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인터뷰] 환경과 건강한 아름다움 위해 ‘클린 뷰티’를 선도하는 아로마티카 김영균 대표

기사입력 2020.12.15 13:54
  • 지구환경을 위한 ‘필(必)환경’ 시대가 도래하며 뷰티업계에도 ‘클린 뷰티’와 ‘비건 뷰티’가 대표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클린 뷰티’는 안전한 성분으로 구성된 화장품을 의미했지만 최근에는 친환경 패키지를 사용하고 환경보호에 적극적인 기업 문화로 그 의미가 확대되고 있다.

    2009년부터 EWG 안전한 화장품 캠페인 파트너사로 활동하면서 국내 최초로 EWG를 소개하며 클린&비건 뷰티를 선도하는 기업이 있다. 아로마티카는 2016년 국내 제조 브랜드 최초로 미국 EWG VERIFIED 획득했고, 최상급 유기농 원료의 선별부터 제품 생산에 이르기까지 모든 공정을 직접 관리하고 있다.

  • 사진=아로마티카 김영균 대표
    ▲ 사진=아로마티카 김영균 대표

    김영균 대표는 대한민국 1세대 아로마테라피스트이자 클린&비건뷰티 브랜드 아로마티카의 대표를 맡고 있다. 2004년 아로마티카를 창업하고, 현재 제품의 용기를 100% 재활용 용기(PCR 플라스틱, PCR 유리 용기)를 제작하며 지속가능한 뷰티 브랜드로써 한 단계 더 나아간 아로마티카의 김영균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친환경 뷰티 사업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입니까?

    클린 & 비건뷰티 브랜드 사업을 시작하게 된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를 꼽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먼저 사랑하는 가족부터 일반 소비자까지 많은 사람들이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안전한 제품을 만들어야겠다는 사명감. 그리고 제 자신부터 실천할 수 있는 것을 실행한 실행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성분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겠네요. 8년간의 직장 생활을 했지만 천연 에센셜 오일 사업에 대한 꿈을 저버릴 수 없어 퇴사를 했고, 천연 유기농 원료와 에센셜 오일을 수입하고 도매 유통하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좋은 원료를 국내 시장에 소개하면, 건강한 피부를 위해 안전한 원료를 사용한 화장품들이 시장에 나올 것으로 기대했었는데, 현실은 다르더군요. 화장품 회사들은 천연 원료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고 까다로운 공정 등의 이유로 기존 원료를 포기하려 하지 않는 곳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이익이 크게 나지 않더라도 사랑하는 가족에게 권할 수 있는 안전한 제품을 만들자”는 사명감으로 직접 나서게 됐고, 이런 배경에서 아로마티카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 사진=아로마티카 제공
    ▲ 사진=아로마티카 제공

    사실 처음에는 안 팔리면 저와 가족, 지인들이 나눠 쓸 생각으로 이 사업을 시작했죠. 그렇게 시작한 아로마티카가 2009년 국내 최초로 EWG 스킨딥(SKINDEEP)을 국내 시장에 소개한 브랜드가 되었고, 2011년 EWG ‘안전한 화장품 챔피언’ 타이틀을 수상하고, 현재까지 약 130개 제품에 대해 EWG VERIFIED™ 인증을 획득한 브랜드가 됐습니다.

    Q. 아로마티카는 환경보호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아로마티카는 지속가능한 뷰티 철학을 이어나가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최근 뷰티업계가 가장 많이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포장 용기’인데요. 아로마티카는 환경보호를 위해 포장 용기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플라스틱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조금 무겁고 깨질 위험이 있더라도 재활용이 쉬운 유리 소재로 플라스틱을 대체하고 있습니다. 욕실 등 특수 제품군은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있지만, 대신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용기를 사용합니다. 올 2월에는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용기를 개발해 제품에 적용했고, 현재 아로마티카의 모든 용기는 100% 재활용 플라스틱과 90% 재활용 유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모든 플라스틱 용기를 100% 재활용 플라스틱 용기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화장품 용기 재활용을 위해 무엇보다 ‘분리배출’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아로마티카의 브랜드 체험관에는 분리 배출 가능한 소재와 불가능한 소재를 분류하는 방법과 용기의 특성에 따라 재활용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분리배출교육장’이 마련돼 있습니다. 또한, 고객들이 브랜드 체험관으로 가지고 오시거나 택배로 보내주시는 다 쓴 용기들은 함께 모아 화장품 용기로 재활용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진심이 고객들에게도 다가가 함께 변화를 일으키자는 바램이죠.

