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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낙태’의 충격 실상을 통해 모두를 고민하게 만드는 영화 ‘언플랜드’

기사입력 2020.12.16
  • 지난 반세기 동안 격렬한 논쟁의 대상이었던 ‘낙태’를 정면으로 다룬 영화가 국내 극장가를 찾아온다. 8년간 낙태 상담사로 일하다 생명 운동가로 전향한 여성의 실화를 담은 영화 ‘언플랜드’다.

  • 이미지=영화 '언플랜드' 포스터
    ▲ 이미지=영화 '언플랜드' 포스터

    심리학을 전공한 애비 존슨은 여성의 낙태 선택권 보장에 앞장서 온 미국의 비영리단체 ‘가족계획연맹’에서 상담사로 일하게 된다. 두 번의 낙태 경험이 있는 그녀는 원하지 않는 임신이 여성의 삶을 어떻게 흔들 수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그래서 위기에 빠진 여성들을 돕는다는 자부심에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해왔다. 역대 최연소 소장이 된 그녀가 8년 동안 관여한 낙태가 2만2천 건에 달할 정도였다.

    하지만 일에 대한 그녀의 자부심은 8년 만에 처음 목격한 낙태 시술 장면을 보고 송두리째 흔들린다. 12주 이전에는 단지 세포 덩어리일 뿐이라던 태아가 자신을 빨아들이려는 관을 피해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모습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또한, ‘가족계획연맹’이 대형 낙태 센터를 설립하기 위해 각 클리닉 소장들에게 낙태 횟수를 두 배로 늘릴 것을 명령하는 등 낙태를 수익 사업의 일환으로 여기고, 부작용이나 시술의 위험성은 감추기에 급급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녀는 ‘가족계획연맹’을 그만두고 생명 수호의 길로 나선다.

  • 이미지=영화 '언플랜드' 스틸컷
    ▲ 이미지=영화 '언플랜드' 스틸컷

    영화는 애비 존슨이 쓴 동명의 회고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2010년 출판된 책 ‘언플랜드’는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수많은 이에게 영화 제작을 제안받았다고 한다.

    ‘낙태 반대’라는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는 영화는 시작부터 충격적이다. 살기 위해 발버둥 치다 사지가 찢겨 관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태아의 생생한 모습은 낙태에 대한 트라우마를 만들기 충분하다. 또한, 임신 중절 약이라고 불리는 화학적 낙태의 실상을 사실적으로 그리며, 낙태가 태아는 물론 모체인 여성에게도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주는지 좀 더 사실적인 간접 경험을 하게 한다.

    영화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낙태의 실상을 낱낱이 보여준다. 또한 여성의 인권보다 수익에 더 관심이 많은 미국 최대 낙태 지원 기관의 위선적인 모습을 더해 보는 이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 이미지=영화 '언플랜드' 스틸컷
    ▲ 이미지=영화 '언플랜드' 스틸컷

    물론 영화가 다각적으로 낙태를 조망하는 전반과 달리 한 편의 간증처럼 귀결되는 것은 다소 아쉽다. 또한, 낙태를 고민하는 여성들을 위해 이렇다 할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모든 낙태는 악’이라고 치부하는 것도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럼에도 영화가 미국 개봉 당일 실 관람객을 대상으로 평가하는 시네마스코어에서 A+ 등급을, 영화 평점 사이트인 로튼 토마토에서 팝콘 지수 92%를 받은 것은 외면하고 싶은 낙태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조망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낙태에 대한 찬반을 떠나 불필요한 낙태를 줄이고,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영화는 충분히 볼만한 가치가 있다.

  • 이미지=영화 '언플랜드' 스틸컷
    ▲ 이미지=영화 '언플랜드' 스틸컷

    낙태에 대한 양극단의 위치에서 진심을 다한 애비 존슨의 이야기로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군 영화 ‘언플랜드’는 12월 17일 개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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