니게 된다. 두 사람은 영어도 한국어도 아닌 음악으로 공감대를 형성한다. 두 사람의 시작이다.

    영화는 음악의 언어로 전개된다. 무려 28곡이 한 편의 영화 속에 담긴다. 그렇다고 뮤지컬 영화와는 다르다. 바비의 마음은 음악이 되고, 두 사람의 마음도 음악으로 실린다. 빅 포니가 직접 작사, 작곡하고 노래까지 부른 25곡과 노브레인의 히트곡 '넌 내게 반했어'의 3가지 버전이 더해졌다. 기타 선율 속에 미국의 포크 가수 앨리엇 스미스(Elliott Smith)를 떠오르게 하는 빅 포니의 목소리가 담긴다. 음악으로 마음을 주고 받던 두 사람이 있었던, 영화 '원스'를 떠올리게 하는 이유다.
  • '뮤직 앤 리얼리티'에서 바비 역을 맡은 싱어송라이터 빅 포니 / 사진 : ㈜보더리스필름/㈜스튜디오보난자 제공
    ▲ '뮤직 앤 리얼리티'에서 바비 역을 맡은 싱어송라이터 빅 포니 / 사진 : ㈜보더리스필름/㈜스튜디오보난자 제공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빅 포니다. 그의 음악은 그냥 들어도 좋다. 개봉 전 공개된 '뮤직 앤 리얼리티' OST를 들어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영화를 통해 음악을 들으면 바비의 마음을 따라갈 수 있다. 각본부터 연출, 주연까지 모두 음악을 만든 빅 포니가 참여했기에 가능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최근 드라마 '산후조리원'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였던 배우 임화영의 또 다른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 것도 '뮤직 앤 리얼리티'를 보는 색다른 재미다. 어딘가 나사가 풀려있는 듯한, 그러면서도 현실을 바라보는 이나의 독특한 분위기는 배우 임화영으로 인해 완성된다. 노래하는 임화영의 목소리와 이나 그 자체인 임화영의 웃음과 눈물이 음악이 되는 듯한 묘한 경험도 '뮤직 앤 리얼리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 '뮤직 앤 리얼리티' 스틸컷 / 사진 : ㈜보더리스필름/㈜스튜디오보난자 제공
    ▲ '뮤직 앤 리얼리티' 스틸컷 / 사진 : ㈜보더리스필름/㈜스튜디오보난자 제공
    서울 곳곳을 새로운 시각으로 돌아보는 것도 영화가 주는 또 하나의 재미다. 홍대 앞 놀이터부터 '곱창전골' 클럽 '빵' 등 홍대의 주요 장소들이 등장한다. 인디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영화 속 장소에서부터 느껴질 수 있는 노래들이 있을 것. 여기에 실제 뮤지션의 모습도 등장한다. 밴드 노브레인의 드러머 황현성과 보컬 이서우, 베이시스트 정우용, 기타리스트 정민준, 가수 육중완, 그리고 그룹 버스커버스커의 드러머 브래드가 깜짝 출연해 보는 재미를 더한다.

    누군가에게는 계속 꿈을 향해 가라는 응원으로 느껴질 수도, 누군가에게는 사랑을 이야기하는 노래로,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이방인으로 느껴졌던 삶이 정착할 곳을 찾은 안도감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사실 더 많은 마음이 담겨 있다. 음악이니까. 그래서 오는 12월 23일,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개봉하는 '뮤직 앤 리얼리티'가 더욱더 반갑게 느껴진다. 12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83분.
  • '뮤직 앤 리얼리티' 스틸컷 / 사진 : ㈜보더리스필름/㈜스튜디오보난자 제공
    ▲ '뮤직 앤 리얼리티' 스틸컷 / 사진 : ㈜보더리스필름/㈜스튜디오보난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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