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식품·생필품·화장품 등 유통가 ‘환경 발자국 줄이기’에 주력

기사입력 2020.12.14 15:54
  • 정부의 적극적인 그린뉴딜 정책에 유통가도 ‘환경 발자국 줄이기’에 나섰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늘어난 택배 및 배달 수요에 일회용품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생활 쓰레기 문제가 연일 화두다. 소비자들도 환경에 대한 경각심 역시 높아지면서 환경 문제를 대하는 기업의 태도는 주요한 소비 기준이 되고 있다. 유통업계는 쓰레기 최소화를 위해 제품 구성의 일부를 과감히 삭제하거나 플라스틱을 대체할 생분해 소재를 적용하는 등 환경 발자국 줄이기에 속도를 올리는 추세다.

    생분해 등 포장재 전환 속도내는 유통가

    썩지 않는 플라스틱 대신 제품 및 패키지에 자연 생분해 소재를 적용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 사진=CU 제공
    ▲ 사진=CU 제공

    최근 CU는 편의점 업계 최초로 전국 모든 매장에서 비닐봉지 사용을 중단하고 식물성 생분해 소재로 제작된 친환경 봉투를 도입했다. 완전히 분해되는 데 100년 이상이 걸리는 플라스틱 비닐과 달리 해당 친환경 봉투는 58℃ 토양에서 180시간 이내에 생분해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분해 소재 전환에 있어 사용 주기가 짧은 생필품은 주목할 만한 카테고리다. 그중 비닐 포장과 합성 섬유, 플라스틱 소재 고분자흡수체(SAP) 등으로 이루어진 일회용 생리대의 경우 매립 시 자연 분해되기까지 450년 이상이 소요되며 미세 플라스틱으로 남아 해양 생태계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에 최근에는 빨아 쓰는 면 생리대나 유기농 순면 소재로 이루어진 친환경 일회용 생리대를 찾는 여성들도 늘고 있다.

  • 사진=콜만 제공
    ▲ 사진=콜만 제공

    이탈리아 유기농 여성 위생용품 브랜드 콜만은 일찍이 민감한 여성의 피부와 환경을 위해 플라스틱 소재 대신 유기농 면으로 이루어진 일회용 생리대를 제조해왔다. 콜만 생리대는 커버와 날개는 물론 흡수체까지 모두 국제유기농섬유기구(GOTS) 인증 유기농 100% 순면 소재이며, 시트 하단의 방수 필름과 개별 포장 비닐 역시 식물성 전분 소재인 마터비(Mater-bi) 필름으로 이루어져 있다. 생리대 시트부터 포장 비닐까지 제품 전체가 58℃ 토양에서 90일 이내 90% 이상 생분해돼 제품이 버려진 뒤 자연에 남겨질 영향을 최소화해 준다.

    ‘친환경 소통’ 강화하는 유통업계

    환경 감수성이 높아진 소비자들은 기업을 향해 보다 적극적인 친환경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고, 기업은 소비자 여론을 모니터링해 의견을 발 빠르게 수용하는 등 적극적 소통에 나서고 있다.

  • 지난 7월 매일유업은 개별 빨대 부착으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던 ‘엔요100’ 제품에서 빨대를 제거하는 과감한 결단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해 달라는 의미로 미사용 빨대를 모아 업체에 되돌려 보낸 소비자의 행동에 따른 결정이었다. 지난 추석 CJ제일제당 역시 불필요한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여 달라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수용해 노란색 플라스틱 캡을 없앤 ‘스팸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 사진=아로마티카 제공
    ▲ 사진=아로마티카 제공

    또한, 클린뷰티 브랜드 아로마티카는 공식 홈페이지에 “제안해주세요”라는 섹션을 운영하며 고객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제품 개발에 적극 활용했다.

    최근에 출시한 비누바 4종은 환경을 위해 플라스틱 포장재가 발생하지 않는 고체형 클렌저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고객들의 의견을 반영해, 오랜 연구와 개발 끝에 샴푸바, 컨디셔닝 바, 클렌징 바, 주방세제 바를 출시했다. 또, 제품 패키지도 사탕수수 잔여물로 만든 재활용지를 사용해 진정한 ‘제로웨이스트’로 지속가능한 제품을 생산했다.

    생분해 등 포장재 전환 속도내는 유통가

    썩지 않는 플라스틱 대신 제품 및 패키지에 자연 생분해 소재를 적용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 사진=러쉬 제공
    ▲ 사진=러쉬 제공

    러쉬(Lush)는 일회용 포장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지난 2005년 천 포장재 ‘낫랩(Knot Wrap)’을 선보였다. ‘낫랩’은 플라스틱 페트병을 재활용한 폴리에스테르나 인도의 여성 협동조합에서 만든 100% 오가닉 천 등을 사용해 만들어진다. ‘낫랩’은 제품 포장으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닌 스카프, 머리띠, 가방 등으로 업사이클링하여 일상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 사진=록시땅 제공
    ▲ 사진=록시땅 제공

    록시땅(L’OCCITANE)은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브랜드 계획의 일환으로 2020 홀리데이 에디션 및 기프트 세트에 사용된 셀룰로오스 판지 펄프로 포장 물품들을 일부 교체해 2019년 대비 40t 이상의 플라스틱을 절감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포장재 교체는 2025년까지 록시땅의 모든 제품 용기를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들고, 포장 또한 100%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을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Reduce, Recycle & React’ 사례 중 하나다. 록시땅은 현재 전 세계 47%의 매장 내에 공병 재활용 서비스 시설을 적용했으며, 2025년에는 전 매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친환경 메시지 전파 등 '이색 공간 마케팅' 활발

    친환경적 메시지를 담아 차별화된 공간 마케팅을 선보이는 사례 역시 늘어나는 추세다. 환경 문제에 대해 보다 많은 이들의 관심을 환기하고 새로운 즐길거리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소비자들의 반응 역시 긍정적이다.

  • 사진=빙그레 제공
    ▲ 사진=빙그레 제공
    지난 7월 빙그레는 바나나맛우유 친환경 캠페인 ‘지구를 지켜 바나나’ 활동 일환으로 서울 성수동에 ‘단지 세탁소’를 열어 화제를 모았다. 내용물로 인해 오염된 용기는 재활용률이 떨어진다는 데서 착안해 바나나맛우유 용기를 씻어서 분리 배출하자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했다는 반응이다.
  •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10월 아모레퍼시픽은 아모레스토어 광교 매장에 화장품 업계 최초로 제품의 내용물만 담아갈 수 있는 ‘리필 스테이션’을 오픈했다. 해당 공간에는 코코넛 껍질로 만든 리필 용기 등에 샴푸 및 바디워시 내용물을 소분 판매하는 기기를 비치해 환경부 '2020 자원순환 착한포장 공모전'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11월 이케아코리아는 서울 성수동에 지속가능성 체험 공간인 ‘이케아 랩’을 개관했다. 집과 지구의 건강한 미래를 위한 지속 가능한 행동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워크숍과 소셜 이벤트 등을 진행, 다양한 영감을 제공하는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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