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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경환 교수 “전남, 디지털 농업의 글로벌 허브로 육성해야…애그리테크가 농업의 미래 성장 동력”

기사입력 2020.12.18 20:00
무인자동화 농업생산 시범단지 조성사업 단장 이경환 교수
"지속가능한 농업 위해, 애그리테크 시스템 필수적"
  • 이경환 교수
    ▲ 이경환 교수

    “디지털 농업을 산업의 한 부분을 넘어 한국이 투자해야 할 신성장 동력으로 바라봐 주길 바란다. 미래의 산업은 생산품 뿐만 아니라 산업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가치도 중요하게 될 것이다. 농업은 이 두 개의 가치를 모두 갖추고 있으며, 그런 관점에서 디지털 농업이 중요하게 될 것이니 정부도 이 분야에 투자를 아끼지 않길 바란다”

    전남대 이경환 교수가 디지털 농업이 우리나라 미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며 강조한 이야기다.

    전남 나주에 국내 최초로 무인자동화 농업생산 시범단지가 조성된다. 이경환 교수는 이 시범단지조성 사업의 단장을 맡았다. 이 사업은 인공지능(AI), 정보통신기술(ICT),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미래형 농업생산시스템 구축을 위한 시범·실증단지 조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전라남도 농업기술원, 전남대 무인자동화연구센터, 한국농어촌공사는 이 사업의 추진을 위해 지난 2월 업무협약을 체결한바 있다.

  • 무인자동화 농업생산 시범단지 조성사업
    ▲ 무인자동화 농업생산 시범단지 조성사업

    전남 나주시 종자관리소 부지 50ha에 조성되는 이 사업에는 총 400억원이 투입되며,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연말까지 기본계획과 세부설계를 착수할 예정이다. 또한, 전남 농업기술원은 시범단지 운영을 담당하고, 한국농어촌공사는 설계 및 시범단지 조성을 맡으며, 전남대 무인자동화연구센터는 통합제어 시스템 구축을 담당한다.

    이 시범단지는 AI∙빅데이터 플랫폼을 활용한 지능화, 드론과 자율주행을 활용한 자동화, 5G∙ICT를 이용한 연결화 등 크게 3가지 특성을 적용해 농산물 생산의 패러다임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시범단지 내에는 무인 육묘장, 무인자동화 농기계, 첨단농기계종합관리센터 등이 들어서며,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 하고 시스템 스스로가 제어하여, 농업 생산 효율의 극대화하는 지능형 플랫폼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 무인자동화 농업생산 시범단지 조성사업 업무협약/사진출처=한국농어촌공사
    ▲ 무인자동화 농업생산 시범단지 조성사업 업무협약/사진출처=한국농어촌공사

    애그리테크는 농업(Agriculture)과 기술(Tech)의 합성어로 첨단기술의 도입을 통해 농업의 혁신을 일으키고 있는 비즈니스를 의미한다. AI, ICT,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농업에 접목해 생산에 투입되는 노동력∙농자재∙에너지를 최소화하고, 생산∙유통∙소비 효율성을 극대화하여 높은 생산성과 수익성을 달성할 수 있다. 디지털 농업, 스마트 농업, 스마트팜 등 다양한 명칭으로 세세하게 구분 짓지만 크게는 모두 애그리테크 산업에 속한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한 펜데믹 상황과 기후변화로 식량안보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각 국가별 식량 자급률 개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생산성과 효율성을 제고 시키는 애그리테크 도입에 대한 움직임도 전세계적으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농촌진흥청도 우리 농업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우선 노지 작물의 디지털 농업화를 추진 중이다. 노지 작물의 생산∙재배관리∙수확 후 관리∙유통∙판매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미래형 농업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골자다. 내년 예산을 살펴보면 4차산업혁명 기술을 이용한 노지재배 위주 디지털농업 기술 개발∙확산, 국산 품종 개발∙보급 확대를 통한 식량자급률 향상 부문 예산이 확대됐다.

    또한, 최근에는 디지털농업 연구와 개발 성과를 실증하고, 농업인 대상 지능형 농장 실용교육을 위해 조성한 ‘스마트농업 테스트베드 교육장'이 단계적으로 확대할 것을 밝히기도 했다.

    무인자동화 농업생산 시범단지 조성 사업 단장을 맡고 있는 이경환 교수를 만나, 시범단지 조성의 진행상황과 애그리테크 중심으로 우리 농업의 미래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 이경환 교수
    ▲ 이경환 교수

    이경환 교수는 “세계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식량수요도 증가하고 이는 식량 분배의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있다. 기존의 농업 시스템 패턴이 유지된다면 수요와 공급은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데, 이때 나타난 터닝포인트가 AI, ICT, 빅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하는 애그리테크이다”라고 전했다.

    또한, “2050년 인구 최대 국가 10개국에 아시아 국가만 6개가 속하는데 이는 농업도 미래 먹거리로 가져갈 수 있는 좋은 산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지표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 AI 기반 농기계 및 드론 협엽 시스템/자료제공=이경환 교수
    ▲ AI 기반 농기계 및 드론 협엽 시스템/자료제공=이경환 교수

    이어서, 그는 “디지털 농업 시스템은 모든 것이 데이터화 되어야 한다. 농업의 디지털 전환은 종자의 파종부터 재배, 가공, 유통 각 단계에서 일어나는 영농행위와 결과를 수치화하고 데이터를 축적해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하며, “우리나라는 ICT, AI, 로봇과 관련된 기술이 잘 발달돼있다. 하지만 이런 기술은 주로 대부분 대기업이 소유하고 있는데, 이런 기술이 잘 적용되기 위해서는 농민과 기업이 많이 소통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정부도 이런 협력에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경환 교수의 말처럼 애그리테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이 발생하므로 벤처 또는 영세 농민(현재 지역농민)이 구축하기엔 한계가 있다. 자본과 기술을 가진 대기업이 투자하거나 정부가 산업의 발전을 위해 전략적인 투자를 단행해야 한다. 물론, 투자의 바탕에는 시장성과 성장가능성을 염두 해야 하겠지만 이경환 교수는 충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 이경환 교수
    ▲ 이경환 교수

    그는 “디지털 농업에 대한 투자를 농업의 디지털 SOC(Social Overhead Capital, 사회간접자본) 구축의 개념으로 봐야 한다. 농민이 고령화되고 농촌 인구가 줄면서 자동적으로 1인 경작 크기가 점점 커질 것이다. 디지털농업으로의 전환은 농촌의 생존을 위해서도 반드시 달성해야 할 과제다. 선택이 아닌 필수인 것이다. 긴 관점으로 디지털 SOC 구축은 진행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서, “디지털 농업 시범단지 조성하고, 여기서 발생한 데이터와 AI를 기반으로 한 무인자동화 농업 플랫폼 구축할 수 있다. 디지털농업 플랫폼의 플랜트화∙수출산업화가 이뤄지면 새로운 소득을 발생 시킬 수 있으며, 전후방 기업 집적화를 통한 사이언스 파크 조성한다면 디지털 농업이 농촌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우수한 농업 생산기반을 가진 광주와 전남은 세계에서도 입지적 조건이 좋은 곳이므로, 이 지역을 디지털 농업의 글로벌 허브로 육성해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여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덧붙였다.

  • ▲ 이경환 교수 인터뷰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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