    최근에는 플라스틱 재활용을 쉽게 하기 위해 플라스틱 용기를 투명하게 하고, 라벨이 몸체로부터 쉽게 제거될 수 있게 생산하도록 하는 등 재활용법이 개정됐습니다. 특히, 보이는 것도 중요한 마케팅 요소가 되는 뷰티 업계에서는 투명한 용기 사용이 쉬운 일이 아니죠. 이를 위한 연구와 비용 투자도 크고요. 이에 법이 개정되었음에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요. 아로마티카는 이렇게 재활용법이 규제되기 전부터 분리배출이 용이한 제품 용기로 꾸준히 리뉴얼을 해왔어요. 화장품 용기의 분리배출이 쉽도록 물에 쉽게 떨어지는 ‘수분리 라벨’, 제대로 재활용이 가능한 ‘투명한 용기 개발’, 혼합 플라스틱 재질로 구성되어 분리배출이 어려운 펌프형 제품을 단일 플라스틱 재질의 ‘캡’ 형으로 변경, PP 단일 소재를 100% 재활용한 용기 출시 등 지속적인 연구와 용기 리뉴얼을 통해 개정된 법을 선제적으로 따르고 있습니다. 그 결과 환경부 심사에서 82% 제품이 재활용 ‘우수’ 등급을 받았습니다.

    이처럼 아로마티카는 제품뿐 아니라 제품의 제조 과정, 제조 이후의 환경까지 전 과정에서 지속가능한 환경을 가장 먼저 생각하고 실천하는 기업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아로마티카가 중점적으로 진행하는 친환경 클린뷰티 사업에 대한 설명해주세요.

    친환경 클린뷰티의 첫 시작은 제로웨이스트(Zero Waste)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아로마티카는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2016년부터 리필팩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습니다.

  • 사진=아로마티카 제공
    ▲ 사진=아로마티카 제공

    초기 리필팩은 페트와 나일론 등이 혼합된 불투명 파우치였는데, 지난해에는 여러 겹 압축된 비닐에서 비닐 사용량을 줄인 투명한 리필팩으로 개선하는 것에 성공했죠. 재활용 플라스틱 용기 사용과 리필팩 사용에 그치지 않고 지난 6월에는 망원동의 ‘알맹상점’에 뷰티 브랜드 최초로 아로마티카의 베스트 제품을 용기 없이 내용물만 구매할 수 있는 ‘리필스테이션’을 선보였습니다. 제로웨이스트에 동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가격도 경제적이다 보니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 현재는 아로마티카의 브랜드 체험관에서도 리필스테이션을 운영 중입니다. 빈 용기만 들고 오시면 누구나 제품을 원하는 용량만큼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또한, 아로마티카는 소비자들이 진정한 제로웨이스트 실천에 쉽게 동참할 수 있도록 자원재활용률을 최대로 생각하는 제품을 기획하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하지 않는 고체형 클렌저를 만들어달라는 고객들의 요청에 따라 기존 액체 형태의 샴푸와 컨디셔너를 고체로 만든 비누바를 출시했습니다. 이 비누바는 포장재는 물론 비누재료까지 업사이클링해 만든 진정한 제로웨이스트 제품인데요. 패키지는 사탕수수 잔여물로 만든 재활용지를 사용했고, 클렌징 바와 주방세제 바의 경우는 실제 화장품 제조 시 사용한 티트리, 로즈마리 원물을 업사이클링해 만들었습니다.

  • 사진=아로마티카 제공
    ▲ 사진=아로마티카 제공

    마지막으로 제품 포장 시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2019년부터 100% 재활용 가능한 종이 박스만을 사용하고 비닐 뽁뽁이나 에어 충전재가 아닌 FSC 인증을 받은 재생지를 완충재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종이와 합성 녹말을 결합한 친환경적인 종이테이프를 사용했고 제품을 사용한 뒤에도 쉽게 재활용될 수 있도록 후가공 공정을 하지 않습니다.

    Q. 직접 운영하고 있는 아로마티카 브랜드 체험관을 운영하게 된 계기와 설명해주세요.

    무엇보다도 실제 제품 체험이나 분리배출 교육 등 고객과의 소통을 통해 환경에 대한 인식 변화를 이끌어내는 한편, 브랜드 철학을 한눈에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취지에서 선보이게 된 브랜드 체험관 ‘하우스 오브 아로마티카(HOUSE OF AROMATICA)’는 ‘지구도 살리고, 피부도 살리자(SAVE THE SKIN, SAVE THE PLANET)’는 아로마티카의 기업 철학부터 제품, 제조 과정까지 아로마티카의 모든 것을 만나보실 수 있는 공간입니다.

