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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취미생활 즐기는 하비슈머 증가…'이색 취미 상품' 출시하는 기업들

기사입력 2020.12.08 11:25
  • 기업들이 혼자 취미생활을 즐기는 ‘하비슈머(Hobby와 Consumer를 합성한 신조어)’를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이색 취미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취미활동에 소비를 아끼지 않는 하비슈머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통계청의 ‘연간 지출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취미 및 여가활동을 위한 소비가 반영되는 오락·문화 지출 비용은 2016년 월평균 14만 9,900원에서 지난해 18만원으로 20% 이상 증가했다. 지난 7월 발표된 ‘취미생활·자기계발 트렌드 리포트 2020(오픈서베이)’에서도 20-59세 남녀 중 76%가 정기적인 취미생활과 자기계발 활동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접촉이 제한되면서 혼자 할 수 있는 취미활동에 대한 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온라인 쇼핑몰 옥션은 지난 7월부터 한 달간 실 꿰기, 구슬꿰기 등 단순 취미 용품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60%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그룹활동의 제한이나 이에 따른 코로나 블루(우울감)를 극복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문구, 편의점, 여가 플랫폼 등 다양한 기업들이 브랜드 정체성과 연관된 취미용품을 선보여 수익 확대 및 플랫폼 유입을 꾀하고 있다.

    모나미, 사무용품 대신 취미활동을 위한 DIY 키트 론칭…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이후 판매량 급증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원격근무가 일반화되면서 사무실보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며 자연스레 사무용품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모나미는 지난 4월 취미활동 키트 ‘마이 하비 이즈(My Hobby Is)’를 새롭게 선보였다.

  • 모나미의 대표 제품인 ‘프러스펜’ 마카를 활용해 캘리그라피, 컬러링 등을 즐길 수 있는 DIY(Do It Yourself) 키트다. 만들기에 필요한 모든 재료와 가이드북이 집으로 배송돼 특별한 준비 없이 손쉽게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시리즈 중 첫 공개된 ‘달콤한 커플 잼 병 꾸미기’ 세트는 코로나19 이후 관심이 급격히 증가한 홈쿠킹을 위한 제품으로 수제 과일잼과 청을 만들 수 있는 유리병, 마카, 스티커 등으로 구성돼 있다.

    모나미의 공식 온·오프라인 스토어에서 판매된 키트는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됐던 한 달간(8월 16일-9월 15일) 판매량이 직전 1개월 대비 42% 이상 증가하는 등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얻었다.

    CU·GS25, 먹으면서 하는 ‘스꾸’부터 반려식물 키우는 ‘홈가드닝’까지 이색 상품 출시


    트렌드에 민감한 편의점 업계도 다양한 취미 상품을 대거 출시했다.

  • 지난 7월, CU는 젤리, 쿠키 등 카테고리별 인기 과자 14종과 특별 제작 스티커로 구성된 ‘CU 미니 스낵바’를 출시했다. 20여가지의 트렌디한 도안으로 구성된 스티커는 코로나19로 인해 늘어난 ‘스꾸(스티커 꾸미기)족’을 공략한 아이템으로, 다이어리ㆍ핸드폰ㆍ폴라로이드 사진 등을 꾸밀 때 활용할 수 있다. GS25 역시 지난 9월 장기화되는 팬데믹 사태에 반려식물을 기르는 이들이 많아지자 한국화훼농협과 손잡고 ‘홈가드닝 전용 코너’를 오픈했다. 해당 코너에서는 적상추, 바질 등 집에서도 손쉽게 기를 수 있는 식물 씨앗 4종과 배양토, 영양제 등 반려식물을 위한 용품을 판매한다. GS25는 홈가드닝에 대한 높은 수요를 반영해 전용 코너를 전국 매장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야놀자, 사진 촬영과 ‘폴꾸’를 통해 일상을 특별하게 기록할 수 있는 에디션 제작


    야놀자는 필름·카메라 업체 코닥과 손잡고 한정 협업 제품 ‘야놀자X코닥 디엔디(Do Not Disturb, 방해금지) 에디션’을 출시했다. 디엔디 에디션은 코로나19로 인해 자유로운 여행이 어려워짐에 따라 ‘소중한 휴식은 누구도 방해할 수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 이번 패키지는 사람들이 일상의 순간을 기록하고 추억할 수 있도록 사진 촬영과 인화가 가능한 카메라와 함께 스티커, 마스킹 테이프, 2021년 달력 등을 포함한다. 구성품으로 요즘 유행하는 폴꾸(폴라로이드 꾸미기)도 가능하다. 달력에 인화한 사진을 붙이고, 알록달록한 마스킹 테이프와 스티커로 사진을 꾸며 나만의 2021년 앨범을 만들 수 있다. 제품은 야놀자 앱 내 룰렛 이벤트를 통해 매일 1명에게 경품으로 지급해 하비슈머족의 플랫폼 방문을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있다.

    야놀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일상의 소중함이 커지고 순간을 기록하고 추억하는 것에 대한 의미가 깊어짐에 따라 이번 에디션을 출시하게 됐다”면서 “여가생활에 제약이 많아진 만큼 앞으로도 언제 어디서든 안전하게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여가의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프립, 나홀로 여행ㆍ랜선 비대면 모임 등 신속한 온라인 전환으로 누적 회원 100만 명 돌파


    프립은 코로나19로 인해 외부 활동과 그룹 액티비티 등의 수요가 감소하자 기존 오프라인 모임을 온라인으로 전환해 비대면 서비스와 혼자 즐기는 취미활동을 확대했다.

  • 먼저, 올해 초 신설한 언택트 카테고리에서는 실시간 온라인 클래스와 랜선투어 등 ‘프립 라이브(Live)’를 선보였다. 집에서 취미생활을 즐기는 집콕족을 위한 ‘밀키트’, ‘DIY세트’ 등을 출시해 증가하는 여가생활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 중이다. 또한, ‘혼펜(혼자서 즐기는 펜션여행)’ 상품을 내놓는 등 혼자서도 안전하게 즐기는 여행의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그 결과, 프립은 코로나19로 인한 여가업계의 위기 속에서도 누적 회원 1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혼밥과 혼술은 물론 여행, 액티비티 등의 취미 생활도 홀로 즐기는 트렌드가 뚜렷해지면서 기업에서도 관련 굿즈를 적극 출시하는 상황“이라면서,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브랜드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체험을 통해 긍정적인 소비자 경험을 구축하고, 브랜드를 계속 찾게 만드는 힘을 키우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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