  • 사진=아로마티카 제공
    ▲ 사진=아로마티카 제공

    하우스 오브 아로마티카에는 다양한 공간이 마련돼 있습니다. 먼저 비건 카페 A+kitchen에서는체험관을 방문하는 모든 분들께 직접 만든 허브티를 무료 제공하며, 고객 요청에 따라 체험관을 찬찬히 살펴볼 수 있도록 안내해드리고 있습니다. 이어 분리배출교육장과 재활용 플라스틱 원료 경험부터 아로마티카의 제품 원료와 5가지 추출법, 전 제품을 직접 테스트해 볼 수 있는 공간과 일상 속 제로웨이스트 실천 용품을 소개하는 공간, 그리고 리필스테이션까지 세 공간으로 준비돼있습니다.

    모든 공간은 지속가능한 환경, 뷰티를 향한 아로마티카의 행보를 담은 공간이며, 특히 최근 오픈한 <리필스테이션>은 ‘제로웨이스트’와 함께 고객들도 직접 친환경을 실천할 수 있도록 공을 들인 공간이라 의미가 더 깊습니다. 앞으로도 이 공간에서 소비자와 자유롭게 소통하고 우리의 철학을 나누며 지속가능한 환경과 뷰티를 실천하고 싶습니다.

    Q. 사업을 진행하며 가장 어려움을 느낀 건 무엇인가요? 또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무엇보다 공부해야 할 것이 정말 많습니다. 원료 수급부터 제조, 패키지 기획, 제품 품질 관리에 이르기까지 자체 공장을 운영하면서 모든 과정을 꼼꼼히 체크하고 관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화장품 성분뿐만 아니라 패키지, 환경법 등 다방면으로 부지런히 공부해야 했습니다.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제가 직접 임직원 내부 교육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임직원 모두가 성분 전문가, 소재 전문가가 돼 아로마티카의 진정성을 제품에 담아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업에 있어 공부가 중요한 이유는 진정성을 담아내기 위해 꼭 필요한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 사진=아로마티카 제공
    ▲ 사진=아로마티카 제공

    특히 PCR (Post-Consumer Recycled, 재활용) 플라스틱 용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참 많은 고민과 연구를 했습니다. PCR 플라스틱 용기는 분리 배출한 폐플리스틱을 분쇄하고 녹여 잘게 자른 플라스틱 펠릿(pellet)으로 만든 뒤, 이 펠릿을 다시 녹여 용기 모양으로 만들어 생산됩니다. 그런데 당시 국내에는 이 재활용 펠릿을 만드는 공장이 많지 않았고, 인지도나 기반도 부족한 상태였죠. 직접 발로 뛰며 업체를 만나고 내구성 및 안정성 보완을 위해 끊임없는 테스트를 거칠수 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재활용 플라스틱 용기는 석유 추출 원료를 결합해 생산하는 버진(virgin) 플라스틱 대비 원가가 20% 비싸기 때문에 원가 상승 리스크도 감당해야 했지만 계속해서 연구해 나갔습니다.

    이런 과정에는 정말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도 했지만, 그렇게 고민하고 발로 뛰는 시간들이 있었기에 현재의 아로마티카가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더 나은 아로마티카를 위해 지금도 스터디를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머지않아 화장품 용기 리뉴얼도 선도적으로 진행합니다. 이번 리뉴얼은 ‘화장품 용기·포장재 등급표시제’ 등 재활용 관련 제도·법 적용 이전부터 생각해 오던 것으로, 재활용과 분리배출이 더욱 용이하도록 투명하게 리뉴얼한 용기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 사진=아로마티카 제공
    ▲ 사진=아로마티카 제공
    Q. 앞으로의 사업 비전과 목표는 무엇입니까?

    궁극적으로 뷰티는 모든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뷰티를 넘어 아로마티카의 미션인 ‘지구도 살리고, 피부도 살리는(SAVE THE SKIN, SAVE THE PLANET)’ 브랜드가 되고 싶습니다.

    최근 필환경 시대를 맞아 저희 고객들을 포함해 소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모든 소비자가 정확한 재활용 방법을 인지하고 재활용할 수 있는 소재인지 구분한다면 재활용 소재를 구분할 수 있는 제조업체도 증가해 용기를 재활용하는 선순환 시스템이 갖춰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예를 들어 소비자들이 정확한 재활용 방법을 인지한다면 플라스틱 PET에 이어 PP를 분리하는 수거함이 전국적으로 생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거죠.

    또한 뷰티 업계는 쓰레기를 양산할 수 있는 산업으로써 경각심을 가지고 단순히 필환경 트렌드를 좇는 것이 아니라 뼛속부터 진정한 클린 뷰티를 실천하고 싶습니다. 생활용품에서 쓰레기를 줄이는 데 있어 화장품 업계가 먼저 실천하고 그렇게 될 때 K-뷰티가 클린 뷰티로써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진정성 있는 브랜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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